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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 프리뷰

2월은 시상식의 달
제 54회 그래미 어워드가 아델(Adele)의 독주로 다소 싱겁게 끝났다. 몰아주기 관행은 여전했지만, 20대 초반 영국 아티스트에게 6관왕의 영예를 안기며 보수성을 탈피하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렇게 미국 음악축제가 끝났고, 2월 21일엔 영국에서 브릿 어워드가 열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월 29일, 악스코리아에서 한국대중음악상(이하 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린다. 미국과 영국의 시상식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대중음악 시상식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방송사들의 ‘연말 가요대전’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인기와 힘을 겨루지 않고,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두지 않는 공정한 시상식. 이것이 대중음악상의 지향점이다. ‘한국판 그래미’를 꿈꾸며 2004년부터 시작됐고,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다. 시상식은 이제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고민을 거듭하는 대중음악상
전년도 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과 ‘최우수 록 노래’를 수상한 게이트플라워즈의 보컬 박근홍은 “대중음악가라는 사실을 단 한 번도 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어려운 음악을 듣지 않는 대중을 탓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주류와 비주류를 떠나 ‘대중에게 들리는 음악’을 만드는 의미가 크다는 것. 그런데 대중음악상은 심사기준에 인지도와 판매량을 크게 반영하지 않아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너무 인디 위주라는 얘기도 있다. 이건 지속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대중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는 아니겠지만, 시상식의 권위는 결국 대중에 의해 주어진다.

역대 수상자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시상식은 크게 ‘음반’과 ‘노래’로 구분되는데 음반부문엔 인디 뮤지션이 많고, 노래부문엔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최근 결과를 보자. 7회 수상자 명단에 브라운 아이드 걸스와 소녀시대가, 8회 수상자 명단엔 투애니원(2NE1)과 미쓰에이(miss A)가 포함됐다. 일부 논란도 있지만 대중음악상은 해마다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물론 ‘음악적 성취가 최우선’이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의 수상결과가 충분히 대중적이었다고 생각한다.

 
 

5개 부문 후보에 오른 이승열과 장기하와 얼굴들
어떤 시상식이든 가장 많은 부문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가 먼저 주목을 받는다. 작년 대중음악상에선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브로콜리 너마저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4년 만에 3집 [Why We Fail]을 발표한 이승열과 2년 만에 2집 [장기하와 얼굴들]을 발표한 장기하와 얼굴들이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5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악인’과 ‘최우수 모던록 노래’를 수상한 이승열, 6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록 노래’를 수상한 장기하와 얼굴들이 9회 시상식에선 몇 개 부문을 수상하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두 후보는 종합분야인 올해의 음반과 노래, 음악인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종합분야에선 수상을 낙관할 수 없지만, 장르분야에서 최소 1개 이상은 수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목할 후보는 들국화의 원년 멤버 조덕환이다. 여러 문제로 들국화 재결성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25년 만에 돌아와 첫 앨범 [Long Way Home]을 발표했다. 심금을 울리는 블루스록으로 호평 받았고, 올해의 노래와 음악인, 최우수 록 앨범과 노래까지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수상 가능성도 높다. 이건 예우 차원이 아니다. 신인이었어도 아주 강력한 후보가 됐을 것이다.

뜨거운 올해의 앨범과 노래, 흥미로운 장르분야 후보들
먼저 올해의 앨범 후보를 살펴보자. 가슴 설레는 인디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 검정치마의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 강렬하고 짜릿한 일렉트로닉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진출을 개시한 이디오테잎(IDIOTAPE)의 [11111101], 자신의 색깔을 좀 더 강하게 드러낸 이승열의 [Why We Fail], 밴드 지향적이며 사운드 퀄리티도 크게 향상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와 얼굴들], 꾸밈과 숨김이 존재하지 않으며 앨범 타이틀과 음악이 기막히게 잘 어울리는 정차식의 [황망한 사내]까지, 수상자를 예측하는 게 올해 그래미 어워드보다 더 힘들만큼 쟁쟁한 후보들이다. 올해의 노래는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와 아이유의 ‘좋은 날’로 압축된다. 두 곡 모두 큰 인기를 끌었지만 색깔은 다르다. 이미 수상경험이 있는 2NE1이 더 유리할 것 같지만, 아이유의 인기를 무시할 수 없다. 지금은 어딜 가도 아이유의 음악이 들린다. 변수가 있다면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렇고 그런 사이’인데, 재기 넘치는 뮤직비디오가 큰 인기를 끌었다.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수상을 결정한 지난 결과를 참고했지만,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심사위원단도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 검정치마

장르별 후보는 특히 음반부문이 치열하다. 검정치마,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눈뜨고코베인, 이승열, 칵스, 허클베리핀이 후보에 오른 ‘최우수 모던록 음반’과 10cm, 라이너스의 담요, 손성제, 아이유, 야광토끼, 정원영이 후보에 오른 ‘최우수 팝 음반’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가영, 꽃별, 나희경, 박주원, 푸디토리움이 후보에 오른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부문도 흥미롭다. 클래식과 탱고, 재즈, 보사노바, 국악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가장 흥미로운 이름은 ‘이태원 프리덤’으로 ‘최우수 팝 노래’ 후보에 오른 유브이(UV)다. 이미 즐거운 수준을 넘어선 단계. 2NE1과 에프엑스, 티아라가 후보에 오른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부문도 뜨겁다. 단순한 수상을 떠나 ‘시상식 참석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대중음악상의 최종 선택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

한국 대중음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하여
더도 말고 딱 하루만 투자하여 후보에 오른 음악인들의 노래를 (최소) 2곡씩 들어보자. 단순하게 ‘가요’로 분류했던 음악들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걸 확인할 좋은 기회다. 아울러 한국 대중음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시작된 이 시상식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상세한 분야별 후보 확인과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투표는 한국대중음악상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 후보 [ 바로가기 ]

(지극히 개인적인)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 주요부문 수상 전망
올해의 앨범:
정차식 [황망한 사내]
올해의 노래: 아이유 ‘좋은 날’
올해의 음악인: 조덕환
올해의 신인: 바이바이배드맨
최우수 모던록 음반: 이승열 [Why We Fail]
최우수 팝 음반: 10cm [1.0]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나희경 [Heena]

대중음악상을 앞둔 시점에서 들어볼 노래들
그렇고 그런 사이 - 장기하와 얼굴들
Love Shine – 검정치마
Melodie - 이디오테잎
용서 - 정차식
Entomology - Jun Kim Trio
Wave (Korean Ver.) - 나희경
돌아오지 않아 - 이승열
그게 아니고 - 10cm
12:00 - 칵스
빗소리 - 허클베리핀
노랑불빛 - Bye Bye Badman
남쪽으로 간다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수만리 먼 길 - 조덕환
이태원 프리덤 - 유브이
좋은 날 - 아이유
내가 제일 잘 나가 - 2NE1
Little Animal - 트램폴린
좋아보여 – 버벌진트
너만이즘 (Like a Ball) - Downhell
Riot! - 옐로우 몬스터즈
소나무 그늘 - 꽃별
Welcome To The Club - Deepflow
Zodiac - 40
하나만 빼고 - Soulstar
Tout Contre moi (Right Here) - 푸디토리움
Fall Into Winter 겨울로 (Voice) - 박근쌀롱
Propose - 배장은
Gargle - 라이너스의 담요
Can't Stop Thinking About You - 야광토끼
江 - 이판근 프로젝트

싸이월드 뮤직(Cyworld Music) 스페셜 > 2012년 2월 셋째 주 이주의 앨범 원고
기사 원문 http://music.cyworld.com/special/weekalbum/weekalbum_view.asp?seq=1182




Written By 화이트퀸 (styx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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