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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Reunion 1 - 14년만의 재결성, 28년만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던 밴드 이글스(Eagles)

재결성 연재 1. Eagles

2011년 결성 40주년을 맞은 이글스(Eagles)는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미국 밴드다. 정식 발매된 모든 앨범은 미국에서 최소 플래티넘(100만장 이상 판매)을 기록했고, 전 세계 누적 음반판매량은 1억 2000만장을 넘겼다. 앨범들은 지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1970년대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4개의 앨범과 5곡의 싱글을 미국차트 1위에 올려놓았고, 4번의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했다. 인기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탔고, 음악적으로도 꾸준한 변화를 이어갔다. 포크 록과 컨트리부터 로큰롤과 팝, 리듬 앤 블루스까지 영역을 확장시켰다. 꾸준한 앨범 발매와 투어를 이어간 밴드는 큰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멤버들의 관계는 결코 순탄치 못했다. 잦은 음악적 충돌로 서로를 비방했고, 공공연히 ‘해체’를 운운하기도 했다. 경쟁하듯 싸우는 과정 속에서 몇 번의 멤버 교체도 겪어야 했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명곡들은 이처럼 첨예한 대립을 거쳐 완성됐다. 당시 멤버들에겐 양질의 음악을 완성시켜야한다는 강한 의무감이 존재했다.

여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The Long Run」이 완성될 무렵, 밴드는 타이틀과 반대의 길을 걷고 있었다. 멤버들은 밴드에 점점 흥미를 잃었고, 솔로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라이브 앨범이 발매됐고, 결국 1982년 5월에 공식적으로 해체 선언을 했다. 멤버들은 비슷한 시기에 모두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돈 헨리(Don Henley)와 글렌 프레이(Glenn Frey)는 솔로 활동으로도 성공을 거뒀다. 한편 멤버들의 관계는 해체 이후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아 재결성은 실현 불가능한 일로 보였다.

그들이 이글스로 다시 뭉치기까지는 14년이 걸렸다. 얼터너티브 록 열풍이 수그러들던 1994년, MTV 공연을 통해 거짓말 같은 재결성이 이뤄졌다. 과거의 명곡들로 구성된 라이브와 4개의 신곡을 더한 앨범 「Hell Freezes Over」도 공개했다. 언플러그드 형식으로 새롭게 연주한 <Hotel California>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미국에서만 800만장 넘게 팔렸다. 이후 미국과 유럽을 돌며 몇 번의 공연도 펼쳤다. 신곡으로만 채운 새 앨범 발표는 없었지만, 재결성 이후 음반 판매고가 급증했다. 초기 히트곡을 모은 「Their Greatest Hits 1971-1975」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Thriller」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 1~2위를 다퉜다. 지금까지 이 앨범은 미국에서 29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2000년대에도 밴드는 가끔씩 공연을 펼쳤다. 박스 세트와 9년만의 신곡 <Hole In The World>를 수록한 새로운 히트곡 모음집도 출시했다. 그리고 2007년, 누구도 예상치 못한 28년만의 스튜디오 앨범 「Long Road Out Of Eden」으로 돌아왔다. 그해 최고의 깜짝 이벤트였고, 음악적으로도 퇴색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올해 3월, 대한민국에서도 그들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무려 3시간동안 이어진 감동의 무대였다. 이성이 아닌 본능과 무의식으로 진행되는 일이라는 돈 헨리의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느껴졌을 정도로, 연주와 사운드 모두 완벽했다.

그들은 현재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호텔에서의 2회 공연을 앞두고 잠시 휴식중이다. 조 월시(Joe Walsh)의 얘기처럼 이글스는 모든 걸 가진 밴드였다. 팝 역사에 남을 명곡과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했던 앨범, 그리고 가장 성공적인 재결성 사례까지 남기게 되었다. 


재결성 이전 최고의 앨범 - Hotel California (1976)
탄탄한 록 사운드를 선사한 이글스 최고의 히트작이다. 미국에서만 1600만장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레코드와 최우수 편곡상을 수상했다. 연주와 화음, 멜로디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Hotel California>와 편안한 <New Kid In Town>이 크게 히트했고, 짜릿한 록 넘버와 빼어난 발라드들을 수록했다. 지금도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대표적인 앨범으로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재결성 이후 최고의 앨범 - Long Road Out Of Eden (2007)
28년이란 시간이 무색할 만큼 여전하면서도 놀라운 완성도로 모두를 감동시킨 앨범이다. 투어와 병행하지 않는 원칙 때문에 앨범을 완성하기까지 7년이 걸렸고, 100분에 가까운 더블 앨범이 되었다. 35년 전으로 돌아간 <How Long>은 모두를 들뜨게 했고, <Guilty Of The Crime>과 <Do Something>, 대곡 <Long Road Out Of Eden> 등 전성기 못지않은 곡들로 가득했다. 밴드 최초로 영미 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그래미 어워드에서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월간 핫트랙스 매거진 2011년 10월호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