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비틀즈 포스팅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하나로 정리하고 눈에 안 띄는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표기는 비틀스가 바르다고 하지만, 더 익숙한 비틀즈를 고수하게 되네요.
지금도 가끔 비틀즈가 왜 좋냐는 질문을 받는데,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모든 곡과 앨범이 좋으니까 계속 듣게 되는 거겠죠. 게다가 비틀즈의 위대함은 데이터로도 증명할 수 있잖아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밴드니까요. 주변에서 Yesterday, Let It Be, Hey Jude, All You Need Is Love 같은 노래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을 찾는 건 아주 힘들 거 같아요. 저 또한 어릴 때 Hey Jude에 매료되어 비틀즈 음반을 모으기 시작했고요.
음악 동호회가 유행했을 때 애비로드라는 소모임을 만들고 비틀즈 모임 캐번 클럽에서도 꽤 열심히 활동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던 기억도 납니다. 음반, 영상, 책에 많은 돈을 썼고 비틀즈 자료들을 모은 스크랩북도 몇 개 만들었죠. 요새는 비틀즈 덕질이 조금 시들해졌지만, 음악은 꾸준히 듣고 있습니다. 참고로 아랫글들을 어릴 때 쓴 짧은 감상평이니 가볍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Please Please Me (1963)
01 I Saw Her Standing There 02 Misery 03 Anna (Go To Him) 04 Chains 05 Boys 06 Ask Me Why 07 Please Please Me 08 Love Me Do 09 P.S. I Love You 10 Baby It`s You 11 Do You Want To Know A Secret 12 A Taste Of Honey 13 There`s A Place 14 Twist And Shout
2009년 리마스터 버전으로 ‘I Saw Her Standing There’를 처음 듣는 순간 신세계가 열리는 기분이었다. 처음 비틀즈 정규 앨범을 들었을 때의 설렘이 재현되는 것 같기도 했다. 풋풋하면서도 대담한 Anna (Go To Him), Baby It`s You, A Taste Of Honey의 울림은 따뜻하며 히트곡 Please Please Me, Love Me Do는 친근하다. P.S. I Love You, Do You Want To Know A Secret 같은 수줍은 발라드와 Misery, Boys도 매력적이다. 빼어난 멜로디와 정교한 코러스를 바탕으로 한 로큰롤, 리듬 앤 블루스에 어설픔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껏 목청을 높인 Twist And Shout의 당돌한 끝맺음도 인상적이다.
With The Beatles (1963)
01 It Won't Be Long 02 All I've Got to Do 03 All My Loving 04 Don't Bother Me 05 Little Child 06 Till There Was You 07 Please Mister Postman 08 Roll Over Beethoven 09 Hold Me Tight 10 You Really Got a Hold on Me 11 I Wanna Be Your Man 12 Devil in Her Heart 13 Not a Second Time 14 Money
LP 시절 A면에는 자작곡, B면에는 커버곡을 많이 수록했던 두 번째 앨범이다. 로큰롤 비중이 늘었고 고전 재해석도 눈부셨다. Roll Over Beethoven, Money 같은 로큰롤은 비틀즈로 인해 더 유명해졌으며 우아한 리듬 앤 블루스 You Really Got a Hold on Me, 폴이 노래하는 어쿠스틱 발라드 Till There Was You도 인상적이다. 열정적인 자작곡도 빼어나다. 기세등등한 It Won't Be Long, 대중적인 멜로디와 견고한 코러스를 갖춘 All My Loving, 쾌활한 Little Child,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Hold Me Tight 등이 돋보인다. Don't Bother Me는 조지의 작품이며 훌륭한 음악적 동지이자 라이벌인 롤링 스톤즈에게 선물했던 로큰롤 I Wanna Be Your Man은 링고가 노래한다. 비틀즈는 당시 크게 히트했던 ‘She Loves You’, ‘From Me To You’ 등을 앨범에 넣지 않으며 싱글과의 구분을 명확히 했고 앨범의 가치와 완성도를 높였다.
A Hard Day's Night (1964)
1 A Hard Day's Night 2 I Should Have Known Better 3 If I Fell 4 I'm Happy Just To Dance With You 5 And I Love Her 6 Tell Me Why 7 Can't Buy Me Love 8 Any Time At All 9 I'll Cry Instead 10 Things We Said Today 11 When I Get Home 12 You Can't Do That 13 I'll Be Back
1964년의 비틀즈는 모든 면에서 뜨거웠다. 음악 차트 기록을 새롭게 쓰고 그들이 가는 곳마다 열광하는 팬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런 비틀즈 열풍을 담아낸 영화 A Hard Day's Night는 흥행했으며 동명의 세 번째 앨범으로 발매됐다.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들은 초기 앨범이며 자작곡으로만 구성된 최초의 앨범이기도 하다. 도입부부터 깊은 인상을 남긴 A Hard Day's Night는 영화와 앨범을 축약한 멋진 곡이다. 거침없이 전개되는 Can't Buy Me Love도 크게 히트했다. 존이 열창하는 장면이 계속 떠오르는 I Should Have Known Better는 하모니카 연주가 흥겨움을 더한다. 밝고 경쾌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Tell Me Why, Any Time At All도 사랑스럽다. 조지의 차분한 목소리가 빛나는 I'm Happy Just To Dance With You도 빼놓을 수 없다. 아름다운 선율을 포근한 코러스로 한 번 더 감싸는 If I Fell, 차분하고 세련된 발라드 And I Love Her는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Things We Said Today, I'll Be Back은 중반기 사운드를 예고하는 소프트 록이다. 풍성한 멜로디, 코러스, 에너지가 돋보이는 앨범이다.
+ 생애 처음으로 관람한 비틀즈 영화가 A Hard Day's Night이다. 늦은 새벽 친구 집에서 쏟아지는 잠과 싸우며 영화를 관람했던 기억이 난다. (안타깝게도 잠과 싸우며 공부했던 기억은 없다) 흑백 화면으로 보는 비틀즈는 별다른 스토리 없이도 큰 재미를 안겼다. 지금도 가끔 그때를 생각하며 이 작품을 본다.
Beatles For Sale (1964)
1 No Reply 2 I'm a Loser 3 Baby's in Black 4 Rock and Roll Music 5 I'll Follow the Sun 6 Mr. Moonlight 7 Kansas City/Hey-Hey-Hey-Hey! 8 Eight Days a Week 9 Words of Love 10 Honey Don't 11 Every Little Thing 12 I Don't Want to Spoil the Party 13 What You're Doing 14 Everybody's Trying to Be My Baby
비틀즈는 투어와 앨범 작업을 병행했다. 엄청나게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 앨범이 나오길 원하는 음반사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여덟 개의 자작곡에 여섯 개의 커버 곡을 추가해 네 번째 앨범을 완성했다. 결과는 예상외로 나쁘지 않았다. 급조한 앨범이었는데도 음악은 성숙해졌고 녹음기술은 진일보했다. 다양한 시도와 빼어난 구성을 자랑하는 Eight Days A Week는 차트 1위에 올랐다. No Reply, I'm A Loser는 음악적 변화를 암시한 멋진 곡이다. 컨트리 록을 지향하는 I'll Follow the Sun, I Don't Want to Spoil the Party는 대중적 센스가 돋보인다. 블루지한 자작곡 Baby's In Black도 돋보인다. 커버곡은 흥겨운 로큰롤이 주를 이룬다. Rock And Roll Music, 과 Kansas City/Hey, Hey, Hey, Hey 메들리, Everybody's Trying to Be My Baby가 인상적이며 Honey Don't는 링고가 보컬을 맡았다. 버디 홀리 커버곡 Words of Love도 매력적이다. 비틀즈의 변화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Help! (1965)
1 Help! 2 The Night Before 3 You've Got to Hide Your Love Away 4 I Need You 5 Another Girl 6 You're Going to Lose That Girl 7 Ticket to Ride 8 Act Naturally 9 It's Only Love 10 You Like Me Too Much 11 Tell Me What You See 12 I've Just Seen a Face 13 Yesterday 14 Dizzy Miss Lizzy
비틀즈의 두 번째 영화 헬프! 사운드트랙이며 다섯 번째 앨범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리메이크된 Yesterday를 수록한 앨범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수려한 코러스와 빠른 전개가 돋보이는 경쾌한 타이틀곡 Help!, 세련된 사운드와 대중성을 모두 갖춘 Ticket To Ride도 크게 히트했다. 또한, 밥 딜런의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곡으로 평가받은 You've Got To Hide Your Love Away, 컨트리 록을 지향한 Another Girl, 절제된 소프트 록을 선사하는 The Night Before, It's Only Love 등이 수록되었다. 링고가 노래하는 정겨운 로커빌리 Act Naturally, 래리 윌리엄스 커버곡이며 Twist And Shout의 후속편 같은 로큰롤 Dizzy Miss Lizzy도 만날 수 있다. 과도기에 접어든 비틀즈를 만날 수 있는 앨범.
Rubber Soul (1965)
1 Drive My Car 2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 3 You Won't See Me 4 Nowhere Man 5 Think for Yourself 6 The Word 7 Michelle 8 What Goes On 9 Girl 10 I'm Looking Through You 11 In My Life 12 Wait 13 If I Needed Someone 14 Run for Your Life
불과 2년 사이에 비틀즈는 완전히 다른 밴드가 되었다. 노랫말과 사운드는 깊고 진중해졌으며 외모도 눈에 띄게 변화했다. 가볍게 드라이브를 하는 기분이 드는 톱 트랙 Drive My Car, 조지의 시타르 연주가 담긴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가 놀라움을 안기며 You Won't See Me, Nowhere Man의 멜로디와 코러스는 따뜻하다. 폴의 감성이 돋보이는 발라드 Michell은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존 특유의 작법이 돋보이는 Girl, 조지 마틴의 피아노 연주가 품격을 더한 In My Life도 앨범을 빛낸다. 초기 비틀즈가 떠오르는 What Goes On, 조지의 러브송 If I Needed Someone도 매력적이다. 자연스레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아름답고 포근한 작품이다.
Revolver (1966)
1 Taxman 2 Eleanor Rigby 3 I'm Only Sleeping 4 Love You To 5 Here, There and Everywhere 6 Yellow Submarine 7 She Said She Said 8 Good Day Sunshine 9 And Your Bird Can Sing 10 For No One 11 Doctor Robert 12 I Want to Tell You 13 Got to Get You into My Life 14 Tomorrow Never Knows
스타디움에서 거대한 함성에 묻혀 모니터링조차 할 수 없었던 비틀즈는 투어를 중단하고 앨범 제작에 몰두했다. 실험은 더 구체화하였고 사운드는 견고해졌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한 일곱 번째 앨범은 큰 이정표가 되었다. 이색적인 리프와 냉소가 담긴 톱 트랙 Taxman부터 범상치 않다. 조지는 불협화음을 더한 I Want to Tell You에서도 음악적 변화를 보여준다. 더 깊고, 대담해졌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소리가 축약된 I'm Only Sleeping, Tomorrow Never Knows는 실험적이며 모타운 사운드의 영향을 받은 Got To Get You Into My Life는 해체 이후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스트링이 가미된 Eleanor Rigby는 평범한 러브송의 수준을 넘어선 우아한 히트곡이며 링고가 노래하는 Yellow Submarine은 동요처럼 밝고 친근하다. 따뜻하고 로맨틱한 Here, There And Everywhere, 폴이 주도한 For No One 같은 아름다운 발라드도 앨범을 빛낸다. 이후 등장하는 걸작들이 갑자기 탄생한 게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주는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1967)
1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2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 3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4 Getting Better 5 Fixing a Hole 6 She's Leaving Home 7 Being for the Benefit of Mr. Kite! 8 Within You Without You 9 When I'm Sixty-Four 10 Lovely Rita 11 Good Morning Good Morning 12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Reprise) 13 A Day in the Life
여러 매체에서 20세기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했으며 히트곡 없이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놀라운 컨셉트 앨범이다. 폴의 아이디어로 라이브 효과를 넣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부터 60년대라는 걸 믿기 힘든 사운드로 놀라움과 짜릿함을 안긴다. 자연스레 연결되는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는 밝고 유쾌한 기운이 가득하다. 몽환적인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의 유혹은 달콤하다. 추상적인 Being For The Benefit Of Mr. Kite!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클래시컬한 발라드 She's Leaving Home은 아름답다. 아기자기한 When I'm Sixty Four는 재즈로 편곡해도 멋질 대중적인 곡이다. 이국적인 사운드를 구체화한 조지의 Within You Without You는 앨범을 더 다채롭게 한다. 대미를 장식하는 A Day in the Life는 레논 & 매카트니 최고의 합작이며 종종 가장 위대한 비틀즈 곡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나른하고 몽롱하며 짜릿한 이 곡은 놀라운 상상력의 정점이다. 빌리 조엘은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비틀즈의 수수께끼 같은 성격을 요약하고 있는 곡”이라고 언급했다. 전작의 성과를 발판으로 음악적 실험을 집대성한 걸작이며 2017년에는 50주년 기념 에디션이 공개됐다. 비틀즈 정규 앨범을 스페셜 에디션으로 재발매한 것은 이 앨범이 최초다.
Magical Mystery Tour (1967)
1 Magical Mystery Tour 2 The Fool on the Hill 3 Flying 4 Blue Jay Way 5 Your Mother Should Know 6 I Am the Walrus 7 Hello Goodbye 8 Strawberry Fields Forever 9 Penny Lane 10 Baby You're a Rich Man 11 All You Need Is Love
동명 타이틀의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영국에서는 두 장의 EP로 발매되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A면에 EP 곡들을 넣고 B면에 기존 싱글 다섯 곡을 추가했다. 이 형식은 영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처음 CD가 발매된 1987년 정규 앨범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영화 오프닝에도 등장하는 타이틀곡 Magical Mystery Tour는 다양한 효과음과 브라스가 돋보인다. 리코더와 플루트가 가미된 The Fool On The Hill은 폴의 서정적인 발라드다. 멤버 네 명이 모두 작곡가로 이름을 올린 최초의 곡 Flying, 이국적인 Blue Jay Way도 이색적이다. 폴이 노래하는 Your Mother Should Know는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존이 노래하는 I Am The Walrus는 신비하고 몽환적인 곡으로 음악 관계자와 여러 뮤지션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밝고 대중적인 Hello Goodbye, 사이키델릭 팝 Penny Lane, 이제 Yesterday만큼 유명한 비틀즈 노래가 된 All You Need Is Love는 모두 차트 1위에 오른 싱글이다. 또한, 사이키델릭 시대의 빛나는 걸작 Strawberry Fields Forever도 수록하고 있다. 아쉽게도 영화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음악적 성공은 꺾이지 않았다.
The Beatles (White Album) (1968)
Disc 1
1 Back in the U.S.S.R. 2 Dear Prudence 3 Glass Onion 4 Ob-La-Di, Ob-La-Da 5 Wild Honey Pie 6 The Continuing Story of Bungalow Bill 7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8 Happiness Is a Warm Gun 9 Martha My Dear 10 I'm So Tired 11 Blackbird 12 Piggies 13 Rocky Raccoon 14 Don't Pass Me By 15 Why Don't We Do It in the Road? 16 I Will 17 Julia
Disc 2
1 Birthday 2 Yer Blues 3 Mother Nature's Son 4 Everybody's Got Something to Hide Except Me and My Monkey 5 Sexy Sadie 6 Helter Skelter 7 Long, Long, Long 8 Revolution I 9 Honey Pie 10 Savoy Truffle 11 Cry Baby Cry 12 Revolution 9 13 Good Night
일명 ‘화이트 앨범’으로 불리는 최초의 더블 앨범이다. 멤버 간의 갈등으로 불거진 양보 없는 대립은 개인의 개성과 역량이 발휘된 90분의 음악 박람회를 탄생시켰다.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인 곡은 레게풍의 Ob-La-Di, Ob-La-Da다. 당시 정황과 상반된 유쾌한 멜로디가 눈에 띈다. 톱 트랙 Back in the U.S.S.R.은 척 베리와 비치 보이스에게서 영감을 얻었으며 Helter Skelter는 더 후의 영향을 받은 거칠고 요란한 곡이다. 에릭 클랩튼이 리드 기타를 맡은 While My Guitar Gently Weeps는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조지의 대표곡이다. 훗날 여러 뮤지션이 커버하게 되는 Happiness Is a Warm Gun은 존의 하드록이며 Birthday는 폴이 만든 로큰롤이다. Glass Onion 노랫말에는 비틀즈 곡들이 대거 등장하며 I'm So Tired에는 존의 솔직한 심경이 담겼다. Yer Blues는 존의 취향을 그대로 드러낸 블루스 록이다. 존이 홀로 조용히 노래하는 Julia도 빼놓을 수 없다. 폴의 작곡 능력은 차분하고 감성적인 곡에서 찬란하게 빛난다. 클래시컬한 Martha My Dear 다른 멤버들이 레코딩에 참여하지 않은 곡이다. 흑인 여성 인권과 해방에 관해 노래한 어쿠스틱 발라드 Blackbird, 아내 린다 이스트만에게 보내는 달콤한 러브송 I Will, 쓸쓸한 어쿠스틱 발라드 Mother Nature's Son 등은 앨범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한다. 조지의 풍자가 담긴 바로크 팝 Piggies, 링고의 컨트리 록 취향이 반영된 자작곡 Don't Pass Me By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8분은 훌쩍 넘기는 Revolution 9은 다양한 소리를 실험한 문제작이다. 팬들의 반응은 조금 엇갈렸지만,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곡 중 하나다. 엔딩 트랙 Good Night은 링고가 노래하는 자장가로 아늑함을 선사한다. 많은 곡을 수록한 앨범답게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가 담아낸 앨범은 비틀즈 안에서는 흩어져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대한 30곡들로 형성된 공동체가 곧 ‘White Album’이며, 누구도 그 위대함을 부정할 수 없게 된다.
Yellow Submarine (1969)
1 Yellow Submarine 2 Only a Northern Song 3 All Together Now 4 Hey Bulldog 5 It's All Too Much 6 All You Need Is Love 7 Pepperland 8 Sea of Time 9 Sea of Holes 10 Sea of Monsters 11 March of the Meanies 12 Pepperland Laid Waste 13 Yellow Submarine in Pepperland
비틀즈가 참여한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으로 보는 게 맞지만, 정규 앨범으로 분류되어 가장 실패한 앨범이라는 멍에를 쓰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 앨범을 “비틀즈이기 때문에 구매했다”고 입을 모았다. 구성의 빈약함은 부정할 수 없다. 비틀즈 신곡은 네 곡이 전부다. Yellow Submarine과 All You Need Is Love를 다시 수록했으며 LP B면을 채웠던 일곱 곡은 조지 마틴의 오리지널 스코어다. 가장 인상적인 신곡은 조지가 만든 Only a Northern Song이다. 피아노, 오르간, 멜로트론이 가미된 사이키델릭 록으로 불협화음을 낸다. 6분을 훌쩍 넘기는 It's All Too Much는 또 다른 사이키델릭 록이며 조지의 작품이다. All Together Now는 함께 부르기 좋은 응원가 같은 곡이다.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Hey Bulldog은 즉흥성이 돋보이는 록 트랙이다. 오리지널 스코어는 대체로 무난하다. 우아한 Pepperland, 신비로운 Sea of Time이 인상적이며 Yellow Submarine을 연주곡으로 만든 Yellow Submarine in Pepperland도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이 앨범은 1999년 사운드를 개선한 비틀즈 곡으로 채운 컴필레이션 [Yellow Submarine Songtrack]으로도 발매되었다.
Abbey Road (1969)
1 Come Together 2 Something 3 Maxwell's Silver Hammer 4 Oh! Darling 5 Octopus's Garden 6 I Want You (She's So Heavy) 7 Here Comes the Sun 8 Because 9 You Never Give Me Your Money 10 Sun King 11 Mean Mr. Mustard 12 Polythene Pam 13 She Came in Through the Bathroom Window 14 Golden Slumbers 15 Carry That Weight 16 The End 17 Her Majesty
득보다 실이 많았던 ‘겟 백 세션’ 이후 작업한 실질적인 마지막 앨범이다. 앨범 커버는 다양한 루머와 패러디를 양산했으며 지금까지 약 3천만 장이 판매됐다. 차트 1위에 오른 Come Together는 존도 애정을 드러낸 블루스 록으로 다양한 뮤지션이 커버했다. 밝고 경쾌한 Maxwell's Silver Hammer는 폴이 싱글로 내고 싶어 했으나 멤버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폴이 노래하는 Oh! Darling은 귀에 착 붙는 리듬 앤 블루스다. I Want You (She's So Heavy)는 존이 선사하는 무겁고 직설적인 블루스 록이다. 제임스 테일러의 영향을 받은 Something은 조지가 만든 최고의 곡으로 손꼽히는 우아한 발라드다.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흐르는 Here Comes the Sun도 조지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곡이다. 사랑스러운 Octopus's Garden은 링고의 대표곡으로 앨범을 빛냈다. 몽환적인 Sun King을 시작으로 Mean Mr. Mustard, Polythene Pam, She Came in Through the Bathroom Window까지 이어지는 존의 메들리는 개인적 경험과 고뇌를 바탕으로 완성했다. 눈부신 선율의 Golden Slumbers를 시작으로 Carry That Weight, The End를 연결하는 폴의 메들리는 앨범의 하이라이트로 완벽한 구성과 연주가 돋보인다. 다양한 장르를 도입하고 마지막까지 전력 질주한 눈부신 피날레다.
Let It Be (1970)
1 Two of Us 2 Dig a Pony 3 Across the Universe 4 I Me Mine 5 Dig It 6 Let It Be 7 Maggie Mae 8 I've Got a Feeling 9 One After 909 10 The Long and Winding Road 11 For You Blue 12 Get Back
밴드가 해체된 상태에서 발매된 마지막 앨범이다. 관계가 냉랭했던 멤버들은 계속 충돌했고 응집력도 떨어져 라이브 녹음을 위한 세션이 순조롭지 않았다. 하지만 자세한 배경을 모른 채 들었던 이 앨범은 생생했고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따뜻했다. Two of Us는 존과 폴이 함께 노래하는 소박한 톱 트랙이며 I Me Mine은 조지가 밴드 내 복잡한 상황을 토로한 곡이다. I've Got a Feeling은 완성도 높은 하드록이며 초기 앨범에 수록해도 좋았을 직선적인 로큰롤 One After 909, 컨트리 록을 지향하는 조지의 러브송 For You Blue도 눈에 띈다. 존이 노래하는 서정적인 발라드 Across the Universe는 21세기에 더 주목을 받았다. 폴의 대표곡으로 손꼽을 수 있는 Let It Be는 존과 갈등을 겪으며 탄생한 걸작이며 비틀즈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듯한 The Long and Winding Road는 짙은 여운을 남긴다. 앨범 타이틀로 예정되어 있었던 Get Back은 유연한 전개가 돋보이는 록 트랙으로 앨범을 마무리한다. 필 스펙터의 손을 거쳐 더 가공되고 다듬어졌던 앨범은 2003년 폴이 본래 의도했던 사운드에 더 가까운 Let It Be... Naked를 공개하면서 재조명되기도 했다.
The Beatles - Past Masters Vol. I & II (1988)
Volume One
1 Love Me Do 2 From Me to You 3 Thank You Girl 4 She Loves You 5 I'll Get You 6 I Want to Hold Your Hand 7 This Boy 8 Komm, gib mir deine Hand 9 Sie liebt dich 10 Long Tall Sally 11 I Call Your Name 12 Slow Down 13 Matchbox 14 I Feel Fine 15 She's a Woman 16 Bad Boy 17 Yes It Is 18 I'm Down
Volume Two
1 Day Tripper 2 We Can Work It Out 3 Paperback Writer 4 Rain 5 Lady Madonna 6 The Inner Light 7 Hey Jude 8 Revolution 9 Get Back 10 Don't Let Me Down 11 The Ballad of John and Yoko 12 Old Brown Shoe 13 Across the Universe 14 Let It Be 15 You Know My Name (Look Up the Number)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주요 싱글은 물론 비사이드 트랙까지 포함한 이 앨범은 정규 앨범 못지않은 가치를 지닌다. 비틀즈 시대를 알린 초기 히트곡 She Loves You, I Want to Hold Your Hand와 이 곡들의 독일어 버전, 정겨운 멜로디의 Thank You Girl, 코러스가 돋보이는 리듬 앤 블루스 This Boy, 50년대 로큰롤을 재해석한 Long Tall Sally, Slow Down, 폴의 보컬이 돋보이는 심플한 로큰롤 She's a Woman, 보컬 하모니가 돋보이는 발라드 Yes It Is가 1편에 수록되었다. 2편에는 일렉트릭 기타 중심의 록 트랙 Day Tripper, 존과 폴의 협업이 빛나는 상징적인 히트곡 We Can Work It Out, 꾸준히 재평가되는 로큰롤 Lady Madonna, 종종 비틀즈 최고의 히트곡으로 손꼽혔던 Hey Jude가 수록되었으며 Revolution, Get Back, Let It Be는 싱글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또한, Across the Universe는 자선 앨범 No One's Gonna Change Our World 버전을 수록했으며 인도 고전 음악의 영향을 받은 The Inner Light, 최고의 비사이드 트랙으로 언급되기도 했던 Old Brown Shoe, 코믹한 You Know My Name (Look Up the Number) 등 쉽게 접할 수 없던 곡들도 포함됐다. 참고로 이 앨범은 2009년 리마스터링 시리즈에 포함된 유일한 편집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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