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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전주 맛집투어


작년 초여름에 처음 간 전주 이미지가 너무 좋았다. 깨끗하고 조용하며, 음식도 맛있는 도시. 흔해빠진 체인점들도 많이 보이질 않는다. 문제는 전주를 찾은 날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는 것. 어찌나 춥던지 얼굴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무심코 콧물 흘리면 고드름 생길 것 같은 미친 날씨. 관광은 줄이고, 대신 맛집들 찾아다니며 빈둥거리기로 결정.


숙소 덕만제.
무엇보다 깔끔하고, 방안에 화장실이 있어서 좋았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도청 근처에 있는 ‘뜰안채’ 간장게장 정식
맛있는 간장게장에 먹을 만한 반찬들까지 푸짐하게 나오는데 가격은 겨우 7,000원. 서울에선 게장 없이 백반이라며 비슷한 돈 받을 수준인데 말이지. 저녁에 시킬 경우 9,000원. 그래도 저렴하다. 서울에서 비싼 곳은 2~3만원 하니까. 정말 오랜만에 밥도둑이 됐다. 참고로 난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겐, 게딱지를 양보할 의향이 있다.


여긴 연잎밥과 오리 고기를 파는 ‘백련마을’
10,000원하는 연잎밥 정식은 거의 한정식 수준이다. 서울에선 저 국을 메인으로 반찬 몇 개 주면서 비슷한 돈을 받는데 말이지. 저 어마어마한 반찬들에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제육볶음과 전, 찌개가 추가됐다. 괜히 오리 시켰으면 반도 못 먹고 배터질 뻔 했다. 내 부실한 위장은 역시 겸손할 필요가 있어.




전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형적인 여행자의 마음인가?


가게가 예뻐서 들어간 전통찻집 ‘고신’
고급 황차도 맛있고, 저 땅콩같이 생긴 정체모를 녀석은 묘한 중독성이 있다.
느긋하게 차를 마시는 건 참 행복한 일이야.

 


시장 안에 있는 콩나물국밥집 ‘현대옥’
위생적이진 않아 보이지만, 맛은 기가 막히다. 데운 계란에 김을 말아먹는 것도 별미. 푸짐한 국밥 한 그릇에 5,000원. 다만 내가 먹기엔 간이 좀 세다. 다음번에는 조미료 안 쓰는 것으로 유명한 집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어봐야겠다. 유명한 삼백집은 너도나도 비추를 날림.


이번에도 못간 디저트 카페 ‘외할머니 솜씨’
여름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겨울엔 문을 안 열어서 가지 못했다. 이러다 할머니 돌아가시겠어.



한옥마을 카페 ‘한옥길을 타박타박’
가게가 예쁘고 밀크티도 맛있다. 커피맛도 좋고.
쫄깃한 와플은 너무 비쌌다. 저 작은 녀석이 8,000원. (간장게장보다 비싸다니!)

날씨 풀리면 또 가야겠다. 전주처럼 가기 편하고, 머무르기 좋은 곳이 없는 것 같다.


그나저나, 뭔가 나답지 않은 포스팅. 그래도 이 정도면 친절한 편. 맛집 정보들은 윙스푼을 뒤져보세요.



Written By 화이트퀸 (styx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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