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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

Jonsi_욘시 내한공연 후기 - 2010-11-29-악스홀 '꿈 또는 환상 그리고 마법'


 


북유럽 특유의 정서와 수수께끼 같은 신비한 사운드로 나를 완전히 매료시킨 그룹 시규어 로스(Sigur Ros)의 프론트맨 욘시(Jonsi)가 올해 첫 솔로앨범 ‘Go’를 발표했다. 시규어 로스의 5집 ‘Með suð í eyrum við spilum endalaus’를 여전히 끌어안고 있던 터라 반가움은 더욱 컸다. 나에게 있어 그들은 거의 ‘올해의 뮤지션’일 만큼, 2010년은 시규어 로스와 욘시에 빠져 지냈다. 투어 필름에 고국 아이슬란드를 담아낸 'Heima' 이후부터는 막연한 환상마저 생기기도 했다. 플러스 알파로 아이슬란드는 죽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되었고, 그 와중에 욘시(Jonsi)의 내한 공연 소식을 접했다. 8월말이나 9월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반신반의했다. 진짜 욘시가 온다고? 대한민국에? 일단은 (11월 29일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도) 무작정 예매를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악스 홀은 진짜로 쉽게 매진되는, 생각보다 작은 공연장이 아니던가!


공연장에 도착하니 나를 반겨주는 것은 훔쳐오고 싶던 '포스터'

소리의 마법인지 욘시의 마력인지 모를, 눈 뜨고 꾸는 꿈
딱히 과정을 되새김질 할 필요가 없어 결론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올해 최고의 재미가 그린 데이였다면, 최고의 경험은 단연코 욘시다. 공연의 모든 장면을 사진으로, 그리고 영상으로 찍어 간직하고 싶을 정도였다. 90분이 채 되지 않는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했던 ‘공연’ 혹은 ‘환상’이었다. 아름다운 감성이 라이브를 통해 더욱 황홀하고도 강렬하게 폭발할 때, 관객들 역시 폭발했다. 떼창과 이벤트, 거대한 환호 없이도 충분히 좋을 공연이었지만, 한국 팬들을 말릴 수는 없었다. 물론 곡의 특성상 떼창은 불가했으며 간혹 흐름을 깨는 박수나 환호가 있기도 했지만, 촬영에 여념이 없는 관객 역시 제법 있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주얼과 사운드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무대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아마도 조금 더 큰 규모의 공연장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경험일 것이다.


사진 - 공연 관람에 앞서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Vancouver 공연 (출처: 59 Productions)

이번 공연에서 팬들이 준비한 종이비행기와 눈가루는 그야말로 ‘작은 선물’이었다. 나에게는 그런 장면들조차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마치 신비한 소리를 제조하는 공장에 견학이라도 간 학생처럼, 나는 제법 오랜 시간을 멍하니 음악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동영상을 찍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내가 몰랐던 시규어 로스의 노래를 1~2곡정도 연주한줄 알았지만, 그것은 미발표 곡이었고 대신 솔로 앨범의 모든 곡을 연주했다. 욘시의 컨디션이 아주 좋아보이진 않았지만, 감히 흠잡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공연 말미에는 조금만 더 울컥한 장치가 있었다면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 공연을 보며 내 가슴을 만져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조용히 박수만 가끔 치며 관람하려 했던 공연이었지만 결국엔 '환호', 욘시의 입에서는 결국 'Amazing'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Amazing Korea


얌전하게 앉아서 관람했지만, 공연이 모두 끝나자 온몸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체력 이상의 무언가를 소모한 모양이다. 곧이어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방황하듯 허둥대다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선은 무작정 걸어야했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고, 핸드폰을 이용해 트위터로 흥분의 메시지를 날렸다. 두근거리는 가슴은 여전히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고, 점점 공연장과 멀어지면서 조금씩 현실감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내 머릿속은 몇 시간 째 ‘Go Do'와 ’Hoppipolla'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 현상은 무려 다음날 아침까지도 이어졌고, 평정심을 찾는다며 엉뚱하게도 A-Ha의 베스트 앨범을 들으며 출근길에 올랐다. 환상으로 물든 어젯밤의 낭만이 걷히고, 반갑지만은 않은 일상이 나를 향해 익숙한 손길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나쁘지 않다. 어젯밤 나는 쉽게 잊지 않을 꿈을 꾸었으니까-


사진 - 간간이 찍었던 무대

Setlist (세트 리스트)
Stars in Still Water
Hengilás *
Icicle Sleeves
Kolniður *
Vibraphone Song (Tornado Intro)
Tornado *
Sinking Friendship *
Saint Naïve
Go Do *
Boy Lilikoi *
Animal Arithmetic *
Piano Des
New Piano Song I
New Piano Song II
Around Us *
Encore
Sticks & Stones
Grow Till Tall *
*는 'Go' 앨범 수록곡






Written By 화이트퀸 (styx0208@naver.com)
http://whitequeen.tistory.com
  • Favicon of https://ystazo.tistory.com BlogIcon 만물의영장타조 2010.12.02 13:47 신고

    아~ 욘시가 북유럽 뮤지션이었군요. ㅎㅎ
    트위터에서 이적씨랑 김동률씨가 공연 보고 왔다고 해서,
    전 홍대의 인디밴드인 줄 알았었는데요. ㅋㅋ
    외모를 보니 포스가 있어 보이네요. ^^

    • Favicon of https://whitequeen.tistory.com BlogIcon 화이트퀸 2010.12.05 16:50 신고

      ㅎㅎ 제 친구들도 대부분 욘시가 뭐냐는 반응이었습니다.
      욘시라는 이름을 보면 충분히 그런 오해도 가능할 것 같아요. 공연은 정말이지 너무 좋았답니다. 시규어 로스의 음악을 누구나 듣진 않지만,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좋네요 ^^

  • 긴머리칼 2010.12.04 09:45

    욘시 말고 지욘시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히히
    이런 좋은 공연 왜 연락 안해쏘
    12월에 함 봅세다
    내가 분당으로 가지 험험
    핫 유자~ 핫 유자 사죠
    흑인 얘기 해줄게에~

    • Favicon of https://whitequeen.tistory.com BlogIcon 화이트퀸 2010.12.05 16:52 신고

      오옷 시규어 로스 좋아하셨어요?
      내년에는 스팅과 에릭 클랩튼이 있지요.
      겨울과 분당- 뭔가 추억이 깃든 ㅎㅎ
      핫 유자에 초콜렛? 흑인 얘기 듣느라 또 시간가는줄 모르겠군요. 쿠하핫

  • Favicon of http://soribadablog.tistory.com BlogIcon 소리바다블로그 2010.12.10 19:33

    소리바다 블로그에서 포스팅 게재 허락을 구합니다

    ‘화이트퀸’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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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oribadablog.tistory.com
    (‘소리바다블로그’는 12월중 정식 오픈할 예정입니다.)

    [욘시] 공연후기를 올리신 포스팅에서 ‘화이트퀸’님의 생생한 전율이 그대로 전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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