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핫트랙스 매거진 창간 6주년이다. 통권 72호. 그리고 6년을 꽉 채운 국내 유일의 팝음악지가 폐간하는 슬픈 달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아끼던 음반을 분실한 것만큼 아쉽다. 글을 쓰던 매체가 하나 없어져서 아쉬운 ‘필자의 마음’이 아닌, 좋은 음악 친구를 잃어서 아쉬운 ‘독자의 마음’이 100배는 더 크다. 마지막 교정지를 보고, 편집장님의 메일도 받았다. 손가락(혹은 마음)이 무거워 편집장님께는 답장 한 줄을 쓰지 못했다. 대신 이렇게 두서없는 포스팅을 한다.

6년 전에 다녔던 회사가 논현동에 있어서 퇴근 후 교보문고 강남점을 자주 놀러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팝을 다루는 잡지가 1~2개는 있었고, 매월 초마다 그 책들을 샀다. 하지만 핫트랙스 매장에서 (온라인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음반은 구경만 했다.
2006년 10월의 어느 날, 그 핫트랙스 매장에 낯선 책이 한권 보였다. ‘Hot Tracks’라는 제목을 가진,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커버인 잡지였다. 고맙게도 무가지였다. 집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탄 나는 당시 휴대용 오디오였던 파나소닉 CDP에 새 CD를 넣고, 아까 집어온 무가지를 펼쳤다. 버스는 한 30분을 달렸고, 나는 버스에서 내릴 때가 되었지만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음반사 광고까지 정독했기 때문이다.
그날의 기쁨은 대단했다. 음악지가 죽어가는 시기에 만난 책이라 더 놀랍고, 반가웠다. 낯익은 필진들의 이름도 보였고, ‘편집장 한경석’이라는 텍스트는 더 크게 보였다. 정확한 시기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핫뮤직 기자 시절에 쓰신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기사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편집장님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해준 GMV는 뮤직비디오를 준 창간호부터 계속 보아온 잡지다. 핫트랙스 매거진의 선임 필자이신 김성환님도 GMV에서 알게 되었다.
기쁨 뒤엔 슬픔이 있었다. 핫트랙스 매거진이 창간되었지만, 그로부터 얼마 후 앞서 창간된 음악지들의 폐간이 이어졌다. 어느 순간 나는 핫트랙스 매거진을 ‘국내 유일의 팝 음악지’로 부르게 되었고, 꾸준한 응원을 보냈다. 매월 핫트랙스 책을 가져올 때면, 매장에서 무조건 CD를 샀다. 1장은 기본이고, 많을 때는 5장을 사기도 했다. 그건 ‘혼자만의 약속’이었지만, 나는 마지막 책을 가져올 때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 (마지막 시디는 뮤즈의 신보다.)
그런 진심이 통했던 걸까, 나는 2011년 8월부터 핫트랙스 매거진 필자로 합류했다. 글 솜씨가 뛰어나지 못해 두려움이 컸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더 컸다. 음악 듣는 것보다 글 쓰는 능력이 더 중요한 비평(혹은 분석)이 아닌, 좋은 음악을 하나라도 더 소개하자는 취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인터넷으로 다 찾을 수 있는데,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무슨 필요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걸 일일이 찾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이게 끝은 아닐 거다.
6년 전에 다녔던 회사가 논현동에 있어서 퇴근 후 교보문고 강남점을 자주 놀러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팝을 다루는 잡지가 1~2개는 있었고, 매월 초마다 그 책들을 샀다. 하지만 핫트랙스 매장에서 (온라인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음반은 구경만 했다.
2006년 10월의 어느 날, 그 핫트랙스 매장에 낯선 책이 한권 보였다. ‘Hot Tracks’라는 제목을 가진,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커버인 잡지였다. 고맙게도 무가지였다. 집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탄 나는 당시 휴대용 오디오였던 파나소닉 CDP에 새 CD를 넣고, 아까 집어온 무가지를 펼쳤다. 버스는 한 30분을 달렸고, 나는 버스에서 내릴 때가 되었지만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음반사 광고까지 정독했기 때문이다.
그날의 기쁨은 대단했다. 음악지가 죽어가는 시기에 만난 책이라 더 놀랍고, 반가웠다. 낯익은 필진들의 이름도 보였고, ‘편집장 한경석’이라는 텍스트는 더 크게 보였다. 정확한 시기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핫뮤직 기자 시절에 쓰신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기사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편집장님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해준 GMV는 뮤직비디오를 준 창간호부터 계속 보아온 잡지다. 핫트랙스 매거진의 선임 필자이신 김성환님도 GMV에서 알게 되었다.
기쁨 뒤엔 슬픔이 있었다. 핫트랙스 매거진이 창간되었지만, 그로부터 얼마 후 앞서 창간된 음악지들의 폐간이 이어졌다. 어느 순간 나는 핫트랙스 매거진을 ‘국내 유일의 팝 음악지’로 부르게 되었고, 꾸준한 응원을 보냈다. 매월 핫트랙스 책을 가져올 때면, 매장에서 무조건 CD를 샀다. 1장은 기본이고, 많을 때는 5장을 사기도 했다. 그건 ‘혼자만의 약속’이었지만, 나는 마지막 책을 가져올 때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 (마지막 시디는 뮤즈의 신보다.)
그런 진심이 통했던 걸까, 나는 2011년 8월부터 핫트랙스 매거진 필자로 합류했다. 글 솜씨가 뛰어나지 못해 두려움이 컸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더 컸다. 음악 듣는 것보다 글 쓰는 능력이 더 중요한 비평(혹은 분석)이 아닌, 좋은 음악을 하나라도 더 소개하자는 취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인터넷으로 다 찾을 수 있는데,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무슨 필요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걸 일일이 찾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이게 끝은 아닐 거다.
굿바이 핫트랙스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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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인쇄메체들이 수명을 다하는걸 보면 너무 아쉬워요 ㅠㅠ
저도 그렇습니다. ㅜㅜ 아무리 좋은 게 나와도 책보다 좋진 못한데 말이죠.
앨범 사러 서면 교보문고를 가면서 자주 들렀던 핫트랙스.
그때 저 무가지 꼭 하나씩 들고 가고 그랬는데 ㅠㅠ
지금은 핫트랙스 필진들이 비굿 매거진을 창간해서 내놓고 있답니다. 홍대 김밥 레코즈에서 무료로 가져오실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