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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루퍼스 웨인라이트(Rufus Wainwright)의 콜라보레이션 살펴보기

심금을 울리는 드라마틱한 보컬로 음악계 거장들을 자신의 팬으로 만든 싱어송라이터 루퍼스 웨인라이트(Rufus Wainwright)는 왕성한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음악 세계를 확장해갔다. 가족들로 이뤄진 포크 듀오 케이트 앤 안나 맥개리글(Kate And Anna McGarrigle) 앨범에 게스트로 참여했던 그는 데뷔 이후 게스트 보컬은 물론 작사가, 작곡가로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음악적 역량을 보여줬다. 

 


  2장의 정규 앨범과 여러 사운드트랙 참여로 이름을 알린 2000년대 초 루퍼스는 테디 톰슨(Teddy Thompson), 린다 톰슨(Linda Thompson), 줄리아나 레이(Julianna Raye) 등 포크 뮤지션과 작업했다. 루퍼스를 극찬한 엘튼 존(Elton John)의 「Songs From The West Coast」(2001)에 수록된 <American Triangle>에서는 하모니 보컬을 맡았다.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에게 그래미 트로피를 안긴 「At This Time」(2005)에 수록된 <Go Ask Shakespeare>에서는 특유의 호소력 강한 보컬을 선사했으며, 펫샵보이즈(Pet Shop Boys)가 BBC 방송을 위해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한 라이브 앨범 「Concrete」(2006)에 수록된 <Casanova In Hell>에서도 게스트 보컬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펫샵보이즈의 닐 테넌트(Neil Tennant)는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루퍼스가 2007년에 발표한 앨범 「Release The Stars」의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작사가, 작곡가로서의 활약은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한 2000년대 중반부터 돋보이기 시작했다. 제인 버킨(Jane Birkin)의 <Waterloo Station>, 안토니 헤가티(Antony Hegarty)가 피처링한 린다 톰슨의 <Beauty>, 셜리 바세이(Shirley Bassey)의 <Apartment>, 조쉬 그로반(Josh Groban)의 <Au Jardin Des Sans-Pourquoi> 등은 모두 루퍼스가 작사 또는 작곡한 곡이다.


  평범한 곡에서도 자신만의 매력을 과시했던 루퍼스는 점점 더 많은 뮤지션의 러브콜을 받게 되었다. 조안 애즈 폴리스 우먼(Joan As Police Woman)이 2008년에 발표한 「To Survive」의 엔딩 트랙으로 수록된 <To America>는 처음부터 루퍼스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 같은 드라마틱한 곡이다. 마리안느 페이스풀(Marianne Faithfull)의 「Easy Come, Easy Go」(2008)에 수록된 미국 인디 밴드 에스퍼스(Espers) 커버곡 <Children Of Stone>은 8분이 넘는 원곡의 러닝타임까지 맞추며 놀라움을 안겼다. 로잔느 캐쉬(Rosanne Cash)의 「The List」(2009)에 수록된 <Silver Wings>는 멀 해거드(Merle Haggard)의 고전으로 루퍼스가 하모니 보컬을 맡았다. 아버지 조니 캐쉬(Johnny Cash)가 뽑은 100개의 컨트리송에서 수록곡을 고른 이 앨범에는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도 참여했다. 2013년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가 발표한 두 번째 스윙 앨범 「Swings Both Ways」에 수록된 <Swings Both Ways>는 루퍼스와 로비, 프로듀서 가이 챔버스(Guy Chambers)가 함께 완성한 신곡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Collaboration Top 3


David Byrne <Au Fond Du Temple Saint> from 「Grown Backwards」(2004)
비제의 오페라 ‘진주잡이(Les Pecheurs De Perles)’의 감동적인 이중창을 재현한 이 곡은 토킹 헤즈의 데이빗 번이 발표한 솔로 앨범에 수록되었다. 데뷔 앨범에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 대사를 인용한 곡을 수록할 정도로 오페라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루퍼스는 이 곡에서 데이빗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참고로 루퍼스는 2009년 자신의 첫 오페라 작품 ‘프리 마돈나(Prima Donna)’를 발표하기도 했다.


Antony And The Johnsons <What Can I Do?> from 「I Am A Bird Now」(2005)
안토니 헤가티는 자신의 우상인 루 리드, 보이 조지와 함께 절친한 루퍼스를 「I Am A Bird Now」에 초대했다. 루퍼스가 참여한 <What Can I Do?>는 1분 40초의 짧은 곡이지만, 루퍼스의 메인 보컬과 안토니의 백 보컬이 안기는 여운은 깊다. 안토니 앤 더 존슨스는 이 아름다운 앨범을 통해 2005년 머큐리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Pink Martini <Get Happy/Happy Days> from 「Get Happy」(2013)
<Get Happy/Happy Days>는 클래식, 재즈, 보사노바가 어우러진 편안한 음악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핑크 마티니의 일곱 번째 정규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루퍼스가 게스트 보컬로 참여했다. 루퍼스의 행복한 삶이 반영된 앨범 「Out Of The Game」(2012)과도 잘 어울리는 밝고 수려한 곡이다.

 

월간 비굿 매거진 12호에 쓴 글

 

Rufus Wainwright - Collaborations (자체 제작한 루퍼스 콜라보레이션 컬렉션)
01 David Byrne - Au Fond Du Temple Saint (2004)
02 Lulu Gainsbourg - Je Suis Venu Te Dire Que Je M`en Vais (2011)
03 Mareva Galanter - Serge et Jane (2008)
04 Elton John - American Triangle (2001)
05 Teddy Thompson - So Easy (2000)
06 Teddy Thomson - King Of The Road (2005)
07 Robbie Williams - Swings Both Ways (2013)
08 Burt Bacharach - Go Ask Shakespeare (2005)
09 Chris Stills - Harvest (2007)
10 Julianna Raye - More Wine (2002)
11 Dido - I Eat Dinner (2004)
12 Joan As Police Woman - To America (2008)
13 Kiki Herb - Those Were The Days (2000)
14 Ann Wilson - A Hard Rain's a-Gonna Fall (2007)
15 Loudon Wainwright III - The Days That We Die (2012)
16 Pink Martini - Kitty Come Home (2013)
17 Pink Martini - Get Happy/Happy Days Are Here Again (2013)
18 Ben Folds - Careless Whisper (2011)
19 Pet Shop Boys - Casanova In Hell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