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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퀸의 음악여행

가을과 제법 잘 어울리는 90년대 팝 음악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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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제법 잘 어울리는 90년대 팝 음악들

화이트퀸 2017.10.15 22:56

제법 선선하고 상쾌한 바람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한가위 연휴다. 유유히 산책하기 좋은 가을은 음악의 계절이기도 하다. 음악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을과 어울리는 노래’ 하나쯤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필자는 음반 시장이 가장 활기를 띠었던 90년대 팝 음악 중 가을과 어울리는 다섯 개의 노래를 골라봤다. 



Track 1. Bryan Adams - Have You Ever Really Loved A Woman? (1995)

‘Have You Ever Really Loved A Woman?’은 영화 ‘로빈 후드(Robinhood)’ 주제가였던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로 큰 인기를 얻은 브라이언 아담스와 마이클 카멘(Michael Kamen)이 다시 의기투합하여 완성했으며 당시 유행하던 곡들과 다른 차분한 발라드로 5주간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지켰다. 



브라이언 아담스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스페니쉬 기타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 곡은 무수히도 많은 여성을 유혹했던 청년이 마음을 열지 않는 한 여성을 통해 사랑에 진실이 없다면 세상도 무의미함을 깨닫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영화 ‘돈 쥬앙(Don Juan DeMarco)’의 주제가로 영화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국적이고 로맨틱한 오리지널 스코어도 함께 감상하면 금상첨화다. 


Track 2. Dire Straits - Fade To Black (1991)

‘Sultans Of Swing’이나 ‘Money For Nothing’처럼 널리 알려진 히트곡은 아니지만, 가을과 어울리는 노래로 꼭 넣고 싶었다. 10대 시절 자주 가던 광화문 음반가게 사장님이 듣던 LP를 무심코 같이 듣다 알게 된 ‘Fade To Black’은 그렇게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 입문 곡이 되었고, 결국 모든 앨범을 사서 듣게 되었다.


싱글로도 커트 되지 않은 이 곡은 마크 노플러(Mark Knopfler) 특유의 읊조리는 보컬과 함께 느리고 덤덤하게 흐르는 블루스다. 깊은 향을 잊을 수 없는, 진하게 내린 커피 같은 곡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다이어 스트레이츠는 이 곡이 수록된 앨범 [On Every Street]를 끝으로 해체했다. 그래서인지 알 수 없는 쓴맛이 조금 느껴진다. 


Track 3. Eagles - Love Will Keep Us Alive (1994)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미국 밴드 이글스는 인기가 높아지면서 멤버들의 음악적 충돌 또한 많아졌다. 경쟁하듯 싸우는 과정에서 몇 번의 멤버 교체를 겪었고 결국, 1982년 5월에 공식적으로 해체 선언을 했다. 이후 멤버들은 모두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관계가 크게 개선되지 않아 재결성은 말도 안 되는 일처럼 보였다. 


하지만 1994년, 이글스는 MTV 공연을 통해 거짓말 같은 재결성을 이뤄냈다. 과거 명곡들이 담긴 라이브와 4개의 신곡을 더한 앨범 [Hell Freezes Over]도 발표했다. ‘Love Will Keep Us Alive’는 4개의 신곡 중 하나로 티모시 비 슈미트(Timothy B. Schmit)가 리드 보컬을 맡았다. 히트곡 ‘I Can't Tell You Why’처럼 티모시 특유의 미성이 돋보이며 막 시작된 가을의 정취와도 어울리는 부드러운 곡이다.


Track 4. Jeff Buckley - Lilac Wine (1994)

밥 딜런(Bob Dylan),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사랑했던 비운의 뮤지션 제프 버클리가 남긴 유일한 정규 앨범 [Grace]는 필자에게 겨울에 듣는 캐롤처럼 가을에 반드시 듣는 앨범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하는 필자를 흠뻑 취하게 하는 ‘Lilac Wine’은 그의 오리지널 곡이 아닌, 제임스 쉘튼(James Shelton)이 1950년에 만든 곡이다. 제프 버클리 버전은 덤덤한 위로를 받으며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기분이랄까. 이처럼 평범한 코드로 가슴을 뒤흔들어 놓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쉽게 만날 수 없다. 세차지 않지만 차가운 가을바람을 맞으며 곡을 듣는다면, 달콤하면서도 치명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Track 5. Soul Asylum - The Game (1998)

앞선 두 장의 앨범이 성공하며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했던 밴드 소울 어사일럼은 1998년 [Candy From A Stranger]라는 앨범을 발표한다. 하지만 밴드는 의욕이 넘쳤던 전작 [Let You Dim Light Shine] 때와 달리 다소 지친 모습을 보여줬고, 앨범은 크게 실패했다. 그리고 메이저 레이블에서도 방출되는 아픔을 겪으며 오랜 기간 활동을 멈췄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Candy From A Stranger] 앨범을 아주 좋아했다. 힘을 뺀 음악들은 소박하고 여유로웠으며,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내고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데이비드 퍼너(David Pirner)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잔잔한 코러스가 조화를 이룬 ‘The Game’은 무르익어 가는 가을에 걸맞은 어쿠스틱 발라드다. 과거 히트곡 ‘Runaway Train’이나 ‘Promises Broken’ 못지않은 대중성도 갖춘 곡이지만, 아쉽게도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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