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늦은 감이 있지만, 자체적인 ‘딜런 꺼내듣기 주간’을 맞아 박스셋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이 앨범을 손에 넣었을 때, 마음에 드는 이성 친구 손을 처음 잡은 소년의 기분처럼 가슴이 뛰었습니다. 지금은 바라보기만 하도 흐뭇하네요. 'Limited Edition'이라고 적힌 저 금딱지도 마음에 듭니다. 아직 품절은 아닌 상태.
구성은 초기 앨범 8장(9 CD) + 60페이지 분량의 부클릿 + 작은 유인물(?)입니다. 품질은 LP 미니어처 박스셋이라면 최소한 이 정도는 만들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100% 완벽하진 않지만, 오리지널 LP를 재현하는데 꽤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보입니다.
CD 1: Bob Dylan (1962)
딜런도 이렇게 풋풋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CD 2: The Freewheelin’ Bob Dylan (1963)
LP 듣던 시절, 턴테이블에 가장 많이 올라간 밥 딜런 앨범입니다. 지금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 이 앨범이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휴일 오후에 느긋하게 이 앨범을 들으면서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런 미친 생각을.
CD 3: The Times They Are A-Changin’ (1964)
우선 딜런의 표정이 마음에 들고, 커버의 거친 질감을 재현한 것은 감동적입니다. 심지어 가사집도 재현했군요.
CD 4: Another Side Of Bob Dylan (1964)
초기 딜런 앨범 중 가장 열심히 듣지 않은 앨범입니다. 그걸 강조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사진도 엉망으로 찍혔군요. 구성도 약간 부실.
CD 5: Bringing It All Back Home (1965)
가장 인상적인 커버 중 하나입니다. 구성은 역시 좀 부실하죠.
CD 6: Highway 61 Revisited (1965)
저에겐 교과서 같은 앨범입니다. 좋아질 때까지 억지로 듣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 테이프를 한 서른 번 들었더니, 좋아지진 않고 익숙해지긴 했습니다. 포크 록과 미국적인 록에 익숙해진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우측에 있는 저 초상화(?)는 제가 가지고 있던 LP에는 없었습니다.
CD 7: Blonde on Blonde (1966)
골수팬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 완벽한 더블 LP 재현입니다. CD는 원래 1장으로 발매됐는데, 박스셋은 2 CD입니다. 게다가 더블 재킷도 재현하고 있습니다. 개별 출시를 했다면 나름 불티나게 팔렸을 수도 있었겠지만, 개별 출시는 없었죠. LP로는 없었던 앨범이라 좋아서 입이 벌어졌습니다.
CD 8: John Wesley Harding (1967)
이 앨범도 흐뭇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요. 리마스터링 CD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샀던 앨범인데, 이렇게 모노 버전도 구하게 되는군요.
가격: ★★★★
패키지: ★★★★
가치: ★★★★★
합계: ★★★★☆
수입반 할인 행사할 때 어서 지르세요. 가진 앨범 조금만 팔면 됩니다. 이건 ‘소장용’이 아니라 ‘감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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