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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퀸의 음악여행

퀸(Queen)의 BBC 라디오 세션을 모두 수록한 앨범 'On Air' 해설지 본문

음악/퀸(Queen)

퀸(Queen)의 BBC 라디오 세션을 모두 수록한 앨범 'On Air' 해설지

화이트퀸 2019.09.05 10:40

Queen : On Air (2016년 11월 4일 발매)

퀸의 BBC 라디오 세션을 모두 수록한 최초의 컬렉션
QUEEN : ON AIR
The Complete BBC Radio Sessions


올여름 영국 차트를 집계하는 오피셜 차트 컴퍼니(Official Charts Company)60주년을 기념하며 지금까지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 60을 발표했다. 영예의 1위를 차지한 앨범은 지금까지 400만 장 가깝게 판매된 퀸의 [Greatest Hits](1981)였다. 후속편인 [Greatest Hits II](1991) 10위에 올랐다. 그만큼 퀸의 인기가 꾸준했다는 방증이다.

 

어느덧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25주기를 앞두고 있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도 퀸은 여전히 뜨겁다. 특유의 세심한 작업과 풍성한 콘텐츠로 일반적인 재발매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앨범은 거의 매년 출시되어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또한, 2016년에는 아담 램버트(Adam Lambert)와 함께 약 4개월간 24회 공연을 펼쳤다. 아시아 투어 일정에 한국이 빠져 조금 아쉬웠지만 말이다.

 

아담 램버트와의 투어가 마무리될 무렵, 공식 홈페이지에 놀라운 뉴스가 업데이트되었다. 퀸의 BBC 라디오 세션을 모두 수록한 앨범이 최초로 정식 발매된다는 뉴스였다. 1973년부터 1977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녹음한 BBC 라디오 세션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퀸의 70년대 사운드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을 흥미로운 기록이다.

 

Queen At The Beeb

BBC 라디오 세션이 앨범으로 처음 발매된 것은 1989년이다. 1973 2월과 12월에 녹음한 세션으로 구성된 앨범은 영국에서 [At The Beeb]이라는 타이틀로 발매되었다. 미국에서는 1995 [At The BBC]로 발매되었는데, 커버와 타이틀이 바뀌면서 팬들이 새로운 앨범으로 착각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필자도 그중 한 명으로 두 개의 앨범을 모두 구매했다.) 또한, 2011년 유니버설에서 재발매한 정규 앨범 보너스 디스크에 BBC 라디오 세션 일부가 수록되어 확장판 발매의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Queen At The BBC

‘Ogre Battle’을 뺀 나머지는 모두 데뷔 앨범 수록곡이었던 [At The Beeb]은 당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별다른 홍보 없이 발매되어 영국 차트 67위라는 성적을 기록했다. 연주와 녹음 상태 모두 뛰어났지만, 눈에 띄는 히트곡이 없어 큰 화제를 모으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열혈 팬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들어봐야 할 앨범으로 언급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 발매된 [On Air : The Complete BBC Radio Sessions]는 리마스터링을 거친 [At The Beeb] 또는 [At The BBC]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초기 명곡들은 물론 히트곡 ‘Now I'm Here’, ‘We Will Rock You’, ‘It's Late’ 등 데뷔 이전부터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시기까지의 활약상이 일목요연하게 담겼다. 음질도 매우 뛰어나다. 앨범은 24개 트랙으로 구성된 2CD 버전과 3LP 바이닐 에디션, 그리고 6CD 버전의 딜럭스 에디션을 함께 발매한다

 

2CD 버전

세션별 소개


CD1
Session 1 (1973
2 5일 녹음)
01. My Fairy King
02. Keep Yourself Alive
03. Doing All Right
04. Liar

 

197211, 데뷔 앨범 녹음을 마친 퀸은 레이블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관심을 보인 EMI는 확신을 갖지 못했고, 밴드는 미래가 불확실해 보였다. 그때 BBC 라디오 방송이라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퀸은 1973 2 5, BBC 라디오 1사운즈 오브 더 세븐티스(Sounds Of The Seventies)’를 위해 네 곡을 녹음하였고, 그 세션은 열흘 뒤에 방송되었다.

퀸의 역사적인 방송 데뷔는 ‘My Fairy King’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초창기 사운드를 대표하는 이 매력적인 곡은 신비한 보컬과 드라마틱한 전개가 돋보인다. 또한,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의 피아노 실력을 드러낸 첫 번째 곡이기도 하다. 아직 데뷔 앨범도 발표하지 않은 퀸의 음악을 라디오로 들을 수 있던 그 시절을 상상해보자. 이 노래를 모른다면, 더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퀸의 첫 번째 싱글 ‘Keep Yourself Alive’, 뛰어난 구성력과 연주력이 돋보이는 ‘Liar’의 사운드는 보다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데뷔 앨범보다 뛰어나다. 퀸의 전신 밴드인 스마일(Smile) 시절에 만든 ‘Doing All Right’는 섬세한 발라드와 격렬한 하드록이 조화를 이뤘다. 참고로 본 세션에서는 로저 테일러(Roger Taylor)가 후반부 보컬을 맡았다. 데뷔 앨범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버전이다.

 

퀸의 첫 번째 세션은 훌륭했습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밴드라 연주도 매우 능숙했어요.” – 프로듀서 제프 그리핀(Jeff Griffin)

Session 2 (1973
725일 녹음)
05. See What A Fool I’ve Been
06. Keep Yourself Alive
07. Liar
08. Son And Daughter

 

BBC 라디오 세션이 방송된 이후 약 한 달 만에 EMI와 계약한 퀸은 데뷔 앨범 [Queen]713일에 발표했다. 프로모션용으로 방송국에 보낸 첫 싱글 ‘Keep Yourself Alive’는 전주가 길다는 이유로 라디오에서 다섯 번 정도 거절당했지만, BBC TV 연출자인 마이크 애플릿(Mike Applet)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TV에 소개되었다. 변함없이 ‘Keep Yourself Alive’를 거절했던 BBC 라디오는 퀸에게 두 번째 라디오 방송을 제안했다. 방송 출연을 승낙한 퀸의 두 번째 BBC 라디오 세션은 7 25일에 진행되었다. 앞선 세션에서 좋은 연주를 들려준 ‘Keep Yourself Alive’, ‘Liar’는 두 번째 세션에도 포함되었다.

 

전반적으로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긴장감이 느껴졌던 첫 세션보다 훨씬 여유롭다. 첫 세션이 스튜디오 앨범 녹음에 가까웠다면, 이번 세션은 스튜디오 라이브에 더 가깝다. 정규 앨범에 수록하지 않은 슬로우 템포의 블루스 트랙 ‘See What A Fool I’ve Been’을 연주한 것도 과감한 선택이다. 이 곡은 미국 포크의 선구자인 소니 테리(Sonny Terry)와 브라우니 맥기(Brownie McGhee)의 고전 'That's How I Feel'에서 영감을 얻었다.

 

두 번째 세션의 하이라이트는 6분간 연주하는 헤비 블루스 록 ‘Son And Daughter’. 퀸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시작한 1970년부터 연주했을 만큼 오래된 곡이지만,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편곡으로 녹음한 것은 이게 처음이라 더 흥미롭다.

Session 3 (1973
123일 녹음)
09. Ogre Battle
10. Modern Times Rock’n’Roll
11. Great King Rat
12. Son And Daughter

 

모트 더 후플(Mott The Hoople) 공연의 오프닝 밴드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퀸은 1973 12 3, 세 번째 BBC 라디오 세션을 갖게 된다. 공연과 두 번째 앨범 작업을 병행하는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큰 어려움 없이 녹음을 마쳤다.

 

[Queen II]에 실리게 되는 ‘Ogre Battle’ 사운드는 정제된 앨범 버전과 차이가 있다. 인트로가 생략되었고, 투박한 비트는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로저 테일러가 노래하는 ‘Modern Times Rock’n’Roll’은 보컬이 더 선명하게 들린다는 것 정도를 빼곤 큰 차이가 없다.

 

세 번째 세션에서 가장 흥미로운 곡은 하드록 성향의 ‘Great King Rat’이다. 녹음 상태는 물론 연주도 앨범 버전보다 더 뛰어나다. 앞선 세션보다 더 길어진 ‘Son And Daughter’는 완성도를 높였다. 브라이언 메이(Brian May)는 한결 진화된 기타 솔로와 함께 'Brighton Rock'의 원형을 만들어냈다. 지난 10개월간 앨범 계약, 데뷔 앨범 발표, 오프닝 밴드 공연까지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가진 세 번의 세션에서 보여준 퀸의 성장세는 눈부셨다.

CD2

Session 4 (197443일 녹음)
01. Modern Times Rock’n’Roll
02. Nevermore
03. White Queen (As It Began)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한 퀸은 약 한 달간 영국 전역을 돌며 공연을 펼쳤다. 자신들의 실력을 제대로 과시한 레인보우 극장 공연을 끝으로 영국 투어를 마무리한 퀸은 3일 뒤 네 번째 BBC 라디오 세션을 갖게 된다.

 

‘Modern Times Rock’n’Roll’은 앞선 세션보다 더 느리게 연주되며, 거칠고 무겁다. 후반부에 프레디 머큐리 목소리를 잠시 들을 수 있는 게 흥미롭다. 이별을 겪은 이의 비통함이 담긴 짤막한 발라드 ‘Nevermore’는 라이브에 적합한 편곡이 인상적이다. (아쉽게도 라이브에서 연주한 기록은 없다.) 프레디의 피아노 연주와 보컬이 돋보이는 발라드 ‘White Queen (As It Began)’은 다른 훌륭한 라이브 버전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본 세션의 유일한 아쉬움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 다른 세션에 비해 적은 곡을 연주했다는 것이다.

Session 5 (1974
1016일 녹음)
04. Now I’m Here
05. Stone Cold Crazy
06. Flick Of The Wrist
07. Tenement Funster

 

세 번째 앨범 [Sheer Heart Attack] 발매를 3주 정도 앞둔 퀸은 다섯 번째 BBC 라디오 세션을 가졌다. 이번에는 지난 앨범 수록곡은 제외하고 곧 발매될 새 앨범에서만 4곡을 선택했는데, 첫 싱글로 내정된 ‘Killer Queen’은 연주하지 않았다. 첫 히트곡 ‘Seven Seas Of Rhye’의 원동력이었던 탑 오브 더 팝스(Top Of The Pops)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곡을 연주하는 멤버들의 자세는 사뭇 진지하다. 새로운 투어의 오프닝을 맡게 되는 역동적인 로큰롤 'Now I'm Here', 매섭게 질주하는 'Stone Cold Crazy'를 연주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매력적인 코러스의 장점을 잘 살리고 새로운 기타 솔로를 가미한 'Flick Of The Wrist', 로저 테일러의 허스키한 보컬이 더 힘있게 들리는 'Tenement Funster'는 앨범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Session 6 (19771028일 녹음)
08. We Will Rock You
09. We Will Rock You (Fast)
10. Spread Your Wings
11. It’s Late
12. My Melancholy Blues

 

어느덧 최고의 밴드로 올라선 퀸은 여섯 번째 앨범 [News Of The World]가 발매되던 날에 여섯 번째 BBC 라디오 세션을 갖게 된다. 이번에도 새 앨범에서 4곡을 선택했는데, 놀라운 결과물이 나왔다.

 

두 개의 파트로 나눈 히트곡 We Will Rock You’는 가장 흥미로운 세션의 오프닝다운 위용을 과시한다. 오리지널 버전을 짧게 연주한 트랙 후반부에는 독일 소설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싯다르타(Siddhartha)’를 낭독하는 것이 15초가량 삽입되기도 했다. 이어지는 'We Will Rock You (Fast)’는 제목처럼 오리지널 버전을 빠르게 연주한 것으로 몇 년간 공연의 오프닝을 장식했다. 특히 본 세션은 패스트 버전의 유일한 스튜디오 녹음이라 가치가 매우 높다.

 

에너제틱한 발라드 ‘Spread Your Wings’는 역동적으로 편곡됐다. 템포를 높이면서 드라마틱한 마무리를 짓는 후반부는 본 세션에서만 들을 수 있어 흥미롭다. 강철처럼 단단한 록 트랙 ‘It’s Late’‘Get Down, Make Love’를 삽입하는 색다른 구성을 취했다. 재지한 피아노 발라드 'My Melancholy Blues'에는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 연주가 더해졌다. 역시 스튜디오 버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최상의 보컬과 연주, 과감한 편곡, 주옥같은 레퍼토리까지. 그야말로 모든 게 완벽하다. 오래전부터 정식 발매를 기다린 팬으로서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앨범의 가치를 드높이는 본 세션은 이제 막 퀸에 입문한 팬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다양성이 돋보이는 앨범 [News Of The World]까지 함께 들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글. 화이트퀸 (유니버설 뮤직에서 발매한 2CD 버전 해설지)

 

6CD 버전

※ 딜럭스 에디션에는 1973년 런던 골더스 그린 히포드롬, 1981년 상파울루 모룸비 경기장, 1986년 만하임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엮은 컬렉션, 1976년부터 1992년까지의 인터뷰를 정리한 컬렉션이 보너스로 수록되었다. ‘퀸의 모든 것을 소장하고 싶은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다. (해설지에서는 빠진 내용)

 

※ 프레디 머큐리의 73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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