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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뛰어난 대중성과 작품성, 엘튼 존(Elton John)의 'Goodbye Yellow Brick Road'


01 Funeral For A Friend (Love Lies Bleeding)
02 Candle In The Wind
03 Bennie And The Jets
04 Goodbye Yellow Brick Road
05 This Song Has No Title
06 Grey Seal
07 Jamaica Jerk-Off
08 I've Seen That Movie Too
09 Sweet Painted Lady
10 The Ballad Of Danny Bailey (1909-34)
11 Dirty Little Girl
12 All The Girls Love Alice
13 Your Sister Can't Twist (But She Can Rock 'N Roll)
14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
15 Roy Rogers
16 Social Disease
17 Harmony
 
엘튼 존(Elton John)이 오는 11월 27일에 두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나는 만만치 않은 티켓 가격(이건 핑계)과 평일이라는 이유(이건 변수) 때문에 예매를 망설이고 있는 중이다. (티켓 가격은 오히려 지난 2004년 공연이 더 비쌌던 것 같다.) 비록 엘튼 존의 목소리는 (특히 라이브에서) 많이 상했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공연인 것은 분명하다.

 

나는 지난 월요일부터 (내한공연과 무관하게) 라이브 앨범 [One Night Only]와 대표작 [Goodbye Yellow Brick Road]를 오랜만에 들었다. ‘Bennie And The Jets’와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을 들으면 공연장에 가고 싶어진다는 것을 깜빡했나보다. 일단 듣기 시작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하게 되는 [Goodbye Yellow Brick Road]는 내가 처음으로 들은 엘튼 존의 정규 앨범이다.
 
한국 팬들은 엘튼 존에서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피아노와 러브송? 극과 극을 달리는 패션과 안경? 부유한 컬렉터? 동성 결혼? 아마 대부분은 안경 쓴 영국의 팝(혹은 발라드) 가수 정도로 인식할 것이고, 그게 100% 틀린 얘기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1970년대 정규 앨범을 접해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음악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고 실험적이다. 나는 정규 앨범을 통해 평단이 엘튼 존을 록 스타로 부르는 것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다.

1973년 가을에 발매된 [Goodbye Yellow Brick Road]는 당시 더블 LP로 발매된, 76분의 대작이다. 앨범은 영국과 미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특히 미국에서는 700만장이라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것은 엘튼 존의 정규 앨범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앨범은 오프닝부터 비장하다. ‘Funeral For A Friend (Love Lies Bleeding)’은 11분을 훌쩍 넘기는 대작으로 약 6분간 전개되는 초반부의 화려한 연주가 압도적이다. 히트곡들이 익숙한 팬들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1997년, 다이애나 비를 추모하며 공개한 ‘Candle In The Wind '97’은 미국에서 14주간 1위 자리를 지키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싱글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오리지널 버전이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고, 이 곡은 영국의 BBC가 선정한 세기의 노래이기도 하다. (엘튼 존의 파트너 버니 토핀은 이 곡을 녹음하기 전부터 둘이 만든 최고의 곡이 탄생했음을 직감했다는 후문.) 마릴린 먼로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원곡은 절제된 선율과 창법이 인상적이다. 엘튼 존은 그녀의 인생을 바람 속 촛불에 비유하며 쓸쓸하게 노래한다. 타이틀곡 ‘Goodbye Yellow Brick Road’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대표곡이다. ‘Your Song’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엘튼 존의 발라드다. 클래시컬한 ‘Your Song’보다는 더 팝적이고 대중적이다. 미국에서 1위를 놓친 것은 조금 뜻밖이다. (미국 2위, 영국 6위 기록)



미국에서 1위에 오른 곡은 라이브 효과를 넣은 ‘Bennie And The Jets’다. 블랙 소울 느낌이 있는 이 활기찬 곡은 멜로디와 완성도가 모두 빼어나다. 거침없고 흥겨운 로큰롤을 선보인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도 흥미롭다. 퀸(Queen)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도 이 곡을 좋아해 공연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물론 엘튼 존 공연에서도 빠지지 않는 대표곡이다. 앞선 트랙인 ‘Your Sister Can't Twist (But She Can Rock 'N Roll)’도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 못지않게 뜨거운 로큰롤이다. 무난하고 깔끔한 록 넘버 ‘Dirty Little Girl’, 절친한 빌리 조엘(Billy Joel)의 'New York State Of My Mind'를 닮은 것 같은 록 발라드 'I've Seen That Movie Too'도 대표적인 ‘록커 인증 트랙’이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앨범의 다양성’이다. ‘Goodbye Yellow Brick Road’보다 더 감미롭고 풋풋한 느낌이 있는 발라드 ‘Sweet Painted Lady’, 풍성한 화음과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The Ballad Of Danny Bailey(1909-34)’, 피아노와 오르간, 멜로트론에 포근한 화음이 더해져 풍성한 사운드를 선사하는 ‘This Song Has No Title’처럼 아름다운 곡들이 많지만, 화려한 신서사이저를 앞세운 ‘All The Girls Love Alice’처럼 빠르고 댄서블한 곡도 있다. 퓨전 재즈 같은 ‘Grey Seal’은 일렉트릭 피아노와 베이스가 돋보이며, 레게를 시도한 ‘Jamaica Jerk-Off’도 유쾌하고 이색적인 곡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엘튼 존 앨범 3개를 골라보라고 한다면 나는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와 [Blue Moves], [Goodbye Yellow Brick Road]를 선택할 것이다. 긴 앨범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대중성과 작품성이 모두 돋보이는 이 앨범은 지루할 틈이 없다. 참고로 [Goodbye Yellow Brick Road]는 2003년 롤링 스톤이 선정한 최고의 앨범 500선 중 91위에 랭크되었고, 같은 해에 딜럭스 에디션이 발매되기도 했다. 엘튼 존의 신작 [The Diving Board]는 내년 봄에 발매될 예정.

참고: 엘튼 존 2012년 10월 28일 라스베이거스 공연 Setlist
01 The Bitch Is Back
02 Bennie and the Jets
03 Rocket Man (I Think It's Going to Be a Long, Long Time)
04 Levon
05 Tiny Dancer
06 Your Song
07 Mona Lisas and Mad Hatters
08 Better Off Dead
09 Indian Sunset
10 Empty Garden (Hey Hey Johnny)
11 Goodbye Yellow Brick Road
12 I Guess That's Why They Call It the Blues
13 Don't Let the Sun Go Down on Me
14 Philadelphia Freedom
15 I'm Still Standing
16 Crocodile Rock
17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
Encore
18 Circle of Life

...갑자기 듣다가 여기까지 왔다.

  • loureed 2012.11.08 13:39

    거장..이고 레전드인건 인정하지만, 갠적으로 호감이 별로 않가서..혹은 계기?가 없어서 그닥 좋아하지않는 아티스트중에 하난데.. 저 앨범은 머 워낙 정평이 나있다보니,저도 언젠가 한번은 들어봐야지..하고 있는 앨범들중에 하나네요...ㅎㅎ 그나마 기억에 오래남은건 라이온킹 음반에 뒷면을 차지하고 있는 곡들이네요..^^

    • Favicon of https://whitequeen.tistory.com BlogIcon 화이트퀸 2012.11.13 01:35 신고

      엘튼 존은 호불호가 갈리죠. ㅎㅎ 음악도 그렇고 음악 외적으로도 그렇고요. 저는 1980년대 앨범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가끔 괴팍한 행동을 하면 의아해하기도 합니다. 라이온 킹 사운드트랙은 참 좋죠. ^^

  • Favicon of https://ystazo.tistory.com BlogIcon 만물의영장타조 2012.11.09 13:08 신고

    ㅎㅎ 오랜만에 엘튼존에 대한 포스팅 잘 감상하였습니다.
    Goodbye yellow brick road는 멋진 곡이죠.
    전 Your song, I guess that's why they call it the blues..
    이 두노래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내한공연 소식은 들었는데, 너무 나이가 드셔서 가볼 생각까지는.. ^^;

    • Favicon of https://whitequeen.tistory.com BlogIcon 화이트퀸 2012.11.13 01:36 신고

      저도 아직 고민 중인데, 최근 공연을 보면 실망할 것 같기도 해요. ㅎㅎㅎ 고음은 오래 전부터 불가였지만, 최근데 더더욱 목이 많이 상하셔서 ㅜㅜ

  • 2014.03.23 12:57

    전 굿바이~~를 참좋아해서.. 기대하고갓건만.. 음반이 낫더라고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