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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단단한 유대감을 자랑하는 셀프 타이틀 앨범, 드림 시어터의 'Dream Theater'


01 False Awakening Suite
I. Sleep Paralysis
II. Night Terrors
III. Lucid Dream
02 The Enemy Inside
03 The Looking Glass
04 Enigma Machine
05 The Bigger Picture
06 Behind the Veil
07 Surrender to Reason
08 Along for the Ride
09 Illumination Theory
I. Paradoxe de la Lumière Noire
II. Live, Die, Kill
III. The Embracing Circle
IV. The Pursuit of Truth
V. Surrender, Trust & Passion   

완벽한 연주력은 물론 왕성한 창작력까지 과시하고 있는 드림 시어터(Dream Theater)가 열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Dream Theater」를 발표했다. 마이크 포트노이(Mike Portnoy)가 밴드를 떠난 뒤 새 드러머로 마이크 맨지니(Mike Mangini)를 영입하여 「A Dramatic Turn Of Events」를 발표한 게 정확히 2년 전이다. 유기적인 흐름과 더불어 키보드 비중이 높아진 앨범 「A Dramatic Turn Of Events」는 여러모로 1990년대를 연상시켰다. 평단의 반응은 복합적이었지만, 미국의 그릇된 정책들과 제국주의적인 악행들을 날카롭게 지적한 싱글 <On The Backs Of Angels>는 2012년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하드록/메틀 퍼포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그래미 후보에 오른 것은 밴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부적으로 조금 어수선했던 분위기도 잘 추스른 밴드는 투어 기간인 2012년부터 신작의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신작 레코딩은 올해 1월부터 시작했다. 별다른 준비 없이 스튜디오에 들어간 멤버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5개월 만에 모든 작업을 끝냈고, 신작 타이틀과 발매일을 6월 6일에 공개했다. 뒤늦은 합류로 「A Dramatic Turn Of Events」에서 자신을 100% 드러낼 수 없어 아쉬웠던 마이크 맨지니는 창작에 관여하고 템포를 결정하며 밴드에 녹아들었다. 조던 루데스(Jordan Rudess)는 “마이크가 굉장히 흥미로운 아이디어 몇 가지를 제공했다”고 얘기하며 그의 독창적인 연주 스타일을 극찬했다. 이제 완전한 밴드 일원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헤비한 리프와 속사포 같은 드럼이 인상적인 첫 싱글 <The Enemy Inside>는 8월에 공개되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뛰어난 밸런스가 돋보인 이 곡은 셀프 타이틀 앨범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총 아홉 곡이 수록된 앨범의 러닝타임은 68분이다. 과거 앨범들과 비교하면 짧은 편에 속한다. 앨범은 세 파트로 구성된 짧고 웅장한 오프닝 <False Awakening Suite>가 장엄하게 흐른 뒤 날카롭고 강렬한 첫 싱글 <The Enemy Inside>로 이어진다. 존 페트루치(John Petrucci)가 스튜디오에서 신곡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벌어진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 사건’은 <The Enemy Inside> 가사의 배경이 되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여러 사람들이 겪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존 페트루치 마음에 와 닿았고, 그는 사건을 기록하는 것처럼 곡을 완성했다. 아울러 뮤직비디오에는 실제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한 군인의 모습을 담아내 더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1980년대 러쉬(Rush)의 영향력이 느껴지는 <The Looking Glass>는 무난한 흐름을 보인다. 멜로디와 코러스, 기타 솔로는 교과서처럼 정석적이다. 1990년대 후반의 사운드를 선호하는 팬들이 환영할만하다. 키보드가 인상적인 <Surrender To Reason>은 도입부부터 노골적으로 러쉬를 재현한다. 변화무쌍한 전개와 뛰어난 구성력을 갖춘 멋진 곡이다. 테크닉과 호흡을 과시하는 화려한 연주곡 <Enigma Machine>도 짜릿하다. 공연장에서 보여줄 ‘묘기 같은 연주’가 기대되는 곡으로 존 페트루치와 마이크 맨지니의 조화가 돋보인다. 

격정적인 인트로를 지나 차분한 피아노와 잔잔한 보컬이 등장하는 <The Bigger Picture>는 장대하고 드라마틱한 파워 발라드다. 풍부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제임스 라브리에(James LaBrie)의 보컬과 퀸(Queen)의 브라이언 메이(Brian May)가 연상되는 섬세한 솔로가 특히 아름답다. 헤비한 리프와 강렬한 리듬을 장착한 <Behind The Veil>은 밸런스가 매우 뛰어난 곡으로 경지에 오른 밴드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처럼 신비한 인트로도 매력적이다. 조던 루데스의 활약이 돋보이는 4분대의 서정적인 트랙 <Along For The Ride>도 아름답다. 조던은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작은 우리가 발표한 최고의 앨범 중 하나”라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섯 파트로 구성된 22분짜리 대곡 <Illumination Theory>는 앨범의 하이라이트다. 심포닉 메틀이 연상되는 장엄한 인트로와 헤비한 리프, 비장한 보컬을 앞세워 질주하는 초반부는 청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중반부에는 영화 음악으로도 손색없을 오케스트라와 강렬한 리듬 파트, 날카로운 보컬이 차례로 등장한다. 「Metropolis Part 2: Scenes From A Memory」 시절의 감동을 재현하는 후반부는 완벽한 피날레로 손색없다. 프로듀싱을 맡은 존 페트루치가 “드림 시어터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앨범”이라고 소개한 야심찬 셀프 타이틀 앨범 「Dream Theater」는 마지막까지 완벽한 연주와 융합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참고로 드림 시어터는 2014년 1월 중순부터 유럽에서 월드 투어를 시작한다. 또한 2012년 8월 공연이 담긴 「Live At Luna Park」는 11월 5일 앨범과 블루레이 또는 DVD 합본 세트로 발매된다. 드림 시어터 팬들의 눈과 귀는 지루할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