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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퀸의 음악여행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 5월 19일 내한 공연 사진들 본문

음악/오아시스(Oasis)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 5월 19일 내한 공연 사진들

화이트퀸 2019.05.24 14:44

노엘 공연에 가는 건 늘 어려웠다. 2012년 공연은 티켓팅 실패하고 매일 취소 표 뒤지다 공연 하루 추가돼서 겨우 갔고, 2015년 공연은 티켓팅 실패 후 취재를 하게 되어 갈 수 있었다. 작년 공연은 티켓팅 놓치고 어영부영 넘기게 됐다. 

이런 메시지가 떠서 망한 줄 알았다.

올해 공연은 미리 예매 페이지를 열어놓았다. 하지만 미츠키, 크라프트베르크를 예매했을 때 같은 설렘과 비장함이 없었다. 

예매는 예상외로 수월했다. 욕심을 버리고 선택한 지정석 S는 인기가 없었다. 공연장이 올림픽 홀이라 일요일 공연은 빠르게 매진됐는데 얼마 뒤 월요일 공연이 추가되면서 티켓팅 실패한 팬들은 환호, 80만원까지 불렀던 ‘자칭 원가 양도’ 사기꾼들은 눈물을 쏟았다. 

영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축덕 (사실 최근 2년간 노엘은 축구 경기와 맨시티 유튜브 채널에서 더 자주 봤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공연 당일 새벽에 열린 FA컵까지 우승. (노엘은 이 경기를 한국에서 봤다)

2시가 채 안 되었는데 공연장에 도착한 친구들도 있었다. (존경스러운 열정과 체력) 나는 차를 가지고 올림픽 공원에 갔는데, 입구 주변에서 차가 많이 막혔다. 크라프트베르크 공연 날과 확연히 다른 혼잡한 주차장. 순간 “노엘 인기가 이 정도야?”라고 생각했는데 주차장 주변에 걸린 나훈아 콘서트 현수막 보고 1초 만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어쩐지, 중장년층이 유달리 많더라. 난 그게 늙은 노엘 팬인 줄 알았어)

마크 마텔 공연은 이미 끝났습니다….
비를 부르는 노엘. 이 정도면 굿즈에 우산도 추가해야 할 듯

공연장 주변에서 프란츠 퍼디난드 1집 티 입은 분을 봤는데, 순간 ‘모마님!’을 외칠 뻔했다. (한국 프란츠 일인자) 오아시스 티와 맨시티 유니폼 입은 팬이 주변에 많이 보였고 나는 보위 티를 입었다. 

입장 지연으로 공연도 30분 늦게 시작됐다.

공연은 초반부터 활활 타올랐다. 관객들이 ‘Fort Knox’, ‘Holy Mountain’에 이렇게까지 열광할 줄 몰랐다. (하긴 공연장에서 프란츠 5집 곡들도 그렇게 좋아했는데) 심지어 이상한 신곡 ‘Black Star Dancing’도 반응이 좋았다. 이 사람들, 변한 게 하나도 없잖아? 

Talk Tonight

‘The Importance of Being Idle’를 연주할 땐 오아시스 공연 보던 시절이 떠올랐다. 겜 아처, 크리스 샤록이 합류한 반쪽 오아시스라 그런가. 공연 끝나고 내내 이 곡을 흥얼거렸다. ‘Little by Little’ 떼창도 그랬고. 

Little By Little

감정 표현 인색한 노엘도 ‘Dead in the Water’ 플래시 이벤트에 조금 감동한 듯. 아름다운 무대였음.

Dead In The Water
Whatever

급기야 다른 나라 공연 셋리스트에서 거의 볼 수 없는 ‘Live Forever’도 연주했다. (떼창시키기에 가까웠지만) 원래는 팬들이 앙코르 타임에 부르려 했는데 노엘이 먼저 판을 깔아준 셈. (다음날 ‘Don’t Go Away’ 떼창은 성공했는지 모르겠다) 

Live Forever

‘Wonderwall’ 떼창은 아이돌 공연 같았다. (너무 재밌어서 영상을 풀로 다 찍었다) 노엘도 흐뭇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더라. 월요일 공연에서는 맨시티를 떠나게 된 뱅상 콩파니에게 헌정하는 무대를 만들었다. 축덕 인증하고 디너쇼처럼 ‘Wonderwall’ 부르며 맨시티 홍보까지 하다니. 

Wonderwall

 

Stop Crying Your Heart Out

‘Half the World Away’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손뼉 치는 것도 여전했다. (노엘이 이 광경을 티 나게 좋아함) ‘Don't Look Back in Anger’ 합창 때는 지산에서 오아시스 보던 게 생각났다. 덤으로 첫 한국 공연 놓쳤던 기억도 떠올랐다. 그때 나는 공연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현장에 있느라 오아시스를 못 봤다. 공연만큼은 실컷 볼 수 있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는데 정작 내가 좋아하는 밴드 공연은 볼 수 없었던 현실. 이후 돈만 우선시하는 졸속 기획, 노동법 따위 가볍게 무시하는 열악한 처우 등에 질려 업계에서 완전히 떠난 그 기억이.

마지막으로 본 노엘 공연이 2015년이고 조금씩 애정이 식어가는 게 느껴져서 그땐 그게 마지막일 줄 알았다. 하지만 겨우 4년 만에 다시 노엘과 여전한 사람들을 보며 옛날 생각을 많이 했다. 함께 트위터 시작했던 사람들부터 지금도 남아 있는 친구들까지. 나 역시도 처음 오아시스 공연 봤을 때부터 유별난 관객들한테 놀라고, 감동했다. 많은 걸 배웠고, 좋은 추억도 많이 남겼네.

All You Need Is Love

최근 행보에 실망했거나 애정이 식어 공연장에 오지 않은 친구도 있었고, 마지못해 좌석을 잡은 노인들도 있었다. (내 얘기인가) 결론은 애증을 안고 공연장에 들어간 팬도 오열하며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공연이었다는 거. 안타깝게도 신나게 공연 보고 몇 시간 지나 월요일 출근과 마주하는 건 수십번을 경험해도 적응되지 않았지만. (인간은 부적응의 동물인 듯)

마지막으로, 50 넘은 노인한테 BTS 아냐고 물어보지 맙시다. 

Setlist
01 Fort Knox
02 Holy Mountain
03 Keep On Reaching
04 It's a Beautiful World
05 She Taught Me How to Fly
06 Black Star Dancing
07 Talk Tonight
08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09 Little by Little
10 Dead in the Water
11 Everybody's on the Run
12 Lock All the Doors
13 If I Had a Gun...
14 Whatever
15 Live Forever
16 The Masterplan
17 Wonderwall
18 Stop Crying Your Heart Out

Encore
19 AKA... What a Life!
20 Half the World Away
21 Don't Look Back in Anger
22 All You Need I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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