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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인디의 미래'로 불린 영국 밴드 피스(Peace) 인터뷰 (비굿 매거진)

2013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둘째 날 피스(Peace)를 만났다. 멤버들은 공연을 두 시간 앞두고 있었지만 긴장하지 않은 모습이었고, 작은 질문에도 성실하게 대답해줬다. 30분간 진행한 인터뷰에는 해리 코이저(Harry Koisser)와 도미닉 보이스(Dominic Boyce)가 참여했다.

 

ⓒSony Music 

 
한국에서 처음 공연하게 되었다. 한국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가?
특별하게 들은 이야기는 없다. 우리는 지금 세계 곳곳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중이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 같은 탐험가가 된 기분이랄까? (웃음)

 

NME는 ‘2012년 베스트 트랙 50선’에 피스 노래들을 포함시켰고, 가디언은 “피스는 인디의 미래”라고 극찬했다. 이런 기대가 부담스럽진 않았는지.
우리는 그것을 응원과 격려로 받아들였다. 우리가 만든 음악으로 인정을 받았으니까.

 

노벰버 앤 더 크리미널(November And The Criminal)에서 피스로 밴드명을 바꾸게 된 스토리를 듣고 싶다.
별도의 밴드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엉망진창으로 놀며 음악을 즐기던 노벰버 앤 더 크리미널을 끝내고, 피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는 밴드가 되었다. 하지만 노벰버 앤 더 크리미널도 굉장히 즐거웠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데뷔 싱글 <Follow Baby>는 아주 멋진 곡이다. 여러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것으로 알려진 이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이 곡은 두 개의 버전이 있다. 7인치 LP 버전은 현재 음원을 구할 수 없다. 당시 우리는 돈이 부족해 여러 스튜디오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은 악몽 같았다. 이후 앨범을 준비하면서 <Follow Baby>를 한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곡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Lovesick>은 멜로디가 매우 인상적이다. 큐어가 연상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밴드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은 누구인가?
모든 밴드! 무대에서 공연하는 입장으로 얘기한다면 데이빗 보위(David Bowie)와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 클래쉬(The Clash), 후(The Who)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 그들이 라이브 밴드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음악적으로는 1990년대 테크노와 너바나(Nirvana)의 영향도 있었다.

 

<Delicious>와 <Toxic>은 공연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또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EP에 실린 <1998>을 추천한다. 이 곡을 연주할 때마다 굉장히 몰입하게 되고, 내면을 탐구하는 기분도 든다. 늘 즉흥적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같은 연주가 나올 수 없는 곡이기도 하다. 만약 춤을 추고 싶다면 우리 노래 중 가장 클럽과 가까운 <Wraith>을 추천한다. 

 

글래스톤베리 공연은 어땠나?
굉장히 좋았다. 영국에서 열린 대규모 페스티벌에 처음 출연했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은 무엇인가?
집 부엌에서 친구들과 했던 공연, 그리고 고향인 버밍엄에서 했던 공연은 모두 좋았다.

 

아시아 지역 공연 중 한국이 몇 번째인가?
아시아는 한국이 처음이고, 우리는 굉장히 신난 상태다.

 


ⓒSony Music 

 

셋리스트를 거의 바꾸지 않는 밴드도 있지만, 피스는 셋리스트에 변화를 주는 편이다. 셋리스트 구성 원칙은 무엇인가? 한국에서는 어떤 곡을 오프닝으로 연주할지 궁금하다.
특별한 원칙은 없다. 그냥 무대를 슬쩍 보고 아무 종이에나 셋리스트를 적는다. 가끔은 셋리스트를 잊어먹은 채로 무대에 올라 다른 곡을 연주하기도 한다. (웃음) 오늘은 오프닝으로 <Higher Than The Sun>을 연주할 예정인데, 이런 셋리스트는 처음이라 더 기대된다. 우리는 늘 변화를 주고자 한다.

 

피스는 어느 밴드를 최고의 라이브 밴드로 보고 있는가?
실제로 보진 못했지만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을 가장 좋아한다. 킬러스(Killers)는 레딩 페스티벌에서 보고 좋아하게 되었다. 콜드플레이(Coldplay), 뮤즈(Muse)도 최고의 라이브 밴드라 할 수 있다. 플레이밍 립스(The Flaming Lips) 공연은 굉장히 드라마틱해서 기억에 남는다. 아울러 피스는 두 번째라고 생각한다. (웃음)

 

페스티벌 참여 이후 계획을 듣고 싶다.
내일은 말레이시아에서 공연하며 싱가포르, 일본 공연을 마치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레딩 페스티벌과 ‘미니 글래스톤베리’으로 불리는 베스티벌(Bestival)에 참여한다. 이후 유럽, 호주, 미국에서 공연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2집 작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영국에서 공연하며 2집 작업을 끝내고, 이 모든 과정을 반복하며 3집을 만들 것이다. (농담조로) 그렇게 점점 나이가 들면 한명은 결혼하고, 한명은 죽고, 한명은 탈퇴하여 도미닉만 혼자 남아 굉장히 외로워할 것이다. 하하.

 

피스를 보기 위해 공항을 갔던 팬이 한국에 와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전해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한다.
오랜 비행 끝에 도착한 한국 공항에서 아주 예쁜 팬을 만났다. 먼 곳에서 이런 환영을 받게 되어 기쁘다. 오늘 모두가 기분 좋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월간 비굿 매거진에서 진행한 인터뷰. 해외 밴드와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한 것은 피스가 처음이었다. 많이 떨리기도 했지만 즐거웠다. 장황하게 썰렁한 영국식 농담을 건네는 모습이 귀여웠고, 실물이 사진보다 10배는 더 잘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