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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

2011년 1월 27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공연, 우리 모두가 달려간다.

끝내 터지지 않았던 ‘역전 만루 홈런’
작년 11월 6일, 뇌경색으로 쓰러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그것은 그를 아꼈던 팬과 동료들에게 닥친 비극이었고, 대중의 평준화된 취향에 절룩거리던 음악계의 쓰라린 손실이었다. 달빛요정 이진원은 너무도 이른 시기에 역전 만루 홈런이 필요한 위기를 맞이했고,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나이로 겨우 서른여덟- 그의 삶처럼 굵직한 음악들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어디선가 힘차게 노래하고 있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곳은 부디 극적인 만루 홈런 따위 필요 없는 곳이길 바랄 뿐이다.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음악적 재능하나로 그가 노래했던 ‘고기반찬’을 매일 먹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극적인 ‘역전 만루 홈런’ 같은 일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뮤지션의 정당한 권리’에 대한 담론이 이어졌다. 담론은 엉뚱한 논쟁으로 기울어져 괴담과 루머가 확산되기도 했지만, ‘음악은 공짜’라는 우리의 그릇된 인식을 되돌아보게 할 좋은 계기이기도 했다. 뮤지션에게 가장 이로운 것은, 결국 소비자가 ‘제값을 주고 음악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평균 13,000원 하는 시디는 고사하고 곡당 600원하는 디지털 음원 요금조차 다수가 비싸다고 여긴다. 월 만원이면 150곡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정액제 상품도 비싸다고 여기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불공정한 수익분배를 떠나 어지간해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그의 죽음 이후 국회 토론회로 ‘음악실연자의 불공정한 지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지만, 개선 가능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중심은 결국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이니까.



2011년 1월 27일, 우리 모두가 달려간다.
아이러니하게도 달빛요정 이진원은 가장 외롭지 않게 떠나는 뮤지션이 될 전망이다. 2011년 1월 27일 목요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의 추모공연 ‘나는 행운아’가 저녁 7시부터 홍대 앞 클럽가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될 예정이다. 무려 20곳이 넘는 라이브 클럽에서 100팀이 넘는 뮤지션들의 공연이 동시에 펼쳐진다. 게스트도 엄청나다. 블랙홀, 블랙신드롬, 이한철, 크라잉넛, 노브레인, 게이트플라워즈, 갤럭시익스프레스, 장기하와 얼굴들, 요조, 타루, 오소영, 허클베리핀, 보드카레인, 이상은, 이미지 등 어느 클럽을 찾아 누구의 공연을 봐야할지 벌써부터 머리를 쥐어짜게 한다.

파격적인 것은 게스트뿐만이 아니다. 입장료는 겨우 1만원이며 ‘클럽데이’나 ‘사운드데이’처럼 팔찌 티켓 하나로 모든 클럽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다. 기본적인 경비를 제외한 수익금은 그의 추모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공연에 참여하는 관객들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발표한 앨범 가운데 한 장을 골라 받을 수도 있다. 공연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이 개런티 대신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CD를 받아 관객들에게 선물하는 형태라고 한다. 단돈 1만원에 공연을 보고 CD도 받는 셈이다. 트위터에서는 최근 이슈가 된 대형 마트의 상품을 패러디 해 ‘통 큰 공연’이라는 호칭이 붙기도 했다. 클럽마다 대부분 4팀의 뮤지션들이 평균 1시간씩 공연을 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라이브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주로 짧은 공연을 해야 했던 실력 있는 팀들의 비교적 긴 라이브도 즐길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왕이라면 공연장의 열기도 고르게 분산되었으면 좋겠다. 


그림 - 1개월간 해도 괜찮을, 공포의(?) 타임 테이블

추모공연에 참가하는 뮤지션 102팀 (가나다 순)
가자미소년단, 갤럭시익스프레스, 게이트플라워즈, 고구려밴드, 구텐버즈, 권우유, 김마스타, 김정배, 나비잠, 내귀에 도청장치, 네바다 #51, 노브레인, 노컨트롤, NY 물고기, 니나노난다, 달빛요정카피밴드, 달콤한소금, 더문, 디어 클라우드, 라루나, 랄라스윗, 레스카, 로맨틱펀치, 모모필드, 밀크티, 박호산, 밤섬 해적단, 보드카레인, 블랙신드롬, 블랙홀, 서드스톤, 수상한 커튼 속 제제와 부엉이, 슈퍼키드, 슈퍼 8비트, 스윙체어, 스팟라이트, 시조새, 신가람밴드, 아이씨 사이다, 아톰리턴즈, 아폴로18, 악퉁, 안녕바다, 야마가타트윅스터, 얄개들, 애쉬그레이, 엑시즈, 옐로우몬스터즈, 오소영, 요조, 원펀치, 이미지, 이상은, 이스턴 사이드 킥, 이윤혁, 이장혁, 이한철, 일단은 준석이들, 와이낫, 잠비나이, 장기하와 얼굴들, 저지브라더, 정혜숙, 제이벨원, 조한석, 최고은, 치즈스테레오, 치바사운드, 카피머신, 크라잉넛, 킹스턴루디스카, 타루, 타바코쥬스, 타카피, 텔레파시, 투명, 퍼플헤이즈, 피리, 피콕그린, 한음파, 허쉬크릭, 허클베리핀, 황보령=SmackSoft, 회기동 단편선, Beam Eyes Beam, Bye Bye Badman, Casual Visit, DJ 안과장, Don M, Easy FM, Mono Tone, Ninesin, PopRecord House, Rockcatz, Sound Smith, The Losers, TV Yellow, The United 93, UMC/UW, WHOOL, 49 Morphines, 4Hz.

멋대로 추천하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노래들
달려간다
축배
고기반찬
폐허의 콜렉션
Show Me The Money
나는 매일 조금씩 단단해져
절룩거리네
이러지마
행운아
나의 노래
요정은 간다





Written By 화이트퀸 (styx0208@naver.com)
http://whitequeen.tistory.com

  • Favicon of https://ystazo.tistory.com BlogIcon 만물의영장타조 2011.01.24 01:24 신고

    아~ 멋진 공연이 되겠군요. 보러 가고 싶은 팀들이 좀 있지만 평일이라 상당히 어려울 것 같네요. 쩌업~
    혹시, 가시거든 공연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어느 클럽으로 가실지는 모르겠지만요. ^^

    • Favicon of https://whitequeen.tistory.com BlogIcon 화이트퀸 2011.01.28 11:08 신고

      저도 결국 가지는 못했지만 (게을러서) 4,500장의 표가 전부 팔리고 많은 클럽들이 발 디딜 틈도 없었다고 하네요. 홍대의 밤은 한파에도 그야말로 뜨거웠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라구요. 음악적으로는 굵직했지만 상업적으로는 작아 보였던 뮤지션의 죽음이 이런 기적을 만들었네요. 왠지 기념 앨범도 하나 발매될 것 같은 분위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