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Queen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밴드의 힘! 퀸 + 아담 램버트 슈퍼소닉 2014 공연 후기

SUPER SONIC 2014
2014년 8월 14일(목) @ 잠실종합운동장

 

올해로 3회를 맞은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4’는 퀸(Queen)을 섭외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공연장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티켓 오픈이 지연되었고, 이틀로 예정된 페스티벌은 하루로 축소되었다. 변수가 많은 평일 공연은 페스티벌의 흥행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여 많은 우려를 낳기도 했다.

 

 

 

 

 

 

퀸 티셔츠들

 

아티스트 머천다이즈

 

다행히 우려는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슈퍼소닉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라인업 구축에 성공했고, 합리적인 티켓 가격에 부족했던 편의시설까지 개선하며 ‘짧지만 굵은 하루’를 선사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페스티벌은 게이트 플라워즈의 무대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퀸 트리뷰트 밴드 활동 경험이 있던 보컬리스트 박근홍은 퀸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르며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게이트 플라워즈와 소닉 스테이지 오프닝을 맡은 개성 넘치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2014 섬머소닉’에도 출연하며 관심을 모았다.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바라보게 된 밴드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의 콜래보레이션 무대는 뜻밖의 재미를 안기며 큰 환호와 웃음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두 밴드는 최고 히트곡인 <넌 내게 반했어>, <말 달리자>와 함께 퀸의 <We Will Rock You>를 연주하기도 했다.

 

유니버설 퀸 부스

 

 

The 1975 공연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

 

감성적인 발라드 <Say Something>이 크게 히트하며 유명해진 팝 듀오 어 그레이트 빅 월드(A Great Big World)부터 시작된 해외 뮤지션의 무대는 페스티벌의 다양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2013년에 데뷔한 영국 밴드 The 1975의 공연은 30분이나 지연되었지만, 평소보다 더 훌륭한 공연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연이 늦어져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매튜 힐리(Matthew Healy)는 매력적인 외모와 다정한 팬 서비스로 수많은 여성 팬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소닉 스테이지에서 마지막으로 공연한 프랑스 밴드 피닉스(Phoenix)는 뛰어난 연주와 화려한 조명이 돋보였다. 토마스 마스(Thomas Mars)는 공연 초반에 무대 아래로 내려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밴드는 2009년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손꼽히는 걸작 [Wolfgang Amadeus Phoenix]에 수록된 <Lasso>, <Lisztomania>, <1901>, <Rome>과 초기 히트곡인 <If I Ever Feel Better>, <Too Young>, 2013년에 발표한 [Bankrupt!]에 수록된 <Trying To Be Cool> 등 대표곡과 신곡을 적절하게 분배하며 명성에 걸맞은 환상적인 공연을 선사했다.

 

 

 

 

Queen + Adam Lambert

 

 

 

모두가 기다린 퀸의 공연을 앞두고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퀸 로고가 새겨진 장막으로 가린 슈퍼스테이지에서 <Procession>이 흐르자 관객들은 흥분하기 시작했고, <Now I’m Here>와 함께 장막이 걷히면서 퀸이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Another One Bites The Dust>, <Fat Bottomed Girls> 등 초반부터 익숙한 히트곡이 흐르자 믿을 수 없다는 탄성도 이어졌다. 1986년 매직 투어를 떠올리게 만든 <In The Lap Of The Gods... Revisited>, <Seven Seas Of Rhye>는 페스티벌이 낯선 오랜 팬들의 마음까지 흔들었다. 히트곡 <Somebody To Love>의 후반부는 과거 공연과 다른 빠른 템포의 편곡으로 흥미를 자아냈다. 아시아 투어부터 연주하기 시작한 <I Was Born To Love You>는 예상보다 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40년을 기다린 한국 팬들의 힘!

 

뛰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많은 환호를 받은 아담 램버트의 활약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돋보였다. 초기 히트곡 <Killer Queen>은 소파에서 요염하게 노래하는 퍼포먼스로 멋지게 소화해냈다. 펑키한 <Dragon Attack>, 장엄한 <Who Wants To Live Forever>는 아담을 위한 선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보컬이 빛났다. 공연 중간에 브라이언 메이(Brian May)가 아담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관객들은 큰 환호와 함께 아담을 연호하기도 했다. 아담은 환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브라이언 메이는 <Love Of My Life>를 준비하면서 간단한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브라이언이 프레디를 위해 함께 부르자고 얘기하며 시작한 <Love Of My Life>에는 40년을 기다린 한국 팬들의 아름다운 합창이 더해졌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스크린을 통해 프레디가 등장했고, 몇몇 관객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곡이 거의 끝나갈 즈음 팬클럽 회원들은 미리 준비한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브라이언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Love Of My Life

 

멤버 소개

 

드럼은 물론 뛰어난 보컬 능력까지 갖춘 로저 테일러(Roger Taylor)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그의 아들 루퍼스 타이거 테일러(Rufus Tiger Taylor)는 세컨드 드럼으로 힘을 보탰다. 로저가 마이크를 잡고 <These Are The Days Of Our Lives>를 노래할 때는 루퍼스가 드럼을 연주했다. 루퍼스와 함께 드럼 솔로까지 선사한 로저는 <Under Pressure>를 아담과 함께 부르기도 했다.

 

 

 

 

맙소사! 눈앞에 로저 테일러가!

 

 

 

맙소사! 눈앞에 브라이언 메이가!

 

후반부의 히트곡 퍼레이드는 1만 명이 넘는 관객을 무아지경에 빠지게 했다. <Tie Your Mother Down>이 끝났을 때 아담은 미국 관객들보다 더 노래를 잘 따라 부른다며 감탄했고, <Radio Ga Ga>가 연주되자 팬들은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한 표정으로 퍼포먼스를 재현했다. 모두에게 익숙한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오랫동안 기다린 <Bohemian Rhapsody>는 아담 램버트와 영상 속 프레디 머큐리가 함께 노래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 곡을 끝으로 퀸이 퇴장하자 관객들은 앙코르 대신 <We Will Rock You>를 합창했다. 얼마 뒤 다시 무대에 오른 퀸은 설명이 필요 없는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을 마무리했다.

 

Radio Ga Ga

 

 

 

 

 

 

 

 

 

Bohemian Rhapsody

 

 

 

 

 

 

 

 

 

 

 

공연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슈퍼소닉 2014′는 퀸의 무대를 통해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호흡하며 페스티벌 역사에 남을 장면을 만들어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밴드 퀸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Setlist

Procession 
Now I'm Here 
Stone Cold Crazy 
Another One Bites The Dust 
Fat Bottomed Girls 
In The Lap Of The Gods... Revisited 
Seven Seas Of Rhye 
Killer Queen 
Somebody To Love 
I Want It All 
Love Of My Life 
'39 
These Are The Days Of Our Lives 
Drum Solo 
Under Pressure 
Dragon Attack
I Was Born To Love You 
Who Wants To Live Forever 
Last Horizon 
Guitar Solo 
Tie Your Mother Down 
Radio Ga Ga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Bohemian Rhapsody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 
God Save The Queen

 

월간 비굿 매거진 12호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