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화려한 게스트와 트렌디한 사운드,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의 'Wonderland'


01 Earthquakey People (Feat. Rivers Cuomo) 
02 Ladi Dadi (Feat. Wynter Gordon) 
03 Dangerous (Feat. [[[Zuper Blahq]]]) 
04 Come With Me (Deadmeat) (Feat. Nayer) 
05 Emergency (Feat. Lil Jon & Chiddy Bang) 
06 Livin My Love (Feat. NERVO) 
07 Control Freak (Feat. Blaqstarr & Kay) 
08 Steve Jobs (Feat. Angger Dimas) 
09 Heartbreaker (Feat. Lovefoxxx) 
10 Cudi The Kid (Feat. Kid Cudi & Travis Barker) 
11 Ooh (Feat. Robert Raimon Roy) 
12 The Kids Will Have Their Say (Feat. Sick Boy with former members of The Exploited & Die Kreuzen) 
13 Earthquakey People (The Sequel Radio Edit Remastered) (Feat. Rivers Cuomo) 
14 Turbulence (Radio Edit) (Feat. Lil Jon) 
15 No Beef (Feat. Miss Palmer) 
16 Misfits (Feat. Steve Aoki)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클럽 사운드
부끄럽게도 이 나이 먹도록 클럽을 가본적이 없다. 사실 가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공연장은 자주 찾지만, 그리 활동적이지는 못한 성격 때문일까. 록 페스티벌에서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공연 봤으면 된 거 아니냐고 우겨볼 수는 있겠지만, 그건 누가 봐도 억지스럽다. 한가지 신기한 건 나처럼 클럽을 모르는 사람도 ‘클럽 사운드’가 익숙하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클럽에서 틀기 좋은 음악’이 트렌드로 정착됐다는 것. 아울러 세계적인 DJ들의 내한과 파티 매거진, 커뮤니티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음악은 한층 다양해졌고, 특히 리믹스 수준은 과거의 편견을 없앨 만큼 높아졌다. 지금 소개할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도 월드 스타 DJ며, 여러 유명 아티스트의 리믹스 작업을 맡아온 인물이다.

만능 엔터테이너 스티브 아오키
마이애미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스티브 아오키는 고등학생 시절 유명한 배드민턴 선수이기도 했다. 가족들의 이력도 화려해 미국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아버지는 일본 올림픽 대표 레슬러로도 활약했고, 유명 모델이자 영화배우인 데본 아오키(Devon Aoki)는 스티브의 여동생이다. 스티브는 현재 유명 DJ이자 19살에 설립한 레이블 딤 마크(Dim Mak)의 대표며 파티 플래너, 디자이너를 겸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식 바비큐 레스토랑의 공동 소유자기도 하다. 재미있는 건 또 다른 공동 소유자 중 한 명이 스트록스(The Strokes)의 줄리안 카사블랑카스(Julian Casablancas)라는 사실.

어린 나이부터 예술적 재능과 사업적 역량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온 스티브는 2008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해 발매된 첫 믹스 앨범 [Pillowface And His Airplane Chronicles]는 미국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차트 8위에 올랐다. 다소 평범한 믹스 앨범이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짜증나는 믹스 CD들이 대부분이라 자신도 그 작업을 결심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 첫 믹스 앨범엔 저스티스(Justice), 클락손스(Klaxons), 블록 파티(Bloc Party),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 같은 유명 아티스트의 리믹스 곡을 수록했다. 스티브는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며 2008년부터 꾸준히 내한하고 있는데, 특히 작년 여름 부산에서 펼친 내한공연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재작년부터는 디지털 싱글을 하나씩 공개하며 범상치 않은 데뷔작 발매를 예고했다.

Steve In Wonderland
2012년 1월, 스티브 아오키의 첫 번째 정규앨범 [Wonderland]가 발매됐다. 우선 눈에 띄는 건 화려한 게스트다. 주퍼 블랍(Zuper Blahq)이란 예명으로 참여한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윌.아이.엠(Will. I. Am), 미국 클럽 힙합의 거장 릴 존(Lil Jon), 셔플댄스로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LMFAO, 밴드 블링크 182(Blink 182)의 드러머 트래비스 바커(Travis Barker) 외에도 많은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한번만 들어도 히트를 예감하게 되는 ‘Livin’ My Love’는 LMFAO와 너보(Nervo)가 참여한 중독성 있는 댄스 곡으로 싱글 커트된 상태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곡은 ‘Steve Jobs’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애플 설립 후 만든 초창기 컴퓨터의 효과음을 활용, 비디오 게임 음악 같으면서도 아름다운 연주곡을 완성해냈다. 놀라운 혁명가였던 스티브 잡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그만의 추모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윌.아이.엠이 참여한 ‘Dangerous’는 생각보다 평범한 트렌디 팝이다. 파격 대신 무난한 조화를 선택한 결과다. 록과 힙합이 조합된 ‘Emergency’는 릴 존의 활약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스티브의 능력이 돋보인다. 후반부의 드러밍이 멋진 곡. 신비한 인트로를 지나 점점 빠르게 전개되는 ‘Cudi The Kid’엔 키드 쿠니(Kid Cudi)와 트래비스 바커가 참여했다. 스티브의 색깔이 잘 드러나며, 게스트와의 조화도 훌륭하다. 로버트 레이몬 로이(Robert Raimon Roy)가 참여한 ‘Ooh’도 묘한 매력이 있다. 대곡지향적이며 실험적인 곡으로 완성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오프닝 트랙 ‘Earthquakey People’엔 미국 밴드 위저(Weezer)의 리버스 쿼모(Rivers Cuomo)가 참여했다. 가볍게 춤추고 싶은, 적당한 임팩트와 멜로디를 가진 무난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다. 좀 더 확장된 후속작 같은 느낌의 ‘The Sequel Radio Edit Version’도 함께 수록됐다. 윈터 고든(Wynter Gordon)이 참여한 ‘Ladi Dadi’는 뚜렷한 베이스라인을 앞세운 덥스텝(Dubstep)을 선사한다. 특히 유럽에서 좋은 반응이 기대되는 곡. 그루브한 베이스가 매력적인 ‘Control Freak’는 누디스코(Nu-disco) 성향을, 상쾌하고 대중적인 댄스 팝을 선보인 ‘Heartbreaker’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선사한다. 심플한 비트의 ‘Come With Me (Deadmeat)’는 케이티 페리(Katy Perry)가 연상되는 가벼운 댄스곡이다. 강렬한 록 사운드를 선사하는 ‘The Kids Will Have Their Say’는 린킨 파크(Linkin Park)의 4집 [A Thousand Suns]에 수록된 ‘Blackout’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시도는 다른 아티스트와의 합작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평단에서는 앨범의 다양성을 단점으로 지적하기도 하지만, 일종의 ‘싱글 컬렉션’ 같은 구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게스트는 많고 화려하지만 주객전도의 상황은 없어 산만하지 않다. 그간 록 밴드의 리믹스 작업도 많이 했지만, 앨범은 일렉트로닉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티브 아오키의 음악적 신념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인 데뷔작이 완성됐다. 한편 국내에서도 2월 1일 발매되는 음반엔 13곡이 수록되지만, 아이튠즈엔 보너스 트랙 3곡이 추가됐다. 레이드백 루크(Laidback Luke)와 릴 존이 참여한 ‘Turbulence’, 영국 댄스차트 6위에 오른 ‘No Beef’는 2011년에 공개된 디지털 싱글이며, 트래비스 바커가 함께한 ‘Misfits’도 보너스 트랙으로 실리게 됐다. 싸이월드 뮤직에서도 3개의 보너스 트랙이 포함된 버전을 서비스한다.

"신나는 음악을 기대했다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한마디로 모든 설명이 되는 앨범이다."

참고
(1) 윌.아이.엠이 함께한 ‘I’m In The House’는 2010년, 영국 인디 차트 1위와 댄스 차트 3위, 종합 차트 30위권에 오르며 첫 히트 싱글이 됐다. 영화배우 하정우는 [10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곡을 “신나는데 더 신나고 싶을 때 듣는 음악”으로 정의했다. 여러 리믹스 버전을 들어볼 수 있는 싱글도 발매된 상태. [ 싸이월드 뮤직 링크 ]

(2) 스티브 아오키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잭슨 파이브(Jackson 5) 시절 히트곡인 ‘Dancing Machine’,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의 ‘Dancin' Til Dawn’, 듀란 듀란(Duran Duran)의 ‘Skin Divers’, 위저(Weezer)의 ‘(If You're Wondering If I Want You To) I Want You To’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곡을 리믹스했다. 국내에서는 소녀시대의 ‘Mr. Taxi’를 리믹스해 화제가 됐다. (일본반 리패키지 버전에 수록)

(3) 올해 3월 말까지는 아주 빠듯한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투어가 예정되어 있고, 유럽 투어는 3월 29일부터 약 3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Wonderland]는 빌보드 앨범차트 59위로 데뷔. 

추천곡
Earthquakey People (Feat. Rivers Cuomo)
Ladi Dadi (Feat. Wynter Gordon)
Emergency (Feat. Lil Jon & Chiddy Bang)
Livin My Love (Feat. NERVO)
Steve Jobs (Feat. Angger Dimas)
Cudi The Kid (Feat. Kid Cudi & Travis Barker)
The Kids Will Have Their Say (Feat. Sick Boy & Die Kreuzen)

싸이월드 뮤직(Cyworld Music) 스페셜 > 2012년 1월 넷째 주 이주의 앨범 원고.
기사 원문 http://music.cyworld.com/special/weekalbum/weekalbum_view.asp?seq=1142



Written By 화이트퀸 (styx0208@naver.com)
무단 도용 및 스크랩을 금지합니다
http://whitequee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