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1일. 메탈리카의 네 번째 내한공연 간략 후기 (콘텐츠 유실로 다시 올립니다 ㅠㅠ)
#1 공연장 가는 길
퇴근할 무렵, 내 주변 사람들은 열심히 고척돔을 가고 있거나 이미 도착해있었다. SNS로 확인된 인원만 최소 50명은 넘었으니, 동창회 수준이라 할 수 있을 듯. 서울역에서 갈아탄 인천행 1호선은 ‘지옥행 열차’였다. 이제 막 열차를 탔을 뿐인데, 벌써 스탠딩 입장하고 메탈리카가 등장한 것 같았다.
#2 오프닝 밴드
베이비 메탈 때문에 메탈리카 티켓 끊은 아재가 내 주변에도 있었지만, 나는 과감히 패스했다. 메탈리카 공연을 20분 앞둔 8시 10분 정도에 공연장 도착. 공연장 앞에서 촌스러운 인증의 정수를 보여줌.
#3 지각쟁이 메탈리카
8시 30분이 지났는데, 메탈리카가 안 나온다. 막차를 놓칠까 봐 초조해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트위터 폭발함. 택시 협회 배려하는 메탈리카? 아니면 저녁 먹으러 한정식집이라도 간 건가? 공연장에서는 마릴린 맨슨, 림프 비즈킷,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콘, 슬립낫을 다 틀어주고 있었다. 세기말 대세들.
#4 20분이 지나도 안 나옴
이제야 나올 것 같던 메탈리카는 안 나오고, 림프 비즈킷이 부르는 조지 마이클의 ‘Faith’가 나왔다. 베이비 메탈 벌써 출국한 거 아니야?
#5 드디어 등장한 메탈리카
9시를 넘기자 조명이 꺼지고, 메탈리카 등장. 오프닝으로 ‘Hit the Lights’를 예상했는데, 신곡을 연달아 2개 연주했다. 무슨 노래인지 잘 모르겠다는 관객이 많아 보였지만, 초반이라 분위기는 꽤 뜨거웠다. 익숙한 ‘Sad But True’가 흐르자 관객들의 환호도 커지기 시작함.
#6 예상치 못한 셋리스트
곡 수는 같았지만, 셋리스트의 변화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신곡이 많아졌다는 것. 한국 공연은 ‘Now That We're Dead’, ‘Halo On Fire’를 최초로 연주한 공연이 되었다. ‘The Memory Remains’, ‘Creeping Death’, ‘Whiskey In The Jar’가 빠진 것은 아쉽지만, ‘The Unforgiven’, ‘Battery’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One’의 레이저 쇼
마스터! 마스터!
#7 회춘한 베테랑들
멤버들 연령이 5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노쇠하지 않은 것 같다. 제임스 헷필드는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 좋아 보였고. (이래서 관리가 중요하구나. 맨슨, 보고 있나?) 공연이라면 지겨울 정도로 많이 해본 베테랑들다운 여유도 느껴졌다. “괜히 메탈리카가 아니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8 관객, 사운드
메탈리카가 최근에 무슨 앨범 냈는지도 모르는 오랜 팬들, 큰 기대를 하고 열심히 예습한 팬들, 그냥 끌려온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아쉽게도 스탠딩석 점령한 아재들 매너가 좋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관람한 좌석에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도 계셨다. (멋져요) 사운드는 엉망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그래도 메탈리카여서 이 정도 사운드를 낸 게 아닐까 싶다. 그간 악스 홀에서 경험한 ‘최악의 사운드’들에 비하면, 그래도 양호했다. 물론 다음날까지 귀가 얼얼했지만.
친절하게 마지막 인사까지 건네고 퇴장하는 메탈리카 멤버들
#9 총평
메탈리카를 공연장에서 본 건 처음이었기 때문인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밌었다. 공연 끝나고 집 앞에서 마신 맥주 1병의 여파는 다음날까지 이어졌지만 말이다.
내한공연 Setlist
* The Ecstasy of Gold (Ennio Morricone song)
01 Hardwired
02 Atlas, Rise!
03 Sad But True
04 Wherever I May Roam
05 The Unforgiven
06 Now That We're Dead (Live Debut)
07 Moth Into Flame
08 Harvester of Sorrow
09 Halo on Fire (Live Debut)
10 The Four Horsemen
11 One
12 Master of Puppets
13 For Whom the Bell Tolls
14 Fade to Black
15 Seek & Destroy
Encore
16 Battery
17 Nothing Else Matters
18 Enter Sandman
+ 메탈리카 공식 홈에서 판매하는 2017년 한국 공연 실황. CD 버전은 배송료 포함 50000원이 넘어 디지털로 샀다. ($9.95) 정식 라이브 앨범 같은 사운드는 아니지만, 감상용으로 충분하다. 링크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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