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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퀸의 음악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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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국내 음악가

뮤지션 이미지 인터뷰 - 비굿매거진

화이트퀸 2014.06.04 03:26
모든 노래들은 어쿠스틱 기타 한 대에서 출발했다. 곡이 가진 주제와 정서에 부합하기 위한 작업 기간은 꽤 길었다. 리빌딩 수준의 편곡도 여러 번 했고, 곡들 사이의 유기성을 위해 삭제한 곡도 있다. 그렇게 「매혹들」에 실린 곡들은 5년 전에 만든 것도 있고, 작업 중 새롭게 떠올려 만든 것도 있지만 미리 설정해둔 사운드맵과 주제의 영역 안에 있다. 또한 곡별 콘셉트 이미지와 타이포그라피를 부클릿에 담았다. 주제의식, 사운드, 비주얼 측면에서 일관성을 갖되, 개별 곡들의 디테일과 개성은 살리려는 노력이었다.


이미지 & 디제이 스푸키 (사진 - 이관형 포토그래퍼)

첫 번째 EP 「은유화」를 발표한 게 3년 전이다. 다른 활동들과 달리 음악은 먼 길을 돌아가는 모습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음악 외적인 깊이도 음악을 만들고 앨범을 기획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그간 다양한 전공과 문화예술 기획, 기고, CSR 업무 등을 해왔다. 늘 무언가를 쓰고 만드는 셈인데, 특히 최근 2년간은 직접 기획, 개발한 ‘다양체 지도(Rhizome Map)’ App을 통한 미디어아트 관련 전 참가 및 학회 발표 등의 활동이 많았다. 첫 EP를 내기 전엔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 두리반, 4대강 관련 퍼포먼스에 참가했고, 다양한 기획 공연 등 여러 경험을 토대로 ‘은유화’한 노래들을 써내려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매혹들」도 역동적인 삶의 여정 속에서 나오게 된 것이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먼 길을 돌아가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웃음) 

이이언이 프로듀싱한 <낙하하는 모든 것>에는 온기와 냉기, 슬픔과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매혹들」이란 타이틀처럼 매혹적인 곡인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는지 알고 싶다.
작년과 올해엔 유독 가까운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 병원을 드나들던 어느 날, “차갑고도 따뜻하고, 슬프고도 무한히 삶은 아름답다. 모든 것이 유한하게 낙하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 이 노래는 그런 상황 속에서 여러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 그래서 대척점에 있을 법한 요소와 개념들이 함께 머문다. 이 정서를 서포팅하는 사운드 구성을 위한 이이언과의 콜래보레이션은, 대척점 사이의 균형을 찾게 해줬다. 이 곡도 기타 한 대로 그린 멜로디와 가사에서 출발했으며, 그 레트로한 감성을 살리되 너무 전형적이진 않은, 그렇다고 너무 실험적이지도 않은 편곡과 믹싱에 중점을 뒀다. 사운드가 그려내는 양가적인 감정은 결국 주제의식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디제이 스푸키(DJ Spooky)와 함께 접점을 주제로 한 쇼를 펼쳤다. 같이 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미지 : 서로 다른 표현 언어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하는 과정에 흥미를 갖고 있었다. 작업은 결국 다양한 형태의 언어를 사용하는 퍼포먼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디제이 스푸키와는 FIT 컨퍼런스에서 만나 ‘다양체지도’를 소개한 것으로 인연이 닿았고, 작업에 있어 많은 부분 공유할 지점을 찾아 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 리믹스 프로젝트는 그 공유 지점을 발전시키기 위한 첫 걸음으로 시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디제이 스푸키 : ‘다양체지도’가 흥미로웠고, 최근 방한하여 듣게 된 이미지의 「매혹들」 EP 노래들도 신선했다. 특히 첫 번째 트랙 <매혹들(Things That Attract Us)의 경우, 예측할 수 없었던 전개와 목소리들의 레이어로 흐름을 끌고 나가는 점이 재미있어 리믹스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미지는 여러 언어를 다루는 만큼 메레디스 몽크(Meredith Monk)처럼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들도 충분히 가능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정규 1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올해 안에 발매할 계획이다. 작업기를 종종 개인 블로그(www.imagemeetssound.com)에 올려두고 있다.


「매혹들」에 대해 직접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살면서 여러 대상들에 매혹 당하고, 또 여러 대상들을 매혹한다. 어쩌면 우리 삶은 각자만의 ‘매혹’들로 구성되지 않을까. 우리를 평온하게 하는, 설레게 하는, 미치게 하는, 비이성적으로 만드는, 슬프고 불안하게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생각 속에서 만든 노래들이다.


매혹들 (미러볼뮤직, 2013)

월간 비굿매거진 9호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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