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chive

화이트퀸의 스피리추얼라이즈드(Spiritualized) 컬렉션


Spiritualized Collection
- Lazer Guided Melodies (1992)

- Pure Phase (1995)

- Ladies and Gentlemen...We Are Floating In Space (1997)

- Let It Come Down (2001)

- Amazing Grace (Limited Edition) (2003)

- Songs In A&E (2008)

- Sweet Heart Sweet Light (2012)

- And Nothing Hurt (2018)



가뜩이나 검색하는 사람 적어서 슬픈데, 네이버에선 스피리튜얼라이즈드로 검색해야 나오는 밴드. 인스타에 스페이스맨 태그 걸어 올리면 뜬금없이 UFO 계정의 하트를 받을 수 있는 밴드. 한국에선 전집 보유자를 거의 못 찾을 것 같은 밴드.



나름 아카이브라고 자부하는 서재(?)를 다 뒤져도 나오질 않아. 기사가 없어. 


이 책을 샀어야 했다. 일본까지 가서 공연 보고 오신 깩님도 하나 드리고. 주류 뮤지션 좋아하는 거 빼고 다 잘하시는 깩님은 (아마도 국내 유일의) 스페이스맨 생일 챙겨주는 분이다. 앞으로도 기일 말고 생일 오래 챙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페이스맨 생일은 경사로운 날인데 이상하게 슬프고.. 불안하고.. 음.. 아시잖아요..


여기서 자랑하려고 지금껏 안 올렸던 사진. 그림 천재님 작품을 이렇게 직접 받다니. 잘 모셔둬야겠다.



1992년에 나온 앨범다운 까만 트레이, 부실한 부클릿. 90년이었다면 알판도 투명했을 텐데. 스물일곱 스페이스맨의 야심작 [Lazer Guided Melodies]



오아시스 vs 블러로 떠들썩하던 95년에 나온 앨범 [Pure Phase]. 2015년 20주년 리마스터링 에디션 떡밥을 내심 기대했는데, 99년에 찍은 앨범 재고도 아직 많이 남은 듯. 오랜만에 듣는 ‘Let It Flow’가 반가웠다. 



슬프지만, 스페이스맨이 보위 사는 곳으로 이사 할 때까지 가장 유명한 앨범일 것 같은 [Ladies and Gentlemen...We Are Floating In Space]. 이건 박스셋 버전도 나왔는데, 안 샀다. 몇 년 전 친구가 이제 안 듣는 앨범이라며 가져온 것 중 하나가 이거. 아무리 그래도 스피리추얼라이즈드가 니켈백, 오프스프링과 동급은 아닐 텐데 ㅠㅠ


나는 ‘Broken Heart’를 참 많이 들었는데, 앨범 전체를 돌리면 더 감동적이다.


(여기까진) 메이저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에서도 5만 장 이상 판매한 [Let It Come Down]. 주말 앞둔 밤에 가만히 앉아 ‘Stop Your Crying’ 같은 곡을 들으면 행복하다. 




이제부터 손수건 하나씩 준비할 시간. 아마존 UK에서 밴드 시디 다 팔리면 다신 안 들여놓을 기세로 팔고 있어서 초기 앨범 두 장과 이 앨범을 업그레이드했다. 요새 여기저기서 5달러 이하로 할인 당하는(?) 중인 [Amazing Grace] 리미티드 에디션. 아웃케이스가 많이 낡아서 더 슬프다.



몇 달 전 꿈에서 이 앨범 티셔츠 입은 경찰관을 봤다. 너무 황당한 비주류 꿈이라 누구에게도 자랑할 수 없었고, 깩님에게만 수줍게 고백했다.


아무나 부클릿에 이런 사진 올리는 게 아니다. 위키에서 개러지 록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Songs in A&E].



커버만 보고 타이틀이 ‘Huh?’인 줄 알았는데, 아름다움을 착즙한 인트로 트랙이었다. 괴작 같은 패키지와 달리 예상외로 활기찬 [Sweet heart, sweet light]


"젊은 친구들은 유치하고, 잘난 척하고, 건방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실수를 경험하는 게 마법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라고 말하는 제이슨 피어스. 꿈많은 10~20대에게 고연봉, 결혼, 노후대비, 순응, 노오력 강요하는 한국 예비 꼰대들과 매우 다르시다.



크리스틴 앤 더 퀸스과 이 앨범은 아마존 UK에서 한국 배송이 불가한 상품으로 분류되어 독일 음반 매장에서 구매했다는 슬픈 비화가 있다. 이래서 메이저를 들어야 한다. 


[And Nothing Hurt] 시디는 패키지가 엄청나게 훌륭해서 감탄했다. 주얼 케이스에 4p 부클릿만 넣어줘도 감지덕지하는데 2단 디지팩, 아웃케이스, 16p 부클릿에 시디 수납용 종이 케이스까지 담겼다. 스페이스맨 개인 소장품을 훔친 기분이랄까. 피곤할 때 퍼펙트 미라클, 아임 유어 맨, 히어 잇 컴즈로 이어지는 무기력 퍼레이드에 뛰어들면 바로 중독된다. 겨울은 스페이스맨과 함께. (2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선 여름도)


※ 스피리추얼라이즈드 붐은 온다. 

※ 이 글은 최고로 건강한 상태에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