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See You Tonight
02 Fuck Time
03 Stop When The Red Lights Flash
04 Lazy Bones
05 Wild One
06 Makeout Party
07 Stray Heart
08 Ashley
09 Baby Eyes
10 Lady Cobra
11 Nightlife
12 Wow! That's Loud
13 Amy
트릴로지 앨범의 중간, 그리고 열 번째 정규 앨범인 iDos!
올해 4월, 트릴로지 앨범 발표를 선언했던 그린 데이(Green Day)가 움직이고 있다. [¡Dos!]는 트릴로지 앨범의 스타트를 끊은 [¡Uno!] 이후 약 50일만에 공개된 신작이다. 이처럼 앨범은 예정대로 순조롭게 발매되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빌리 조 암스트롱(Billie Joe Armstrong)이 약물 문제로 치료를 받게 되어 예정된 투어 일정을 취소한 것. 한마디로 앨범 프로모션에도 제동이 걸린 셈이라 성공을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린 데이는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것 또한 음악이라고 판단하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새로운 투어 일정은 빌리가 건강을 찾은 뒤 다시 발표하기로 결정했고, 대신 발매 예정일이 내년 1월 15일이었던 [¡Tre!]는 일정을 앞당겨 올해 12월 11일에 공개하기로 했다. 1년 단위로 공개해도 무방할 3장의 앨범, 37개의 신곡을 80일에 걸쳐 풀어내는 것이다. 그것도 모두 2012년에.
도전 정신 충만한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도 포기한 트릴로지 앨범이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치밀하게 계획된 광대한 프로젝트도, 깜짝쇼도 아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곡이 완성되었고, 버릴 곡이 딱히 없었다는 것뿐이다. 그린 데이는 [¡Uno!]를 파워 팝, [¡Dos!]를 사이키델릭 로큰롤, [¡Tre!]를 서사시로 규정하며 각기 다른 앨범임을 강조했고, 실제로 [¡Uno!]는 [Dookie] 시절을 연상케 하는 팝적인 멜로디와 거센 파도 같은 펑크 록의 기운이 넘친다. 그리고 앨범은 미국과 영국 차트에서 나란히 2위로 데뷔하는 기록을 세웠다.
Green Day ⓒWarner Music
펑크 팝과 개러지 록이 공존하는 앨범
빌리와 마이크 던트(Mike Dirnt)는 인터뷰에서 “[¡Uno!]가 클래식한 그린 데이 앨범이라면, [¡Dos!]는 [¡Uno!]에 개러지 록이 더해진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 표현만으로는 감을 잡기가 어렵다. 1분을 조금 넘기는 잔잔한 톱 트랙 'See You Tonight'을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물론 당황할 필요는 없다. 매서운 리프와 헤비한 드럼, 초기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에 그린 데이 특유의 쾌활함이 더해진 ‘Fuck Time’이 요란하게 흐르는 순간부터 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환호하게 될 테니까. 지체 없이 에너지를 분출하는 ‘Stop When The Red Lights Flash’는 [Insomniac]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리프와 유쾌한 코러스를 선보인다. 멤버들은 트릴로지 앨범을 ‘파티’에 비유했는데, 그것과도 훌륭하게 매치되는 곡이다. 이 곡은 최근 발매된 레이싱 게임 ‘니드 포 스피드 모스트 원티드’에도 쓰였다. 스트록스(Strokes)가 생각나는 ‘Lazy Bones’의 느낌은 친근하면서도 새롭다. 댄서블한 비트, 상승세를 그리는 리프의 끝맺음이 멋진 이 곡은 ‘앵그리 버드 프렌즈’라는 게임의 테마송으로 쓰였다.
지난 10월 15일에 선공개된 첫 싱글 ‘Stray Heart’는 펑키한 베이스와 무난한 멜로디를 선보이는 펑크 팝이다. 빠른 질주감과 강렬한 사운드, 분노 섞인 노랫말과 수려한 멜로디가 적절하게 믹스된 ‘Ashley’, 유쾌한 기운으로 고공행진을 펼치는 로큰롤 ‘Baby Eyes’,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를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Lady Cobra’는 모두 2분대의 짤막한 개러지/펑크 록 넘버다. 레이디 코브라(Lady Cobra)가 참여한 ‘Nightlife’는 앨범 내에서 가장 음침하며 실험적이다. 펑키한 베이스와 007 테마 같은 리프, 심지어 랩까지 선보이는 일그러진 알앤비 같은 곡이다. 매끄러운 보컬과 코러스, 조금은 늘어지고 몽환적인 리프를 중심으로 정석적인 전개 방식을 따르는 ‘Wild One’,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일직선을 그리는 개러지 록 넘버 ‘Makeout Party’, 1960년대 로큰롤 같은 ‘Wow! That's Loud’ 등은 인디 레이블 시절보다 더 예스러운 느낌이 있는 곡들이다. 엔딩 트랙 ‘Amy’는 2011년 세상을 떠난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에게 바치는 복고적인 소울 발라드다. 복잡한 감정들을 간결하게 풀어낸 이 곡의 분위기는 달콤하면서도 침울하다. 그린 데이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서정시라 할 수 있다.
13곡이 수록된 앨범은 40분이 채 되지 않는다. 평균 러닝 타임이 3분인 음악들은 [¡Uno!]보다 거칠고 다양하다. 대중과 평단 모두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상태지만, [¡Dos!]는 다음달이면 완결될 트릴로지 앨범의 기대감을 조금 더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어떤 앨범일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시리즈의 마지막인 [¡Tre!]까지 모두 경험하게 된다면 [¡Uno!], [¡Dos!]를 향한 애정도 더욱 커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곧 다가올 2013년에는 공연장에서 그린 데이를 다시 만나고 싶다.
싸이월드 뮤직 2012년 11월 셋째주 이주의 앨범 원고 [ 원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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