본문 바로가기

Queen

대중이 사랑한 전설의 밴드 퀸(Queen)의 연대기와 뮤직비디오

퀸(Queen)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레코드 세대와 디지털 세대를 아우르는 히트곡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심지어 음악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퀸의 대표 히트곡 정도는 알고 있다. 전세계 앨범 판매량은 2억장을 넘겼다. 세련된 멜로디와 탁월한 코러스, 유니크한 사운드로 대중을 사로잡은 퀸의 노래들은 지금도 TV와 영화, 광고, 스포츠 경기장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오래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묘한 매력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Universal Music

 

퀸은 1973년 열악한 환경을 감수하고 제작한 앨범 「Queen」으로 데뷔했다. 앨범에는 완성도 높은 곡들이 수록되었지만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했고, 평단은 개성을 찾기 힘든 아류 밴드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는 낙담하지 않고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밴드의 존재를 알렸다. 1974년에 발표한 「Queen II」는 ‘Seven Seas Of Rhye’의 히트로 좀 더 쉽게 자신들을 알릴 수 있었다. 화이트, 블랙 사이드로 나뉜 「Queen II」는 엄청난 공을 들여 녹음한 앨범으로 지금도 열혈 팬들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


3집 「Sheer Heart Attack」(1974)은 전세계에 퀸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프레디의 환상적인 보컬과 우아한 멜로디가 보석처럼 빛나는 싱글 ‘Killer Queen’은 미국에서도 히트했다. 공연장에서 빠질 수 없는 곡이 된 ‘Now I'm Here’, 메탈리카(Metallica)의 커버로 더 유명해진 ‘Stone Cold Crazy’, 브라이언 메이(Brian May)의 기타가 전체 흐름을 주도하는 ‘Brighton Rock’ 등의 록 트랙은 퀸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미국과 일본 투어도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후 새로운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퀸은 많은 제작비를 들여 앨범을 완성했다. 그 앨범이 바로 1975년에 발표한 「A Night At The Opera」로 퀸을 세계적인 밴드로 만들어주었다. ‘Bohemian Rhapsody’, ‘You’re My Best Friend’가 히트한 앨범은 퀸을 대표하는 발라드 ‘Love Of My Life’, 다양한 아이디어를 취합한 대작 ‘The Prophet's Song’ 등 놀라운 곡들을 수록하여 모두가 인정하는 마스터피스가 되었다. 미국, 일본, 호주로 이어진 투어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끝낸 퀸은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열린 공연에서 15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Music Video - Bohemian Rhapsody


발라드와 오페라, 하드록이 드라마틱하게 연결된 'Bohemian Rhapsody'는 9주간 영국 차트 1위에 머물며 퀸을 세계적인 밴드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또한 ‘최초의 프로모션 비디오’로 알려진 뮤직비디오도 큰 화제를 모았다. 4500 파운드의 제작비를 들여 4시간만에 촬영을 마친 뮤직비디오는 퀸의 1974년 레인보우 씨어터 공연 영상을 제작한 브루스 고워스(Bruce Gowers)가 감독을 맡았다. 멤버들의 연주 모습이 담긴 초반부를 지나 오페라 파트에서 볼 수 있는 특수효과 같은 장면은 추후 무수한 패러디를 양산했다. 당시 음악계 관계자와 뮤지션들에게 뮤직비디오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Music Video - You're My Best Friend
 


존 디콘(John Deacon)의 작품으로 직접 일렉트릭 피아노까지 연주한 ‘You're My Best Friend’는 정겨운 멜로디와 은은한 코러스가 돋보이는 대중적인 곡으로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무더운 여름에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다시 브루스 고워스가 감독을 맡았다. 스튜디오 옆에 위치한 돼지 농장 덕에 '파리와의 전쟁'을 치르기도 했지만, 음악처럼 무난한 비디오가 완성됐다. 뮤직비디오에 보이는 수백 개의 촛불은 보다 자연스러운 배경 조명을 위해 사용했다. 존 디콘의 어색한 코러스 연기와 예쁘장한 외모를 자랑하는 젊은 로저 테일러(Roger Taylor)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보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완성한 첫 셀프 프로듀싱 앨범 「A Day At The Races」(1976)는 프레디의 열정적인 보컬과 완벽한 하모니가 돋보인 히트곡 'Somebody To Love’를 탄생시켰다. 1977년에 발표한 「News Of The World」는 시대의 흐름을 의식하면서 심플한 사운드를 지향한 앨범이다. 모두가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We Will Rock You’와 ‘We Are The Champions’가 히트했고, 공연은 더욱 드라마틱해졌다. 프레디의 열창이 돋보이는 'Spread Your Wings', 뜨겁게 폭발하는 대곡 'It's Late'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풍성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을 수록한 「Jazz」(1978)에서는 'Bicycle Race', ‘Don't Stop Me Now’가 히트했다. 퀸은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성대한 파티를 열었고, 투어 중에 작업한 첫 라이브 앨범 「Live Killers」(1979)를 발표하며 1970년대를 마무리했다.

 


ⓒUniversal Music

 

Music Video - We Will Rock You

 

 
단순하지만 흥겨운 리듬에 절로 몸이 반응하게 되는 'We Will Rock You'는 스포츠 경기장과 광고는 물론 에미넴(Eminem), 레이디 가가(Lady Gaga) 등 여러 뮤지션들에 의해 샘플링된 히트곡이다. 2000년대에는 퀸의 노래로 구성된 뮤지컬 타이틀로 쓰이며 더 유명해졌다. 로저 테일러의 집 뒤뜰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대체로 무난하지만, 손과 발을 가만두지 못하게 만든다. 굉장히 추운 날씨에 촬영했다는 것은 멤버들의 얼굴과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프레디가 힘들어했다고 한다.) 참고로 퀸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의상으로 'Spread Your Wings'의 비디오도 촬영했다. 프레디가 착용한 별 모양 선글라스는 엘튼 존(Elton John)이 선물한 것이라는 후문이 있다.

 

1980년에 발표한 「The Game」은 신서사이저를 사용한 최초의 앨범으로 미국과 영국 차트 1위에 올랐다. 로커빌리 풍의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블랙 뮤직을 지향한 ‘Another One Bites The Dust’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렇게 미국 시장을 정복한 퀸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가 되었고, 멤버들은 더 큰 목표를 갖게 되었다. 같은 해에 발표한 「Flash Gordon」은 퀸 최초의 사운드트랙으로 모든 곡을 멤버들이 만들었다. 영국 차트 10위에 오른 ‘Flash's Theme’를 향한 팬들의 반응은 복합적이었다. B급 SF물인 영화는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다. 1981년에는 퀸의 첫 베스트 앨범 「Greatest Hits」가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2500만장 이상 판매되었다. 영국에서는 6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이 되었다.

 

Music Video -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갑자기 악상이 떠오른 프레디가 10분만에 만든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는 처음으로 미국 차트 1위에 올랐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떠오르는 이 곡은 가벼운 코러스와 스윙감이 돋보인다. 데니스 드 밸런스(Dennis De Vallance)가 감독을 맡은 뮤직비디오에는 처음으로 댄서들이 등장한다. 뮤지컬 그리스(Grease)와 흡사한 장면들은 조금 유치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프레디는 그 순간을 만끽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결성 40주년을 기념하며 발매된 다큐멘터리 「Days Of Our Lives」에는 새롭게 편집된 버전이 보너스로 수록되었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남미 투어도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1981년 당시 군사독재정권하에 있던 아르헨티나에서 공연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거대한 축구경기장에서 공연하는 것은 모두에게 엄청난 경험이었고, 프레디는 규모가 큰 공연장에서 더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남미 투어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새 앨범 작업에 착수한 퀸은 1982년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인 과감하고 도전적인 앨범 「Hot Space」를 발표했다. 앨범 발매에 앞서 싱글로 발표한 ‘Under Pressure’는 데이빗 보위(David Bowie)와 함께 만든 퀸 최초의 듀엣곡으로 영국 차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신서사이저를 전면에 내세운 댄서블한 곡들은 모두 실패했다. 미국차트 11위에 오른 'Body Language'는 혹평을 받았고, 로저 테일러가 만든 'Calling All Girls'도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퀸은 해체 위기를 맞았지만 'Hot Space Tour'를 무사히 끝내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1984년에는 모든 멤버가 비슷한 비중으로 참여한 앨범 「The Works」를 발표했다. 대체로 무난했던 이 앨범은 'Radio Ga Ga', 'I Want To Break Free'가 히트하며 이전 앨범의 부진을 만회했다. 하지만 멤버들의 사이가 그리 좋지 못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과거의 열정을 조금씩 잃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퀸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한 것은 1985년 7월에 열린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Live Aid)’였다. 퀸은 약 20분간 압도적인 공연을 펼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프레디는 생애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고, 관객들은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앨범 판매량도 급증하면서 퀸은 활기를 되찾았다.

 

Music Video - I Want To Break Free

 

존 디콘이 만든 ‘I Want To Break Free’는 1980년대 퀸을 대표하는 곡이다. 신서사이저 솔로가 추가된 싱글 버전은 앨범 버전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고, 공연장에서는 굉장한 환호와 합창을 이끌어냈다. 이 곡은 특히 멤버 모두가 여장을 하고 출연한 비디오가 화제였다. 영국식 코미디를 이해하지 못했던 미국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영국 팬들은 이 비디오를 좋아했다. 멤버들도 매우 즐겁게 비디오를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프레디는 영국 로얄 발레단(The Royal Ballet)과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을 멋지게 소화해내기 위해 굉장히 많은 연습을 했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 모 코미디 프로의 뮤직비디오 패러디로 더 유명해졌다. 2001년에는 영국 BBC가 매년 진행하는 불우 아동 돕기 기금 마련 행사인 ‘칠드런 인 니드(Children In Need)’의 일환으로 드라마 이스트엔더스(EastEnders) 출연진들이 패러디한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기도 했다. 
 

Music Video - Hammer To Fall

 


‘Hammer To Fall’은 강렬한 음악을 선호했던 브라이언 메이가 만든 명쾌한 하드록이다. 프레디의 날카로운 보컬과 브라이언의 매끄러운 솔로는 공연장에서 더 돋보인다. 공연 장면을 그대로 넣은 뮤직비디오는 특별한 스토리가 없지만 곡의 매력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화려한 조명도 인상적이며, 마지막에는 관객들의 환호를 들을 수 있다.


ⓒUniversal Music

 

Music Video - It's A Hard Life

 


드라마틱한 도입부가 인상적인 ‘It’s A Hard Life’는 프레디의 솔직한 마음과 열정이 반영된 아름다운 발라드다. 노래와 상반된, 다소 과한 설정의 뮤직비디오도 프레디의 생각이었다. 프레디의 진지한 연기와 다른 멤버들의 어색한 모습은 뜻밖의 재미를 안긴다. 거대한 세트와 화려한 의상, 브라이언을 위해 1000 파운드를 들여 일본에서 특별 제작한 두개골 모양의 기타까지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Music Video - Radio Ga Ga

 


전자드럼과 신서사이저를 적극 활용한 'Radio Ga Ga'는 1980년대 팝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곡으로 19개국 차트 1위에 오르며 로저 테일러 최고 히트곡이 되었다. 프리츠 랑(Friedrich Christian Anton Lang) 감독의 장편 SF 영화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의 화면과 흑백 화면을 적절하게 활용한 뮤직비디오는 퀸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뮤직비디오에서 사람들이 모두 손을 들고 박수치는 장면은 공연장에서 그대로 재현되었다. 퀸은 이 곡을 통해 뮤직비디오의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재차 확인했다. 

 

1986년에 발표한 「A Kind Of Magic」은 라이브 에이드에서 영감을 얻은 ‘One Vision’, 영화 '하이랜더(Highlander)'의 내용이 담긴 ‘A Kind Of Magic'을 수록한 앨범으로 영국 차트 1위에 올랐다. 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Magic Tour’는 퀸 투어 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다.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친 이틀간의 공연은 빠르게 매진됐고, 넵워스 파크 공연에는 12만 관객이 운집했다. 1989년에 발표한 「The Miracle」은 투어를 하지 않고 프로모션을 펼쳤다. 이미 HIV 양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프레디는 멤버들에게 자신의 병을 이야기한 상태였고, 함께 힘을 모아 최대한 많은 곡을 작업하기로 했다.

 

1990년 브릿 어워드 공로상을 수상한 퀸은 1991년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싱글 ‘Innuendo’로 오랜만에 영국 차트 1위에 올랐다. 후기 앨범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Innuendo」에는 프레디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뮤직비디오가 애틋함을 자아내는 ‘These Are The Days Of Our Lives’, 죽음을 앞둔 프레디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비장하게 노래하는 ‘The Show Must Go On’이 수록되었다. 그리고 1991년 11월 23일, 자신의 병을 세상에 알린 프레디는 다음날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Universal Music

 

Music Video - Who Wants To Live Forever

 


장엄하고 웅장한 발라드인 ‘Who Wants To Live Forever’는 마이클 케이먼(Michael Kamen)이 지휘한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National Philharmonic Orchestra)와 협연했다. 퀸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한 것은 이 곡이 처음이었다. 점잖게 옷을 차려 입은 프레디의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뮤직비디오에도 오케스트라가 출연한다. 1980년대 비디오를 모은 「Greatest Video Hits 2」 DVD에는 영화 ‘하이랜더’의 장면이 삽입된 버전을 함께 수록했다.

 

1995년에 발표한 「Made In Heaven」은 프레디의 마지막 음성을 들을 수 있는 ‘Mother Love’, 가슴 저미는 발라드 ‘Too Much Love Will Kill You’를 수록한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으로 여러 국가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001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퀸은 2005년부터 폴 로저스(Paul Rodgers)와 함께 월드 투어를 펼쳤다. 투어는 성공적이었고 「Return Of The Champions」라는 라이브 앨범도 발표했다. 또한 2008년에는 퀸 + 폴 로저스라는 이름으로 스튜디오 앨범 「The Cosmos Rocks」를 발표했다. 결성 40주년을 맞은 2011년 정규 앨범 15장을 재발매한 퀸은 2012년부터 애덤 램버트(Adam Lambert)와 함께 공연을 펼쳤다. 오는 8월 ‘슈퍼소닉 2014’ 헤드라이너로 애덤과 함께 한국에서 첫 공연을 펼칠 예정인 퀸은 여전히 뜨겁고, 에너지가 넘친다.

 

네이버 뮤직 스페셜에 쓴 글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