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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

2012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8월 12일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 후기

행사 마지막 날인 8월 12일에 인천을 갔다. 앞서 지산과 일본을 다녀왔고, 개인적으로 바쁜 일도 겹쳐 피곤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날씨 탓인지 몸이 너무 무거웠다. 준비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1회용 우비를 산 게 전부다.


펜타의 티켓 가격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행사장은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교통체증은 없었고, 임시 주차장에서 행사장으로 가는 작은 셔틀버스도 편리했다. 빗방울은 제법 굵어진 상태였고, 어색하게 우비를 입었다. 역시 비와 인연이 깊은 페스티벌이다. 오죽했으면 “가뭄엔 펜타”라는 얘기까지 나왔을까.


입장도 빠르게.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행사장은 확실히 쾌적했다. 부스도 다양하고 깔끔했으며, 현금 결제도 가능했다. 메인 스테이지와 화장실이 멀리 떨어져있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지산처럼 붐비진 않았다. 여성 관객들은 마음껏 맥주를 마실 수 있었을 것이다.


락페에서도 치맥의 인기는 굉장하다.


최고의 인기 부스 중 하나는 '죠스 떡볶이'였다. 내년엔 국대 떡볶이도 입점하길.


안타깝게도 향뮤직 부스는 한산했다.



부스들을 구경하고 십센치(10cm) 공연을 봤다. 여성 팬들 반응이 ‘아주 많이’ 좋았다. (몇 곡을 듣고 자리를 뜨긴 했지만) 풀 밴드 편성으로 공연을 해서 앨범과는 느낌이 달랐다.


십센치 공연 사진들

다음으로 본 공연은 형돈이와 대준이였다. 펜타의 히든카드는 그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드림 스테이지에 몰렸고, 공연과 버라이어티가 섞인 것 같은 그들의 무대는 유쾌했다. 공연 중에 갑자기 빗방울이 굵어져 우비를 주섬주섬 입었지만, 이미 젖을 만큼 젖어버렸다. (뒤에서 보는 관객 생각은 하지 않고 큰 우산을 쓰며 버티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적절한 응징(?)을 당했다.) 짧지만 굵은, ‘미친 존재감’ 과시한 형돈이와 대준이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깨알 같은 멘트가 너무 재밌어서 동영상도 찍었다. 아무튼, 여러 페스티벌 중 가장 많은 페이를 제시했다는 펜타는 본전을 충분히 뽑았다.

빵빵 터지는 형돈이와 대준이 멘트


형돈이와 대준이 공연 사진들



이후 불행하게도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Manic Street Preachers)를 보기 전까진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드림 스테이지 헤드라이너였던 프랑스 밴드 인스펙터 클루조(The Inspector Cluzo) 공연은 잠깐 봤는데, 반응이 굉장했다. 최고였다는 얘기도 꽤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인스펙터 클루조



그리고 어느덧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이하 매닉스)를 만날 시간이 되었다. 사람들은 꽤 많았지만, 과열된 분위기는 아니었다. 덕분에 펜스와 가까운 좋은 위치에서 공연을 보게 되었다. 매닉스는 ‘왕년의 밴드’가 아니라, 여전히 ‘영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밴드’다. 왕성한 창작력으로 연이어 발표한 앨범 [Journal For Plague Lovers](2009)와 [Postcards From A Young Man](2010)은 밴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앨범들이라는 찬사도 받았고, 판매량도 높았다. 이번 공연은 결성 25주년을 맞아 공개한 베스트 컬렉션 [National Treasures] 투어라 그 앨범에 수록된 대표곡들을 연주했다.



공연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관객들은 ‘Motorcycle Emptiness’, ‘Your Love Alone Is Not Enough’를 합창했고, 제임스와 니키도 흡족해하는 모습이었다. ‘Everything Must Go’, ‘Suicide Is Painless’는 라이브가 훨씬 짜릿했고,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를 한 소절 부른 뒤 ‘You Stole The Sun From My Heart’를 연주한 장면은 이번 공연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였다. 가장 많이 알려진 ‘A Design For Life’는 역시 뜨겁고 뭉클했지만, 거의 모든 곡이 좋은 반응을 얻어서 더 기뻤다. 지치지 않는 관객들을 보며 감탄한 제임스는 결국 “Fuckin' Amazing"을 외쳤다. 공연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는 ‘Slash 'N' Burn’부터 제대로 불붙은 후반부였다. ‘Tsunami’, ‘Motown Junk’, ‘If You Tolerate This Your Children Will Be Next’가 연달아 연주될 때 제정신으로 공연을 즐긴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다. 아주 뜨거운 공연을 펼친 밴드는 무대를 떠났고, 앵콜은 없었다. 시원섭섭했다. 록의 혈기와 팝의 온기가 절묘하게 조합된, 후련하면서도 가슴 뜨거운 공연이었다. 페스티벌보다 음악 자체를 더 즐기는 것 같던 펜타 관객들은 훌륭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멋진 공연이었고, 쾌적한 페스티벌이었다.

Everything Must Go

Suicide Is Painless


Manic Street Preachers Setlist
01 Motorcycle Emptiness
02 Your Love Alone Is Not Enough
03 Ocean Spray
04 (It's Not War) Just The End Of Love
05 The Everlasting
06 Found That Soul
07 Everything Must Go
08 Suicide Is Painless (Theme from MASH)
09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 You Stole The Sun From My Heart
10 Revol
11 You Love Us
12 The Masses Against the Classes
13 A Design For Life
14 Some Kind Of Nothingness
15 Slash 'n' Burn
16 Tsunami
17 Motown Junk
18 If You Tolerate This Your Children Will Be Next




Written By 화이트퀸 (styx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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