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Everybody's On The Run
02 Dream On
03 If I Had A Gun...
04 The Death Of You And Me
05 (I Wanna Live In A Dream In My) Record Machine
06 AKA...What A Life!
07 Soldier Boys And Jesus Freaks
08 AKA...Broken Arrow
09 (Stranded On) The Wrong Beach
10 Stop The Clocks
가끔 맨체스터 시티(Manchester City) 경기가 있을 때 평범한 축구팬처럼 모습을 드러내며 인생을 즐길 것 같던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가 'High Flying Birds'로 돌아왔다. 'Angry Birds'가 더 어울리겠단 얘기도 들리는 'High Flying Birds'는 미국 그룹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의 초기곡 'High Flying Bird'에서 이름을 딴 것이다. 그리고 노엘 갤러거 이름으로 발매되는 첫 공식 앨범이다. 솔로 작업은 쉽지 않았지만 노엘은 평화로움을 즐기며 앨범을 완성했고, 지난 6월 18일에는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그가 응원하는 맨체스터 시티는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출전하며, 주말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대승을 거두는 등 좋은 소식들이 많다.
*참고로 선데이 타임즈(The Sunday Times) 부록 CD로 제작된 로얄 알버트홀 라이브 [The Dreams We Have As Children]은 정규 앨범이 아니다. 기억에 남는 노엘의 솔로 활동은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와 이안 브라운(Ian Brown) 앨범에 참여한 것, 연주곡을 선보인 [The X-Files: Fight The Future] 사운드트랙의 'Teotihuacan', 폴 웰러(Paul Weller)가 소속됐던 더 잼(The Jam)의 트리뷰트 앨범 [Fire & Skill: The Songs Of The Jam]에 헌정한 'To Be Someone (Didn't We Have A Nice Time)' 정도다.
오아시스가 계속됐다면 듣지 못했을 수도 있는 음악들
오아시스(Oasis)의 해체는 노엘을 더 부지런하게 만든 것 같다. 그를 제외한 오아시스 멤버들로 구성된 비디 아이(Beady Eye)의 데뷔작이 생각보다 빨리 공개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더욱이 활발한 음악 활동뿐만 아니라 형제간의 다툼 또한 꾸준해 영국 매체들도 잔뜩 신난 분위기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엘과 비디 아이를 비교하며 팬들을 자극할 기세지만, 사실 그건 별로 흥미롭지 않고 큰 의미도 없다. 그들은 오아시스로 다시 만날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진 않은 채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2015년 재결성 여부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데, 다름 아닌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발매 2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일 때 불가능한 것이 있고, 오아시스가 아니어서 가능한 것이 있다. (좋은 비교대상은 아니라 미안하지만) 스웨이드(Suede)와 브렛 앤더슨(Brett Anderson), 블러(Blur)와 고릴라즈(Gorillaz)의 음악적 차이처럼, 노엘과 오아시스도 다르다. 자신이 직접 부를 노래들을 작업한다는 '방식의 차이'가 있고, 그의 2000년대 음악 성향과 취향이 좀 더 많이 반영된다. 오아시스 앨범이라면 솔로곡들을 공개하지 못했을 거란 노엘의 언급처럼, 밴드가 계속됐다면 듣지 못했을 수도 있던 음악들이다. 지금까지 노엘은 밴드를 중심으로 움직였으니까.
안정감과 성숙함이 느껴지며 오아시스를 부정하지 않는 앨범
지난 8월, 첫 싱글 ‘The Death Of You And Me'가 공개되자 대다수의 팬들이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곡은 후기 오아시스의 위대한 팝송 ‘The Importance Of Being Idle'이 연상되는 빼어난 멜로디와 구성력을 보여준다.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키긴 어려웠지만 "역시 노엘 갤러거!"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게으르고 행복한 삶' 속에서 우울함을 찾는 작곡방식과 영국적인 노랫말, 뉴올리언스 밴드를 연상시키는 브라스가 등장하며, 오아시스 시절보다 더 진지하고 차분하다. 영국차트 15위, 인디 차트에서는 2위까지 오르며 꽤 선전했다. 이어서 공개된 싱글은 'AKA...What A Life!'로 세련된 일렉트로닉을 선보인다. 노엘 자신도 예상치 못한 디스코리듬이 의외로 자연스럽고 흡인력도 뛰어나다. 장중하면서도 신비했던 오아시스의 마지막 싱글 'Falling Down'보다 진일보한 팝이다. 영국차트 20위, 인디 차트 3위를 기록했다. 선공개된 2곡은 앨범 내에서 가장 핵심적인 곡들이기도 하다.
오프닝 트랙 'Everybody's On The Run'은 생각보다 강렬하다.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를 리드하는 노엘의 힘있는 목소리가 의외로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과 비슷하다. 후기 오아시스의 로큰롤과 흡사한 기본 틀에 노엘의 색깔을 넣은 'Dream On'도 활기가 넘친다. 라이브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만한 곡이다. 'If I Had A Gun...'은 전형적인 노엘 갤러거 스타일의 곡이다. 오아시스 시절과 유사한 것을 딱히 부정하지 않는 발라드로 ‘The Masterplan' 같은 진지함과 우울함을 느낄 수 있다. 오아시스 시절에 완성됐고 데모 버전도 들을 수 있던 '(I Wanna Live In A Dream In My) Record Machine'은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가 없었다면 훨씬 더 오아시스 같았을 것이다. 특히 기타 솔로가 초기 오아시스의 향수를 강하게 자극한다. 'Stop The Clocks' 또한 오아시스 앨범에 실릴 예정이었던 곡이다. 오래 전에 데모가 유출됐지만, 완성된 곡은 훨씬 스케일이 크다. 오아시스 앨범에 엔딩으로 실렸다면 'All Around The World'처럼 친밀하고 장엄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아득하게 들리는 코러스와 격정으로 치닫는 피날레가 멋진 곡이다.
노엘의 작곡 능력은 조금 낯선 곡들에서도 빛을 발한다. 비트와 브라스 중심으로 전개되는 'Soldier Boys And Jesus Freaks'는 이국적이며, 'AKA… Broken Arrow'에서는 또 한번 황홀한 팝을 선사한다. 누가 들어도 좋은 '대중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실력이 여전하다. 댄서블하고 트렌디한 '(Stranded On) The Wrong Beach'에는 현재의 음악적 취향이 잘 반영되어 있다. 노엘은 이 곡에서 밴조와 키보드를 연주했다. 기타보다는 키보드중심으로 전개되는 곡이다. (참고로 일본반에는 경쾌하게 전개되는 ‘The Good Rebel'과 7분이 넘는 대곡 'A Simple Game Of Genius'를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 B-Side 트랙도 끝내주게 만드는 장인답게, 뒤쳐지는 곡은 없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앨범을 완성시켰다. 또한 발매와 동시에 UK 앨범차트 1위에 안착했다. 노엘은 내년에 좀 더 실험적인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며, 영국의 일렉트로닉 듀오 아몰퍼스 앤드로지너스(Amorphous Androgynous)가 함께한 사이키델릭 록 앨범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은 솔로 투어에서 오아시스 노래를 부를 예정이라는 것이다. 'Wonderwall'과 'Don't Look Back In Anger', 'Supersonic' 등 7~8곡을 연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젠 내한공연을 목 빠지게 기다릴 타이밍이다.
추천곡
Dream On
The Death Of You And Me
AKA...What A Life!
AKA… Broken Arrow
(Stranded On) The Wrong Beach
비교하지 말고 함께 들어볼 앨범
Oasis - Stop The Clocks (2006)
오아시스의 첫 베스트 앨범이다. 2010년 발매된 [Time Flies...1994-2009]가 완벽한 A-Side 싱글 컬렉션이라면, 이것은 노엘 갤러거가 거의 선곡을 도맡은 베스트 컬렉션이다. 싱글 커트되지 않은 'Rock 'N' Roll Star', 'Slide Away', 'Morning Glory' 등을 만날 수 있고, 'Talk Tonight', 'The Masterplan' 등 보석 같은 B-Side도 4곡이나 수록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Be Here Now]에선 한 곡도 선택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엘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앨범. [ 싸이월드 뮤직 링크 ]
Beady Eye - 1집 - 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2011)
굉장히 빠르게 녹음됐고, 고민보다는 행동에 무게를 실었다. 오아시스였다면 불가능했을 과정을 거친 앨범이다. 요란한 로큰롤과 서정적이며 몽환적인 곡들이 공존한다. 오아시스를 뛰어넘겠다는 야심은 느껴지지 않는다. 라이브에서 더 돋보이는 곡들도 많다. 분명 오아시스 시절과는 다른 의기양양한 로큰롤이다. 밴드의 자유와 안정감이 느껴진다. [ 싸이월드 뮤직 링크 ]
“You"ve Got To Listen To This!” 노엘 갤러거가 추천하는 노래들
Elvis Presley - Blue Moon (1956)
Buddy Holly - Well... All Right (1958)
Ennio Morricone - The Ecstasy Of Gold (1966)
Herb Alpert - This Guy's In Love With You (1968)
The Stone Roses - Fools Gold (1989)
The Beatles - Ticket To Ride (1965)
Angelo & Eighteen - Flight 2 (1972)
The Smiths - Hand In Glove (1983)
The Damned - Don't Cry Wolf (1977)
Rhythim Is Rhythim - Strings Of Life (1987)
The Gun - Sunshine (1968)
The Left Banke - Desiree (1967)
Sex Pistols - God Save The Queen (1977)
Neil Young - Hey Hey, My My (Into The Black) (1979)
Donovan - Get Thy Bearings (1968)
Wings - Nineteen Hundred And Eighty-Five (1973)
이것은 노엘 갤러거를 커버 스토리로 다룬 MOJO 매거진(영국) 9월호에서 그가 추천한 16곡이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부터 며칠 전 15년 만의 재결성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스톤 로지스(Stone Roses)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의 덜 알려진 곡이 주로 선정됐다. 닐 영(Neil Young)과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비틀즈(The Beatles)의 ‘Ticket To Ride'는 의외였다. (예상했던 곡은 'We Can Work It Out'이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곡은 버디 홀리(Buddy Holly)의 'Well... All Right'과 허브 앨퍼트(Herb Alpert)의 ‘This Guy's In Love With You'다. 역시 갤러거 형제의 취향은 올드하다.
MOJO 9월호
추천앨범
디케이소울 - 1집 – 3 Minute 30 Second & Calling [ 싸이월드 뮤직 링크 ]
Gotan Project - La Revancha En Cumbia [ 싸이월드 뮤직 링크 ]
Boyz II Men - Twenty [ 싸이월드 뮤직 링크 ]
Deepflow - Heavy Deep [ 싸이월드 뮤직 링크 ]
Bon Iver - 2집 - Bon Iver [ 싸이월드 뮤직 링크 ]
본 리뷰는 제가 싸이월드 뮤직(Cyworld BGM) 스페셜 섹션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저는 이주의 앨범으로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의 솔로앨범 'High Flying Birds'를 선정했습니다. 싸이월드 뮤직 스페셜 섹션에는 음악평론가 배순탁, 뮤지션 이한철, 빅마마의 이지영, 작가 생선(김동영) 등 유명한 분들의 다양한 음악 이야기들이 연재되어 흥미롭습니다. 저 또한 이주의 앨범, 가끔 뮤직에센셜에서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매체가 웹인만큼 이왕이면 싸이월드 뮤직 페이지에서 많이 보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칼럼 원문은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참고로 2011년 10월 넷째 주 이주의 앨범이었습니다.
'Oas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의 최근 공연 셋리스트 (4) | 2012.05.17 |
---|---|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의 협업(Collaboration) 정리 (6) | 2012.05.02 |
오아시스보다 자유로운 로큰롤, 비디 아이(Beady Eye)의 '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4) | 2011.03.13 |
Mojo에 실린 비디 아이 단신 + 패션지 Arena(존 레논 커버)의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 (2) | 2010.12.09 |
오아시스(Oasis)의 Q Magazine 커버 모음 (3) | 2010.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