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블레이크 4집 [Assume Form] 발매를 앞두고 공개된 커버에 경악했다. 출근하기 싫어 죽겠는 노동자의 월요일 아침 같은 무기력한 눈빛에 한 가닥도 놓치지 않고 시원하게 올린 이마.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충격을 안길 정도의 음악적 변화를 암시한 걸까? 세안 전 모습인가?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건가?
사실 안 믿었다. 저 사진을 진짜 커버로 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음원, 음반(심지어 바이닐까지)이 당당하게(?) 발매되었고 난 아웃케이스로 다른 그림이라도 씌워주길 바랐다.
고통스러웠다. The 1975 팬클럽(NME)이나 칸예 웨스트 일가족(피치포크)이 0점을 줘도 살 음반인데, 저 커버를 계속 봐야 한다는 것이. 하지만 음악적 반전은 있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해 회사 저질 스피커로 앨범 전체를 들었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커버와 깔맞춤 예상했던 앨범은 데일리 텔레그래프, NME 만점, COS 91점, 가디언 80점 등 매체의 호평까지 얻고 있었다. (피치포크는 5.8점)
음반은 국내 발매, 수입 모두 기다리다 지쳐 결국 일본 아마존에서 샀다. 일본반 보너스 트랙으로 ‘Vincent’, 'If The Car Beside You Moves Ahead’ 수록. 아마존 특유의 아찔 배송으로 트레이가 깨졌는데,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부클릿이었다. (다시 펼칠 일은 없겠구나)
제임스야, 음악적 자신감을 앨범 커버로 드러낸 거니?
다시 봐도 안 믿기는 부클릿. 커버 이미지를 펼침형 속지에 또 써먹을 줄은 몰랐다. 제일 볼만한 게 알판이라니... 😭
그래도 올해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에 제임스가 온다는 소식 듣고 망설임 없이 예매했다. 제임스야, 여름엔 이마 내리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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