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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다시 한국에 오는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콜래보레이션 살펴보기

이 연재기사의 네 번째 주인공으로 오지 오스본을 선택하게 된 것은 원년 멤버로 재결성한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 때문(혹은 덕분)이다. 블랙 사바스의 신작 「13」은 묵직한 음악 못지않게 성적도 눈부시다. 밴드는 이 앨범으로 「Paranoid」 이후 43년 만에 영국 차트 1위, 그리고 미국에서는 첫 1위라는 경사를 맞았다. 이것 참 묘하게 흥분되는 소식이다. 


ⓒSony Music

  그럼 본격적으로 오지의 콜래보레이션 역사를 살펴보자. 1988년 리타 포드(Lita Ford)와의 듀엣으로 재미를 본 오지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을 펼친다. 1989년에는 게리 무어(Gary Moore)의 「After The War」에 실린 <Led Clones>, <Speak For Yourself>에서 보컬을 들려줬고, 1990년에는 블랙 사바스 동료 빌 워드(Bill Ward)의 솔로 앨범 「Ward One: Along The Way」에 두 곡이나 참여하며 우정을 과시한다. 이후 드위질 자파(Dweezil Zappa), 앨리스 쿠퍼(Alice Cooper), 인펙셔스 그루브스(Infectious Grooves), 모터헤드(Motorhead)의 레미(Lemmy)와 작업한 오지는 1994년 킴 베이싱어(Kim Basinger)와 함께 워즈 낫 워즈(Was Not Was)의 곡을 리메이크한 <Shake Your Head (Let's Go To Bed)>로 영국 차트 4위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한다. 

  왕성한 콜래보레이션으로 다양한 장르와 조우한 오지는 1994년 미국의 유명 코미디 인형극 머펫(The Muppets) 시리즈의 컴필레이션 「Kermit Unpigged」에서 극중 캐릭터인 미스 피기(Miss Piggy)와 함께 부른 <Born To Be Wild>로 뜻밖의 재미를 선사한다. 1998년에는 미국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The South Park) 시리즈의 컴필레이션 「Chef Aid: The South Park Album」에 참여해 크리스탈 메소드(The Crystal Method), 잭 블레이즈(Jack Blades) 외 여러 아티스트와 합작한 <Nowhere To Run>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음악을 선보인다. 또한 하드록과 힙합의 조합을 콘셉트로 잡은 컴필레이션 「Loud Rocks」(2000)에 실린 <For Heaven's Sake 2000>은 우탱 클랜(Wu-Tang Clan)의 곡으로 오지가 노래하고 토니 아이오미(Tony Iommi)가 기타를 연주해 더 흥미롭다.  

  1990년대 말 링고 스타(Ringo Starr), 릭 웨이크먼(Rick Wakeman) 등 거장들 앨범에 참여한 오지는 당시 신인급 밴드였던 콜 챔버(Coal Chamber)의 2집 「Chamber Music」에 실린 피터 가브리엘(Peter Gabriel) 커버곡 <Shock The Monkey>에서 보컬을 맡으며 특별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리고 총 2장이 발매된 블랙 사바스 트리뷰트 앨범 「Nativity In Black: A Tribute To Black Sabbath」에 모두 참여한 오지는 힙합 뮤지션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가 <Iron Man>을 샘플링한 <This Means War!!>에도 힘을 보태며 블랙 사바스를 향한 애정을 과시한다. 한편 자신과 쏙 닮은 딸 켈리 오스본(Kelly Osbourne)과 듀엣을 이룬 블랙 사바스 시절의 명곡 <Changes>는 2003년 오지에게 생애 첫 영국차트 1위라는 기록을 안기게 된다. 

  2000년대의 주 무대는 헤비메탈이었다. 오지는 롭 좀비(Rob Zombie), 블랙 라벨 소사이어티(Black Label Society), 마운틴(Mountain)과 작업하며 아직 노쇠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2005년에는 인도네시아 쓰나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곡으로 리메이크된 <Tears In Heaven>에 여러 아티스트와 참여했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10년에는 초호화 게스트를 자랑했던 슬래쉬(Slash)의 첫 솔로 앨범 「Slash」에 실린 <Crucify The Dead>에서 매력적인 보컬을 들려줬다.


Collaboration Top 3


Lita Ford <Close My Eyes Forever> from 「Lita」(1988)
밴드 런어웨이즈(The Runaways) 출신의 리타 포드는 솔로 데뷔 후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오지와 듀엣을 선보인 이 뜨거운 발라드는 미국 차트 8위에 오르며 최고의 히트곡이 되었고, 리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업적 성공을 안겨주었다.



Alice Cooper <Hey Stoopid> from 「Hey Stoopid」(1991)
전작의 히트곡 <Poison>에 비견될 첫 싱글이 필요했던 앨리스 쿠퍼는 <Hey Stoopid>라는 야심찬 타이틀곡을 완성한다. 조 새트리아니, 슬래쉬 등 막강한 게스트가 동원된 이 곡에서 오지는 백 보컬을 맡았다. 비중은 그리 크진 않지만 특급 조커처럼 활약하는 오지를 만날 수 있다. 영국 차트 21위 기록.



Tony Iommi <Who's Fooling Who> from 「Iommi」(2000)
토니 아이오미가 발표한 첫 번째 솔로 앨범에 실린 곡으로 오지와 빌 워드가 참여했다. 자연스레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곡은 영락없는 블랙 사바스의 재림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블랙 사바스는 곧 재결성 신작을 발표할 분위기였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13년이 더 소요되었다. 그래서 더 극적인 느낌은 있다.

*월간 비굿 매거진 4호에 쓴 글.

+토니 아이오미의 건강 문제로 2014년 시티브레이크에 블랙 사바스 대신 오지 오스본이 내한하죠. 개인적으로 블랙 사바스보다 오지 솔로 곡을 더 많이 알고 있어서 반갑(지만 아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