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Perfect Game (Theme 그것만이 내 세상)
02 그것만이 내 세상 (원곡: 들국화) (Feat. 김길중)
03 Overtime
04 Cherish
05 Standing Ovation
06 그것만이 내 세상 (Inst.)
한국 스포츠사에 남을 치열한 대결을 그린 영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87년 5월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한국 스포츠사에 남을 엄청난 대결이 벌어졌다. 상대전적 1승 1패였던 한국 야구 최고의 투수 최동원과 선동열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결, 두 선수는 연장 15회까지 각자 2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지기 싫었던 선배, 이기고 싶었던 후배의 팽팽한 자존심 대결은 승부를 가르지 못했지만, 모두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 말 그대로 완벽한 게임이었고, 눈부신 투혼이었다. 그날의 드라마틱한 승부를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퍼펙트 게임]은 지난달 말에 개봉됐고 현재도 상영 중이다. 배우 조승우와 양동근은 연기하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존재감 강한 두 선수의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최동원 선수를 연기한 조승우는 야구에 비유하면 A급 메이저리거 수준이었다. 완벽한 투구 폼을 재현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도 빛을 발했다. 주인공들에 비해서는 약간 과장된 그 시절의 선수들도 반가웠고, 까맣게 잊고 있던 어린 시절도 떠올랐다. 보물인양 야구선수 카드를 사서 모았고, 신통치 않은 야구배트와 테니스 공으로 동네친구들과 종종 야구시합을 하곤 했었다. 실력은 형편없었지만 말이다.
영화 속 명장면들을 떠올리게 하는 굵직한 사운드트랙
[퍼펙트 게임]의 음악은 영화 [안녕! 유에프오], [크로싱], [최종병기 활] 사운드트랙을 작업한 작곡가 김태성이 맡았다. 여섯 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이며, 영화 속 명장면들을 떠올리게 하는 굵직한 사운드트랙이다. 핵심은 들국화의 곡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Perfect Game Theme’는 그 곡을 섬세하게 편곡한 연주곡이다. 짤막한 ‘Cherish’도 이 영화가 갖는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다. 냉정한 승부사지만 스승의 죽음 앞에서 끝내 오열하는 최동원, 해태 타이거즈 소속으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무명의 선수이자 무능한 가장의 비애를 조명하여 관객들을 눈물짓게 한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두 팀의 대결은 영호남 지역과 제과업계 라이벌이라는 이유로 전쟁처럼 뜨거웠지만, 두 선수 사이에 오간 감정은 따뜻했다.
영화 록키의 음악을 변주한 ‘Overtime’은 연장전의 긴장감과 투혼을 박진감 있게 표현한 연주곡이다. 밴드 비갠후(Began Who)의 보컬리스트이며 스플래쉬 로맨스(Splash Romance)에서도 활동한 김길중이 부른 ‘그것만이 내 세상’은 피말리는 연장 승부가 끝난 후에 흘러 더욱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허스키하면서도 깔끔한 보이스가 매력적이다. 얼마 전 가수 박정현이 ‘나는 가수다’에서 이 곡을 열창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흐르는 ‘Standing Ovation’의 흥겨움은 왠지 익숙하다. 많은 스포츠 경기장과 광고에서 쓰인 퀸(Queen)의 ‘We Will Rock You’ 리듬이기 때문이다. 사운드트랙 러닝타임이 짧은 탓에 몇 번을 반복해서 듣고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쉽게 물리지 않는다.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영화를 본 후에 들어야 좀 더 완벽한 음악으로 다가온다는 것. 실화에 바탕을 둔 스포츠 영화를 만든다는 건, 완벽한 컨셉트 앨범을 완성시키는 것만큼 고되고 위험부담이 큰 도전이다. 특히 모두가 알고 있는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 만일 내가 감독이었다면, 사실보다는 픽션에 더 힘을 실어 대중적인 영화를 완성시켰을 것 같다. 무척이나 고생스러웠을 이 영화 때문인지, 괜히 그런 생각이 든다.
한편, [퍼펙트 게임]에서는 스포츠로 지역감정을 조장하여 정치에 이용하려 했던 당시 군부 정권의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가 강조하는 것은 스포츠도 음악처럼 다른 지역, 다른 이념의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권력이나 돈을 가진 사람을 동경하지만 존경하진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도망치지 않고 후회 없이 싸워 이겨낸 이야기에 가장 감동하고, 그런 사람을 존경하는 것 같다.
참고
깜짝 캐스팅이 하나 있다. 영화 초반에 한국과 캐나다의 시합을 중계하는 캐스터는 다름아닌 라쎄 린드(Lasse Lindh)다. 간혹 한국가수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는 스웨덴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다.
사운드트랙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양동근은 레게 뮤지션 스컬(SKULL)과 함께 ‘Perfect Game’이라는 음원을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는 여기서 볼 수 있다.
추천곡
Perfect Game (Theme 그것만이 내 세상)
Cherish
Overtime
그것만이 내 세상 (원곡: 들국화) (Feat. 김길중)
Standing Ovation
본 리뷰는 제가 싸이월드 뮤직(Cyworld BGM) 스페셜 섹션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싸이월드 뮤직 > 스페셜 섹션에는 음악평론가 배순탁, 뮤지션 이한철, 빅마마의 이지영, 작가 생선(김동영) 등 유명한 분들의 다양한 음악 이야기들이 연재되어 흥미롭습니다. 저 또한 이 주의 앨범과 공연, 뮤직에센셜에서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매체가 웹인만큼 이왕이면 싸이월드 뮤직 페이지에서 많이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칼럼 원문은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참고로 2012년 1월 첫째 주 이주의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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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영장타조 2012/01/13 00:11
이 영화는 미번주에 보려고 예매했다가 시간이 맞지 않아 못보고 취소한 적이 있네요.
점점 상영관이 적어지는 듯 하던데, 극장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에효~-
화이트퀸 WhiteQueen 2012/01/17 17:26
퍼펙트 게임은 이제 내려가는 분위기네요. 타조님 연배라면 더더욱 재밌을 것 같은 작품인데 말이죠. (스포츠 신문 여기자 캐릭터는 살짝 깹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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