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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Arco - Yield (2010) '안녕 아르코, 가끔은 그 따뜻한 울림이 그리울거야'



01 Dry 02 Eyes To See 03 Stars 04 Weatherman 05 Restless 6 Show 07 Out Of Myself 08 Michael
09 Undone 10 Down 

잠시만 혹은 영원한 안녕

잔잔한 선율과 느릿한 템포, Arco 특유의 나직함에 젖어드는 것은 익숙하면서도 빈번하지 않다. 가끔의 만남 속에서도 반가움이 지속되는, 약간의 오랜 공백도 어색하지 않은 편안한 친구 같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Yield'가 무려 6년만의 신작이라는데 반가움 이상의 큰 감흥은 없다. 게다가 Arco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마지막 정규 앨범이라는 소식도 전해왔지만 큰 슬픔은 없다. 오래된 연인들이 관계를 청산할 때 느끼는 (이미 무디어진 마음의) 텁텁한 여운 같은 것일까?

그들은 마치 건조한 작별인사와도 같은 오프닝 ’Dry'의 미약한 흔들림과 더불어 잠시만 혹은 영원한 안녕을 외친다. ‘Eyes To See'를 통해 전달되는 Arco 특유의 몽환적 선율에 나의 마음도 스르르 녹아내린다. 약간은 격렬한 마지막 20초의 끝맺음이 다소 의외이기도 하다. 곧이어 꿈결 같은 ’Stars'를 통해 다시금 아득함이 빠져들지만 말이다. ‘Show'와 ’Undone'이라는 곡도 비슷한 느낌이다. 아마도 가장 익숙하면서 편안할 곡들이 될 테다.

‘Weatherman’와 ‘Restless’를 무심코 흘려들으며 모든 것들이 잠잠해졌음을 느낀다. 유독 짙으며 조금은 강인한 ‘Out Of Myself’가 나를 살짝 흔들어준다. ‘Dry'로 시작하여 ’Down'으로 끝나는 앨범은 40분도 되지 않는 시간이다. 마지막이랍시고 과도한 야심을 드러내거나 장황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당연하게도) 없다. Arco의 작별인사가 던지는 무게감은 종이 한 장 차이의 가벼움이다. 무겁거나 요란하지 않을수록 행복한 작별이 성립됨을 입증이라도 하는 것 같다.

Arco의 음악들은 이따금씩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소리로 대신해주었다. 모 음악 사이트 광고로 매우 적절하게 쓰였던 ‘Perfect World'라는 곡은 굉장히 좋은 예시가 되기도 했다.  Arco의 마지막 순간을 혼자 느끼기에는 너무도 쓸쓸할 것 같아 CD 2장을 샀다. 같은 CD를 동시에 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마침 현재의 Arco를 알고 있던 친구가 있었고 소리로 대변될 선물을 할 수 있었다. 선물이라는 것은 마음이 움직일 때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니까.

Goodbye, Arco

가끔은 그 따뜻한 울림이 그리울거야.





Written By 화이트퀸 (styx0208@naver.com)
http://whitequeen.tistory.com

  • 어쩌다퀸 2010.05.10 01:26

    '안녕'이란 말조차 하지 않고 떠나가는 연인을 붙잡을 순 없겠지만 함께한 시간만큼 많이 그리워 할테죠.
    잎이 마르기 전 언제나 적당한 때에 물을 주는 부지런한 당신은 또 한번 날 감동시키네요. 늘 고마워요.

    • Favicon of https://whitequeen.tistory.com BlogIcon 화이트퀸 2010.05.12 10:32 신고

      감동적인 멘트를 읽다가 '부지런'이란 단어에 급 뜨끔했답니다. ㅎㅎ 어쩌다퀸님, '어쩌다퀸' 닉네임은 '어쩌다' 쓰신거예요?

  • 어쩌다퀸 2010.05.13 18:11

    살면서 '어쩌다' 생기는 일들이 지루한 일상에 쏠쏠한 재미를 주지요. 근데 닉네임은 어쩌다 쓴건지 기억 안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