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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Reunion 9 - 틴 아이돌 스타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팝 그룹으로, 테이크 댓(Take That)

"그들은 1996년 수백만의 소녀들을 눈물짓게 했으며, 1년 전 다시 뭉쳤습니다. 그리고 처음과 같은 큰 성공을 거두었지요. 신사 숙녀 여러분, 영국에서만 10개의 1위곡이 있는 테이크 댓(Take That)입니다."
데이빗 베컴(David Beckham), 2007년 ‘Concert For Diana’에서

5인조 남성 팝 그룹 테이크 댓이 처음 등장했을 때 “영국의 뉴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물론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결성 초기에 발표한 싱글들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을 때 테이크 댓은 여러 클럽과 학교 강당 등에서 꾸준한 공연을 펼치며 이름을 알렸다. 그런 노력의 산물로 1992년 6월에 발표한 싱글 <It Only Takes A Minute>는 영국에서 7위를 기록했고, 데뷔 앨범 「Take That And Party」(1992)도 발매될 수 있었다. 4개의 Top 10 히트곡을 배출한 데뷔 앨범은 영국에서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특히 수록곡 대부분을 작곡한 게리 발로우(Gary Barlow)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영국 최고의 틴 아이돌 스타로 급부상한 테이크 댓은 1년 뒤 2집 「Everything Changes」(1993)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서는 무려 4개의 1위곡이 탄생했다. 1994년에는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소녀 팬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특히 잘생긴 마크 오웬(Mark Owen)의 인기가 높았다. 한결 성숙해진 3집 「Nobody Else」(1995)도 성공했다. 3개의 1위곡을 배출했고, <Back For Good>은 미국에서도 7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하지만 술과 약물, 여자 문제로 말썽을 일으킨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가 그룹을 탈퇴했고, 그것은 해체의 원인이 됐다. 결국 테이크 댓은 1996년 2월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이후 비지스(Bee Gees) 커버곡 <How Deep Is Your Love>를 수록한 「Greatest Hits」(1996)가 발매됐다. 

  그룹 해체 후 게리 발로우와 마크 오웬은 솔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큰 성공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 사이 로비 윌리엄스는 영국의 국민 가수가 되었다. 앨범들은 영국에서 200만장 이상씩 판매됐고, 그가 테이크 댓 출신이라는 것을 잊게 만들었다. 잠잠했던 테이크 댓은 2005년 「Never Forget – The Ultimate Collection」 발매와 더불어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2006년 봄에 ‘Ultimate Tour’를 펼쳤다. 투어가 큰 성공을 거두자 레코드사는 앨범 발매를 제안했고, 로비가 빠진 4인조로 컴백 앨범 「Beautiful World」(2006)를 완성했다. 싱글 <Patience>와 <Shine>이 1위에 올랐고, 앨범은 영국에서 280만장 이상 판매됐다. 그것은 1990년대에 발표한 세 장의 정규앨범 판매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높은 수치였다. 10년 사이에 테이크 댓은 완전히 달라졌다. 모든 멤버가 음악적 역량을 과시했고, 누구나 좋아하는 그룹이 됐다. 후속작 「The Circus」(2008)도 220만장이 판매됐고, 100만 관객을 동원한 ‘The Circus Live’는 영국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투어로 기록됐다. 

  2010년 7월, 테이크 댓은 로비 윌리엄스와 재결합을 선언했다. 다시 5인조로 돌아오기까지는 15년이 걸렸다. 앨범 「Progress」(2010)는 발매 첫 주에 영국에서 52만장이 판매됐다. 그것은 첫 주에 66만장이 팔린 오아시스(Oasis)의 「Be Here Now」(1997) 다음으로 높은 기록이었다. 앨범은 280만장이 판매됐고, ‘Progress Live'는 24시간 만에 134만장의 티켓을 판매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비슷한 시기에 뉴키즈 온 더 블록, 보이존(Boyzone),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도 재결성을 선언했지만, 예전 같은 인기를 얻진 못했다. 2000년대의 가장 성공적인 재결성은 테이크 댓이다. 시대의 변화와 자연스럽게 호흡한 그들은 향수를 자극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음반 시장이 크게 위축된 시기에 재결성해 황금기 때보다 더 많은 앨범을 판매한 것은 실로 눈부신 기록이다. 이 기록은 되도록 빨리 깨졌으면 좋겠다. 참고로 테이크 댓은 현재 2014년 발매를 목표로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재결성 이전 최고의 앨범


Everything Changes (1993)
틴 아이돌 시절을 대표하는 최고 히트작이다. 지금도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는 세련된 팝 발라드 <Pray>, 루루(Lulu)가 게스트 보컬로 참여한 빠른 템포의 댄스곡 <Relight My Fire>, 로비 윌리엄스가 노래하는 밝고 경쾌한 타이틀곡 <Everything Changes>, 마크 오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성숙한 발라드 <Babe>까지 4곡이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차트 3위에 오른 차분한 발라드 <Love Ain't Here Anymore>, 하워드 도널드(Howard Donald)가 작곡한 <If This Is Love>, 복고적인 느낌의 <Whatever You Do To Me>, 로비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손꼽은 <Broken Your Heart>의 완성도도 무시할 수 없다. 히트곡 <Pray>는 1994년 브릿 어워드 베스트 싱글과 비디오를 수상했다. 앨범은 영국에서 120만장 이상 판매됐다.

재결성 이후 최고의 앨범


Beautiful World (2006)
컴백은 반가웠고, 음악은 놀라웠다. 모든 멤버가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고 최소 1곡씩 리드 보컬을 맡았다. 첫 싱글 <Patience>는 <Back For Good>과 유사하면서도 좀 더 성숙한 느낌이다. 담담한 발라드 <Hold On>, <What You Believe In>, 하워드의 딸이 게스트 보컬로 참여한 <Mancunian Way>, 세련된 록 사운드를 들려준 타이틀곡 <Beautiful World>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하모니가 돋보이는 경쾌한 히트곡 <Shine>, 아름다운 팝 발라드 <I’d Wait For Love>, 컨트리 느낌의 <Wooden Boat>도 빼놓을 수 없다. 큰 부담 없이 완성한 음악들은 매우 자연스러웠고, 앨범은 유기적인 사운드를 내게 되었다. 132주간 영국 차트에 머문 앨범은 280만장 이상 판매됐고, 브릿 어워드 3관왕을 차지했다.

월간 핫트랙스 매거진 2012년 7월호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