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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Reunion 7 - 멈추지 않는 항해, 스틱스(Styx)

미국 밴드 스틱스(Styx)는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Come Sail Away>, <Babe>, <Boat On The River>는 지금도 꾸준히 애청되고 있다. 나는 <Lady>로 스틱스를 알게 되었다. 수려한 멜로디와 화음, 세련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생일선물로 받은 「The Grand Illusion」 LP도 생각난다. 데니스 드영(Dennis DeYoung)과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의 러셀 히치콕(Russell Hitchcock) 목소리를 꽤 오랫동안 구별 못했던 에피소드도 있다. 

  스틱스는 1964년 척 파노조(Chuck Panozzo), 존 파노조(John Panozzo) 형제가 데니스 드영과 트레이드 윈즈(The Tradewinds)를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오랜 친구인 제임스 영(James Young)을 영입한 1970년부터 여러 곳을 돌며 공연을 펼쳤고, 1972년 멤버들이 자란 시카고의 소규모 레이블 우든 니켈(Wooden Nickel)과 계약했다. 밴드명도 스틱스로 바꿨다. 그러나 데뷔작은 별 반응을 얻지 못했고, 2집 「Styx  II」(1973)에 수록된 <Lady>가 뒤늦게 인기를 끌었다. 첫 Top 10 히트곡이 된 <Lady>는 밴드의 미래를 바꿨다. 1975년 A&M 레코드와 계약했고, 5집 「Equinox」를 발표했다. 싱글 <Lorelei>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앨범은 미국에서 골드를 기록했다. 투어가 끝난 뒤 존 커럴류스키(John Curulewski)가 밴드를 탈퇴했지만, 기타와 보컬은 물론 작곡능력까지 뛰어난 토미 쇼(Tommy Shaw)를 영입했다. 이때부터 사운드는 크게 달라졌고, 인기도 상승했다. 

  1977년 7월 7일에 발매된 7집 「The Grand Illusion」은 밴드의 전성시대를 열어주었다. <Come Sail Away>가 히트했고, 앨범은 처음으로 차트 10위권에 들었다. 8집 「Pieces Of Eight」(1978)에서는 토미의 활약이 더욱 돋보였다. 히트곡 <Blue Collar Man (Long Nights)>, <Renegade>는 모두 그의 작품이었다. 이후 미국차트 1위곡 <Babe>를 수록한 「Cornerstone」(1979), 최고 히트작이 된 「Paradise Theater」(1981), 미래지향적인 「Kilroy Was Here」(1983)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A&M에서 발표한 7장의 앨범은 미국에서만 1300만장이 넘게 판매됐다. 하지만 데니스와 토미가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밴드는 활동을 멈췄다. 1986년 멤버들이 신작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적은 있지만, 앨범 발매로 이어지진 못했다. 토미는 1988년 테드 뉴전트(Ted Nugent)와 함께 댐 양키즈(Damn Yankees)를 결성했다. 

  1990년 스틱스는 토미 쇼 대신 글렌 버트닉(Glen Burtnik)을 영입, 7년 만에 「Edge Of The Century」를 발표했다. <Show Me The Way>와 <Love At First Sight>가 히트했지만 예전 같은 반응은 얻지 못했다. 밴드는 1992년 활동을 중단했다. 물론 그게 끝은 아니었다. 「Greatest Hits」(1995)에 수록할 <Lady>를 새롭게 녹음하면서 토미가 밴드에 돌아왔고, 1996년부터 다시 투어를 시작했다. 투어는 성공적이었고 3개의 신곡을 수록한 라이브 앨범 「Return To Paradise」(1997)를 발표했다. 그러나 신작「Brave New World」(1999)가 크게 실패했고, 음악적 갈등도 생겼다. 결국 제임스와 토미는 데니스 없이 스틱스를 계속하기로 했고, 데니스는 자신의 동의 없이 활동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데니스가 빠진 밴드는 2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여러 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Big Bang Theory」(2005)는 커버 앨범이었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1년 데니스는 아직 활동 중인 밴드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고, 밴드 공식 사이트에서 데니스의 이름은 지워졌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스틱스는 데니스 없이 지금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꾸준히 공연을 펼치고 있다. 또 한 번의 ‘Return To Paradise’는 불가능해 보여 안타깝다.

재결성 이전 최고의 앨범


The Grand Illusion (1977)
미국에서만 300만장이 판매되며 본격적인 성공시대를 알린 작품이다. 토미와 제임스의 솔로가 돋보이는 타이틀곡 <The Grand Illusion>, 데니스의 신시사이저 연주와 견고한 코러스가 빛나는 <Fooling Yourself (The Angry Young Man)>, 록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Superstars>, 스틱스 최고의 곡이라 할 수 있는 <Come Sail Away>, 제임스가 보컬을 맡은 와일드한 <Miss America>, 블루지한 <Man In The Wilderness>, 아트록적인 구성의 <Castle Walls>와 <The Grand Finale>로 연결되는 마무리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탄탄하고 드라마틱한 구성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유일하게 차트 1위를 차지한 앨범 「Paradise Theater」(1981)도 함께 추천한다.

재결성 이후 최고의 앨범


Return To Paradise (1997)
3개의 신곡과 17개의 라이브 트랙을 수록한 더블 앨범이다. 라이브 앨범은 「Caught In The Act」(1984) 이후 13년 만이다. 신곡으로 토미 쇼가 보컬을 맡은 록 넘버 <On My Way>, 데니스의 전형적인 록발라드 <Paradise>, 1년 전 사망한 멤버 존 파노조에게 헌정한 <Dear John>을 만날 수 있다. 라이브 레퍼토리는 히트곡 모음집보다 더 훌륭하며, 사운드와 호흡도 안정적이다. <A.D. 1928/Rockin' The Paradise>, <Blue Collar Man (Long Nights)>, <Suite Madame Blue>는 라이브가 더 인상적이다. 이후 2000년대에만 5개의 라이브 앨범이 더 공개됐지만, 이 앨범을 따라올 수 없다. 앨범은 미국에서 골드를 기록했다.

월간 핫트랙스 매거진 2012년 5월호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